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1-4일까지, KOSTA/USA 집회가 ‘THE STORY, 하나님나라’ 주제로 시카고 Wheaton College에서 열렸습니다. 주제 강의에 대한 리뷰와 강사 인터뷰를 6회에 걸쳐서 연재합니다. KOSTA운동에 대한 역사와 미래를 함께 조망해 봅니다. -편집자 주-
한지은 선교사 @ 미주뉴스앤조이
한지은 선교사 @ 미주뉴스앤조이

하나님나라 이야기는 예기치 못한 우연한 만남에서 시작됩니다. 오늘도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만납니다. KOSTA에서도 이런 의미있는 만남이 많이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너무 아줌마 같은 말인가요?”

이제부터 매우 익숙하지만 낯선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야곱의 우물에서 두 남녀가 만납니다. 성경의 이야기에서 ‘우물’은 어떤 장소입니까? 남자와 여자가 만나서 사랑이 이루어지는 장소입니다. 이곳에서 유대 청년 예수와 이방 여인이 만납니다. 시간은 정오 12시입니다. 왜, 이 시간일까요? 성경은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얼마든지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요한복음>의 특징은 ‘빛과 어둠’을 극명하게 대비시킵니다. 일종의 서사적인 장치라고 볼 수 있습니다. 낮은 빛의 시간입니다. 예수님은 빛으로 오셨습니다. 이러한 낮 시간은 여성의 시간이기도 합니다. 저자 요한은 두 사람의 만남을 매우 긍정적인 시각에서 조명하고 있습니다. 유대 청년 남자와 젊은 사마리아 여인의 관계는 서로 만나서는 안 되는 매우 적대적인 관계에 놓여 있습니다. 어쩌면 ‘빛과 어둠’의 관계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빛이신 예수님은 적대적인 이방 여인을 아무런 편견 없이 자연스럽게 만납니다. 예수님은 이 야곱의 우물가에서 타자를 ‘있는 그대로’ 환대합니다. 그리고 이 여인에게 요청합니다.

“네, 남편을 데려오라.”

이 여인은 전남편 5명과 현재의 남자 한 명이 있었습니다. 성경은 이 여인의 과거 삶에 대해서 침묵합니다. 이 여인은 현재는 남편이 없다고 말합니다. 그러자 예수님이 여인의 삶을 드러냅니다. “남편이 없다고 한 말이 옳다. 너에게는 남편이 다섯이나 있었고, 지금 같이 살고 있는 남자도 네 남편이 아니다”고 말합니다. 여인은 곧바로 고백합니다. “선생님은 예언자이십니다.”

이 여인은 왜 예수님을 보고 ‘예언자’라고 했을까요? 성경에서 예언자는 무엇을 의미합니까. 언제나 ‘고난의 시기’에만 등장하는 사람이 예언자입니다. 예수님은 여인의 삶을 금새 꿰뚫어 보셨고, 그녀에게 삶의 변화가 필요함을 절실하게 공감하셨습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성찰과 환대를 통해서 이 여인의 과거 삶이 얼마나 고통스럽고 소외된 삶이었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흔히 이 여인을 ‘부정한’ 사람으로 인식해 왔던 방식은 오류하고 생각합니다.

이 스토리의 배경은 ‘우물’입니다. 성경에서 우물은 ‘로맨스’의 공간입니다. 예수님은 이 여인에게 ‘일곱 번째’ 남자였습니다. 이 여인의 진정한 신랑은 예수님이었습니다. 이제서야 제대로 만나게 된 것입니다. 우리들의 인생에서 ‘제육시’(정오)는 가장 힘든 ‘고난의 시간’일 수도 있습니다. 사막에서 한낮은 아무도 다니지 못하는 가장 뜨거운 시간일 것입니다. 여인은 이 시간에 예수님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그가 누구인지를 곧바로 알게 되었습니다.

“너에게 말하고 있는 내가 그다.”

예수님은 여인이 그토록 기다리고 있던 예언자 ‘메시아’였습니다. 이 여인은 사마리아 동네로 들어가서 사람들에게 증언했습니다. 공동체 사람들은 모두 적극적이었습니다. 그들은 모두 예수님께 환대를 베풀었고, 유대 청년 예수는 이틀 동안이나 그들과 함께 머물렀습니다. 유대인과 이방인의 경계가 무너졌습니다.

전 세계에 디아스포라 이민자들은 2억 명이나 넘습니다. 우리는 모두 ‘여행자’들입니다. 사마리아 여인은 공동체 사람들에게 ‘마중물’이 되었습니다. 여러분들은 인생의 ‘제육시’를 지나고 있습니까? 지금 예수님이 우리에게 찾아와서 묻는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대답할 것입니까?

한지은 선교사는 위클리프 성경번역회(Wyclife Bible Translators) 소속으로, 동남아시아의 섬나라에서 10년 넘게 사역하였다. 현재는 성경 연구원으로서, 동네 성경 교사로서,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의 삶을 살려고 애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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