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1-4일까지, 미주 KOSTA 집회가 'THE STORY, 하나님나라' 주제로 시카고 Wheaton College에서 열렸습니다. 주제 강의에 대한 리뷰와 강사 인터뷰를 6회에 걸쳐서 연재합니다. KOSTA운동에 대한 역사와 미래를 함께 조망해 봅니다. -편집자 주
2024 KOSTA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 김성환 목사 @뉴스앤조이
2024 KOSTA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 김성환 목사 @뉴스앤조이

“인디코스타에서 청년들을 처음 만났습니다”

‘인디코스타’를 들어보셨나요? 오래 전에 미주 코스타는 다양한 방식으로 열렸습니다. 청년들은 인디애나주에 따로 모였습니다. 그래서 ‘인디코스타’라고 불렀지요. 2009년, 책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맡아서 처음으로 인디코스타와 인연을 맺었습니다. 그 이후부터, 코스타에서 만난 청년들이 내 삶의 관계 중에 가장 많은 인연을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코스타 집회는 일회성 만남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계속 만나고 대화하면서 진지한 관계를 쌓아갔습니다.

매년 코스타에 올 때마다 설레이는 마음으로 옵니다. “올해는 또 어떤 청년들을 만나게 하실까, 누구와 무슨 대화를 나누게 될까, 코스타가 끝나면 그들과 어떻게 좋은 인연으로 발전할 수 있을까?” 하는 기대와 소망으로 가슴이 뜨거워집니다. 올해도 변함없이 새로 만난 청년들과 살아온 이야기를 듣고 나누고, 앞으로 계속해서 만남을 이어가기로 약속하며 연락처를 주고 받습니다. 평생토록 아름다운 인연이 되기를 소망하며, 서로서로 부푼 꿈을 간직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갑니다.

“마흔 살을 앞둔 미주코스타는 큰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벌써 내년이면, 코스타의 나이가 마흔 살에 접어듭니다. 코스타 40년을 모두 경험하지는 못했지만, 그동안 내가 경험한 코스타의 모습은 계속 변화해 왔다고 생각합니다. 현재의 코스타는 십오 년 전의 모습과 많이 다릅니다. 많은 강사분들이 다녀가셨고, 그때마다 시대를 성찰하고 관통하는 메시지들이 선포되고 축적되어 왔습니다. 그 하나하나가 모두 소중하다고 느껴집니다. 코스타의 역사에서 가장 큰 변곡점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올해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미주코스타 역사에서 참석자들의 인원수 기준으로만 따져 본다면, 2007년의 해가 최고 절정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그 이후부터는 참석자들의 수가 꾸준 히 감소해 왔고, 특히 코로나 시기를 거치면서 그 폭이 매우 컸습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계속 줄어들었습니다. 어쩌면 이러다가 미주코스타 모임 자체가 사라지게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까지 들었습니다. 그렇게 되면, 이제 미주 지역에서 복음주의 기독청년운동이 끝나게 되지는 아닐까 하는 두려움마저 느꼈습니다. 이러한 염려와 불안은 저뿐만이 아니라, 많은 간사들과 사역자분들의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올해 코스타에서 큰 반전이 일어났습니다.

예년에 비해서 참석자 숫자가 확 늘어났습니다. 그 중에서도 20대 청년들의 참여도가 월등하게 높았습니다. 저는 다시 한번 깊이 깨달았습니다. 아, 코스타가 여전히 미주 청년들에게 꼭 필요하구나! 이런 코스타와 같은 집회가 아니면 성경적인 복음을 접할 기회가 부족하고, 무엇보다 같은 또래의 청년들이 함께 모여서 자신의 삶을 나누고, 신앙의 문제를 고민하고, 시대의 이슈들을 성찰할 수 있는 공동체가 거의 없다는 사실입니다. 기존의 한국교회와 미주 한인교회들은 청년들을 품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독청년들은 점점 더 교회를 떠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주코스타는 너무나 중요한 공동체운동이며, 앞으로 한국과 미주 한인교회를 섬기고 이끌어가야 할 복음주의 운동의 핵심 플랫폼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성환 목사 @뉴스앤조이
김성환 목사 @뉴스앤조이

“코스탄(Kostan)이 코스타(KOSTA)의 주인입니다”

코스타 집회를 ‘코스타운동’이라고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코스탄’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코스탄이란, 코스타 모임을 통해서 자신이 기독청년으로 성장해 왔다는 ‘자기 정체성’을 스스로 규정하는 이름입니다. 그리고 이들은 코스타에 매년 참여할 뿐만 아니라, 자발적으로 자원봉사자가 되고, 간사가 되고, 일 년 내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코스타운동을 섬기고 지원합니다. 그래서 코스타는 일 년에 한 번 열리는 단순한 집회가 아니라, 매일의 일상에서 기독청년 코스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코스타운동’인 것입니다.

