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권 목사 칼럼, [Diagnose, 진단하다]
종교와 신앙이 같은 것 같지만 실제로는 정반대이다. 지금 기독교의 핵심 문제는 종교를 신앙이라고 착각하는 것이다.
종교는 주술, 주문, 마법, 비기 등을 통하여 나보다 큰 힘의 도움을 받는 것이다. 공식 종교(?)가 되면 교리, 공적 제의, 종교적 전통이나 관습을 통하여 공적 신(?)의 도움을 받는다. (믿거나 말거나)
신앙은 인격을 성숙시킨다. 성경의 사람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하나님의 통치를 위임받아 사랑으로 만물을 다스리는 섭리의 중심이다. 이 하나님의 뜻을 완성하는 핵심은 인격 성숙이다.
성경의 독특성은 인격의 성숙이 도 닦기, 비밀 깨우치기, 희노애락에서 초월하기가 아니라 ‘하나됨‘으로 피어나는 희생과 나눔이다. 인간 노력으로 만드는 성숙이 아니라 꽃이 피고 열매가 맺히는 본질의 현현이다.
우리가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이 충만한 데까지 이르는 것은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것과 아는 것에 ’하나가’ 될 때이다 (엡4:13) 즉 우리가 그리스도의 몸이 될 때 (엡4:12, 15) 또는 지체적 하나가 될 때 (엡4:16)이다. 부모가 자녀에 대하여 희생적이고 사랑인 것은 생명의 본성으로, 하나임의 자연스런 열매이다.
유대는 솔로몬이 신앙을 종교화 시켜 더불어 살기를 버리고 경쟁과 생존의 이방길로 들어선 후, 계속된 선지자들의 고발에도 돌이키지 아니하여 결국 멸망하였다 bc586. 약속대로 70년 후 귀환 하였지만 성전없는 포로지에서 경험한 두 세 가정이 말씀으로 함께 사는 신앙을 버리고 다시 종교로 돌아갔다. 이 포로기는 이스라엘 역사의 황금기로 에스라 느헤미야 에스더 스룹바벨 같은 걸출한 사람들을 배출하고, 인류 역사의 단 한번 뿐인 멸망한 나라가 부활하는 기적을 이룬다. 구약 성경 39권도 포로지에서 수집되고 정리되고 기록 되었다.
결국 하나님은 종교로 돌아간 유대와의 관계를 끝내신다. 말라기 선지자는 “우리는 한 아버지를 가지지 아니하였느냐 한 하나님께서 지으신 바가 아니냐” 즉 한 가족이 아니냐라고 고발하였다 (말2:10) 그래도 유대인들은 ‘한 가족으로 살기’를 거부하고 종교를 더욱 강화하여 이 세상에서 제일 강력한 종교인 랍비 유대교 (Robbinic Judaism)로 진화하여, 세계를 금융 중심 자본주의로 만들었다. 또 다시 금송아지를 만든 것이다.
예수님은 종교가 삶의 절대가 된 유대 땅에 오셔서,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은 종교가 아니라 하나님의 가슴을 아는 것 (호6:6) 이라고 외치셨다 (마9:13 12:7). 하나님의 가슴은 모두가 하나님의 자녀로 즉 한 가족이 되어 서로를 대접하며 (마 7:12) 각각 ’나의 나됨‘으로 피어나는 것이다.
예수님께서 하신 것은 우리에게 1, 존재의 가치 2, 생명의 자유 3, 죽음까지 넘어서는 생명의 초월성을 보여 주시고, 살고, 죽으시고, 부활하셨다. 우리가 단절된 땅의 존재라는 것을 거부하시고, 하늘과 하나되어 땅에서도 하나 될 때에 피어나는 생명의 자유와 가치를 회복하셨다.
그러므로 신앙은 하나님 안에서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나의 가치를 만나, 그 가치를 기쁨으로 누리는 것이다. 그 가치 아름다움 때문에 고난도 극복하는 생명의 초월성을 누리는 것이다.
나보다 더 큰 힘의 도움을 받아 어려운 생존에 편하고 형통함을 바라는 종교는, 오히려 신앙의 반대이다. 종교인이 성경에서도 세상에서도 말과 생각 뿐이며 실제적으로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지 않는 것은 사실 당연한 것이다.종교와 신앙의 핵심적 차이는, 종교는 자신이 중심이므로 이기적으로 수호신을 섬기고, 신앙은 주님을 사랑하여 하나됨을 원하고 하나됨으로 자라가는 기쁨 즉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한다.
구약에서는 솔로몬이 여호와 신앙을 성전 제의 의 종교로 전락시켰고, 신약시대에는 콘스탄틴이 사도 공동체의 더불어 살기를 종교로 전락시켰다. 헬레나는 십자가 조각과 못, 순교자의 뼈, 성자들의 유물을 소유하면 특별한 은총을 받는다는 기복 종교의 핵심을 기독교에 심었다.
신앙은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나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사는 것이고, 종교는 나를 위한 종교 활동을 통해 하나님의 은총을 ’받아 내려는‘ 푸닥거리이다.
“내 몸을 불사르게 내줄지라도 이기적이면 아무 유익이 없느니라” 고전 13:3 의역
이학권 목사 / <하나임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