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WTN 여론조사는 해리스 우세
개신교도 트럼프 지지율 하락해

낙태, 동성애 등 민감한 사안으로 도널드 트럼프를 지지해온 종교계가 민주당 카멜라 해리스 후보로 선회하고 있는 모습이다. 가톨릭은 이미 과반수 이상이 해리스 지지를 밝혔다는 조사 결과도 발표했다. 

세계적인 가톨릭 방송인 EWTN은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해리스 후보가 공화당 트럼프 후보를 7% 이상 앞섰다고 발표했다. 

EWTN이 최근 가톨릭 교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선 후보 지지' 관련 조사에서 해리스 후보는 50.1%의 지지를 받은 반면 트럼프 후보는 42.7%에 그쳐 8%에 가까운 차이를 보였다. 6.2%는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했으며, 1%는 제3의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가톨릭 방송 EWTN이 대선 여론조사에 대한 방송을 하고 있다. (사진:유투브 캡처)
가톨릭 방송 EWTN이 대선 여론조사에 대한 방송을 하고 있다. (사진:유투브 캡처)

이번 결과는 과거 두번의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가 민주당 후보들을 앞선던 것과 상반된 결과여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2020년 대선 당시 바이든 후보는 J.F. 케네디 이후 가톨릭 교인으로 대통령에 당선된 두번째 후보가 됐지만 교회로부터의 지지도는 트럼프에 밀렸었다. 당시 트럼프는 가톨릭 교인으로부터 50%의 지지를 받은 반면 바이든 후보는 49%의 지지를 얻었다. 백인 가톨릭 교인으로 좁혀보면 트럼프 후보에 대한 지지도는 57%로 42%에 그친 바이든 후보를 15% 차이로 앞섰다. 

2016년 선거로 돌아가면 트럼프 후보는 가톨릭 교인의 50%의 지지를 받았지만 클린턴 후보는 46%의 지지를 얻었다.  

특히, 이번 결과는 가톨릭 내부적으로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우세한 가운데 나왔다는 점에서 의외라는 평가도 있다. 

가톨릭 교인들은 현재 바이든 행정부의 업무수행과 관련해 다수(48.7%)가 부정적 입장을 밝히고 있어 긍정적 입장(41.2%)을 상회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 8월 28일부터 30일까지 1,000명의 선거권을 가진 가톨릭 교인을 대상으로 진행했으며 오차범위는 플러스마이너스 3%포인트다. 

“트럼프 진영의 심각한 위험"

이러한 양상은 개신교에서도 비슷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4월 퓨리서치가 집계한 조사에 따르면 백인 복음주의 개신교인들의 81%가 트럼프를 지지한 반면 바이든 후보(사퇴 이전)에 대한 지지는 17%에 그쳤다. 하지만, 최근 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지지도는 70% 정도로 10% 가까이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최대 교단 신학교인 남침례신학교(SBTS) 총장이자 보수 기독교 정치계의 상징인 앨버트 몰러 박사는 트럼프 진영이 ‘심각한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몰러 박사는 “트럼프 진영은 전례없는 위험이 직면해 있다"며 “많은 기독교인들이 해리스를 지지하지는 않겠지만 투표장에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낙태’문제와 관련해 트럼프의 미지근한 대응을 이러한 추세의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그동안 트럼프는 대선의 핵심 정책 이슈 중 하나인 ‘낙태' 문제와 관련해 “낙태권은 각 주에서 알아서 해야할 문제"라며 상대적으로 말을 아끼는 등 적극적 입장 표명을 삼가해 왔다. 

한편, ‘해리스를 지지하는 복음주의자들(Evangelicals for Harris)'과 같은 개신교 선거운동 단체는 지난 8월부터 소셜미디어를 통해 해리스 지지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많은 거짓 예언자들이 세상에 등장한다"는 성경구절을 인용하며 트럼프를 공격하는 등 본격적인 선거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또 다른 개신교 선거운동 단체인 ‘페이스풀 아메리카(Faithful America)’는 트럼프에 투표하지 말 것을 요구하는 청원서에 수천명이 서명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2021년 1월 6일 국회의사당 점거 폭동 등을 거론하며 트럼프 후보는 대통령 자격이 없음을 주장하고 있다.   

오늘 11월 열리는 미국 대선의 승부를 좌우할 경합주(Swing State)의 결과는 이전 선거와 마찬가지로 종교 단체의 지지 여부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경합주'의 승리는 곧 선거의 승리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각 후보 캠페인은 종교계의 지지 여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카맬라 해리스 후보는 침례교인이지만 힌두교도인 어머니 밑에서 자랐으며, 남편은 유대인이다. 반면, 트럼프 후보는 과거 장로교인이라 말했지만 2020년 대선 당시 무교단 기독교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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