미주코스타 플랫폼은 매개체일 뿐입니다. 조직이나 형식 자체가 중심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기독교 운동의 본질은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살아내는 것이고, 사람들을 예수 그리스도에게로 인도하는 것입니다. ‘코스탄’이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어떤 자부심을 갖는 것은 ‘코스타’의 형식에 연결되어서가 아니라, 코스탄으로서의 그리스도 신앙을 코스타에서 배우고, 그런 다음 예수님의 제자로서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코스타는 잠시 유행하다가 사라지는 브랜드가 아닙니다. 그래서 코스타에 초청하는 강사분들은 어떤 지명이나 혹은 유명세를 따라가지 않습니다. 예전에 한 때는 그런 적도 있었습니다. 물론 그런 분들을 통해서도 충분히 좋은 시간을 가졌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고 봅니다. 저와 같은 사역자를 보면 잘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목회 현장을 떠나 있는 목수입니다. 건축 현장에서 노동자로 일하고 있는 저를 강사로 불러주고 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참 고마운 일이지요. 그래서일까요, 코스타는 참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미주코스타는 활짝 열려 있습니다. 코스탄이 코스타의 주인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들입니다.

또한 코스타의 큰 특징 중 하나는 ‘자발성’입니다. 어떤 분은 풀뿌리 민주주의 운동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쉽게 말하자면, ‘평신도운동’인 셈이지요. 미주코스타는 간사분들의 모임인 ‘간사공동체’에서 모든 것을 결정하고 이끌어갑니다. 강의 주제와 강사 선정, 세미나 프로그램과 강사 초빙 등을 모두 간사분들이 진행합니다. 이전 코스타에서 주도적인 일을 하셨던 목회자분들은 이제 뒤로 물러나 ‘간사공동체’를 받쳐주고 섬기는 역할만 할 뿐입니다. 간사공동체는 다양한 직업과 경험을 가지신 분들이 모여 있습니다. 정말 주체적이고 자발적인 아름다운 공동체라고 생각합니다.

“성령의 불이 코스탄을 굽고 있습니다”

‘어처구니 없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처구니’는 맷돌의 손잡이를 말합니다. 만약 맷돌에 손잡이가 없다면 얼마나 어처구니가 없겠습니까? 우리는 살아가면서 이런 상황을 종종 접하게 됩니다. ‘손잡이’가 없어서 무척 당황할 때가 많습니다. 여러분은 지금 누군가의 손잡이가 필요합니까? 아니면 내 자신이 누군가에게 손잡이 역할을 해야 합니까?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부르신 이유가 무엇일까요? 히브리서 기자에 따르면 아브라함 자신이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믿음으로 아브라함은 부르심을 받았을 때에 순종하고, 장차 자기 몫으로 받을 땅을 향해 나갔습니다. 그런데 그는 어디로 가는지를 알지 못했지만 떠난 것입니다. 믿음으로 그는 약속하신 땅에서 타국에 몸 붙여 사는 나그네처럼 거류하였으며, 같은 약속을 함께 물려받을 이삭과 야곱과 함께 장막에 살았습니다. 그는 하나님께서 설계하시고 세우실 튼튼한 기초를 가진 도시를 바랐던 것입니다.” (히브리서 11장 8-10절). 아브라함은 자신이 하나님의 '손잡이'가 되어야 할 것을 확실히 알고 있었습니다.

<사도행전>에 2장에 나오는 ‘성령 강림 사건’을 잘 아시지요? 왜, 누가는 하나님의 성령을 ‘불’로 묘사하고 있을까요? <창세기> 11장에 나오는 ‘바벨탑 사건’을 염두에 두고 있을 것입니다. 성령 강림 사건은 모든 면에서 바벨탑 사건과 정반대입니다. 하나님이 바벨탑 사건에서는 모든 사람과 언어를 흩어시고 서로 불통하도록 만듭니다. 그런데 성령 강림 사건에서는 모든 사람을 한곳으로 모으시고, 모든 언어들이 서로 ‘소통’하게 합니다. 아마도 저자 누가는 마가의 다락방을 하나의 거대한 '가마'처럼 묘사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가마는 강한 불로 '벽돌'을 구워내는 터널 장치입니다. 가마에서 벽돌을 구우려면 엄청난 세기의 불이 필요합니다. 누가는 마가의 다락방을 ‘가마’로 생각하고, 제자들을 굽는 불을 '성령의 불'로 생각했을 것입니다.

여러분, 미주코스타는 가마입니다. 지금 하나님께서 여러분들을 가마에 넣고, 성령의 불로 굽는 중이십니다. 성령의 불로 만들어진 하나하나의 ‘코스탄’들은 단단한 벽돌이 되어서, 하나님나라의 집을 짓는데 잘 사용될 것입니다. 이 집은 비가 오고 홍수가 나도 무너지지 않습니다. 그 때에 많은 사람들의 피난처로 쓰여질 것입니다. 올 여름에도 장마가 찾아오고 지구 곳곳에서 홍수가 일어납니다. 지금 성령의 불이 ‘코스탄’을 굽고 있습니다. 이 ‘코스탄’들은 단단한 벽돌이 되어서, 세상 어디에서나 필요한 사랑과 평화의 집을 짓는데 사용될 것입니다.

김성환 목사는 UCLA에서 역사학을 공부하고, 프린스턴신학교에서 석사를 마쳤다. 20여 년 동안 이민교회 목회를 하였고, 2016년부터 목수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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