이학권 목사 칼럼 [Diagnose, 진단하다]

 

이학권 목사 @ 미주뉴스앤조이
이학권 목사 @ 미주뉴스앤조이

콘스탄틴이 기독교를 국교화 하자 제일 먼저 만들어진 것이 예배이다. 기독교가 국교가 되자 당시 90% 이상이던 이방 종교들은 기독교로 전환되기 시작했다. 강제는 아니었지만 제도적 보호, 세금 면제, 성직의 특별 지위 인정 등의 이익을 위하여 대다수가 전환 했다.

성경과 사도 공동체의 신앙을 모르는 그들이 한 것은 자기들 신전에서 신상을 떼어내고 십자가를 세우고 신전 마당에는 자기 신의 동상 대신 마리아상을 세웠다. 그보다 더 결정적인 것은 신전 제사 의식을 예배로 바꾸었다.

집에서 몇몇 가정이 모여 말씀과 찬송과 기도를 나누며 (고전 14:1-33) 떡과 잔의 식사를 나누는 것은 (고전 11: 17-34) 그들의 신 숭배 제의가 될 수 없었다.

이 사도공동체의 모임은 예루살렘 성전이 파괴되고 바벨론에 포로되어 성전 제사가 불가능한 자리에서, 오직 말씀을 나누고 찬송, 기도, 함께하는 식사로 ‘말씀을 쉐마하는 삶‘이 회복된 포로기 전통에서 피어난 것이다. 선지자들의 말씀이 세례 요한의 공동체까지 흐른 후 예수님의 선포로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로 성육된 것이다. “너희는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남자나 여자나 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이니라” 인류가 하나님 안에 한 가족임이 드디어 나타난 것이다.

이방 종교들은 각각 자기 종교 제의를 따른 예배를 만들었으니 그 혼란스러움은 말로 다 할 수가 없었다. 이러한 예배를 정비하고 표준화 시킨 것이 교황 그레고리 I세 (540-604)이다. 가톨릭에서 대 그레고리로 추앙 받는 그는 첫 번째 수도원 출신의 교황이자 학자와 경건으로 거의 절대적인 존경을 받았다.

그는 무엇보다도 혼돈 자체인 예배 정비에 매진 했다. 미사 전례 (예배 표준) 전례력 (예배 달력)을 만들고 성가를 정비하고 (그레고리 성가) 무엇보다도 표준 성만찬 (Sacrementaria Gregoriana)을 제정 하였다.

그가 정비한 미사는 기본적으로 그리스도의 고난, 죽으심과 부활을 극적으로 재현하고, 그 살과 피에 참여하는 성만찬을 의식의 절정으로 하였다. 이것을 그는 유대의 성전 제사와 헬라의 신비 의식을 합하여 만들었다.

그래서 그는 지금까지도 ‘전례의 아버지’로 불리운다. 그는 주석과 강론집과 사목 규범 등을 써서 가톨릭의 등뼈를 세웠다.

이러한 전례를 세우기 위하여서 불가분 제사장 제복, 정결 의식용 향과 성수, 촛불 등 종교 제의의 기제들을 쓰고 표준화 시켰다. 그리고 교황을 Pontifex Maximum (대신관 : 로마 최고 제사장의 타이틀)로 세워 그를 중심으로 한 종교와 제의의 질서를 수립했다.

혼란스러운 종교 제의들이 정비되고 표준화되었지만, 기독교의 종교화는 되돌릴 수 없이 공고해 졌다. 예수님께서는 유대교의 안식일법과 목숨으로 싸우셨는데 (마 12: 1-14), 기독교의 주일 예배는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의 안식일 전례의 절대화보다 더 공고해 지고 말았다.

그리스도인들의 영과 진리로 (자원함과 중심의 진실함) 모인 한 가족 한 형제 자매됨은 또 다시 종교적 의무, 복받기 위한 종교 기제로 전락되고 말았다.

“그러므로 먹고 마시는 것과 절기나 초하루나 안식일을 이유로 누구든지 너희를 비판하지 못하게 하라“는 골 2:16 말씀은 폐하여지고, 오히려 기독교는 제의와 전례의 형식과 전통이 되고 말았다. 본질은 상실되고 형태의 껍데기만 남아 생명성을 잃어버렸다.

지금 기독교는 침례 개혁 장로 감리 그리스도의 오순절 가톨릭 동방정교 등 교리와 전통은 달라도 예배의 기본틀은 대동소이 한 것은 모두 다 그레고리의 뿌리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그것은 (예배로의 부름 - 찬송 - 기도 - 찬양 - 설교 - 헌금 - 찬송 - 축도) 이다.

성경에는 이러한 의식(ritual)의 예배는 없을 뿐 아니라 구약 신약이 공히 싸우고 있다. 성경적 신앙이 종교의 틀에 갇혀 있는 한 개혁 (본질적 새로움)은 불가능하다. 종교의식에 참석하는 것을 신앙이라고 생각하는 한 결코 거듭날 수 없으며 이기적 인류가 그리스도 안에 하나됨은 결코 없다.
 

신앙은 하나님의 생명을 받았으니 가치있게 누리는 것으로, 누림은 함께로만 가능하고 단절된 이기로는 불가능하다. 성화는 생명 누림의 자연스러운 열매이지 결코 종교로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학권 목사 / <하니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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