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영민 목사의 [책숲 산책]

책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깊이 있는 통찰을 나누는 방영민 목사의 [책숲 산책]입니다.  [책숲 산책] 코너는 방 목사께서 추천하는 다양한 책들을 통해 독자들에게 새로운 시각과 깊은 감동을 전하는 공간입니다. 방 목사의 서평은 단순한 책 소개를 넘어, 책이 주는 메시지와 삶에 대한 깊은 성찰을 함께 나눕니다. 책을 사랑하고, 그 속에서 길을 찾고자 하는 분들을  [책숲 산책]으로 초대합니다. 책 속의 숲을 함께 거닐며 새로운 발견과 영감을 얻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편집자 주 
"이 세상 모든 그리스도인은 배교의 위험속에서 구원의 여정을 지나간다" -박순용 지음-

 

배교를 물리쳐라

서론

믿음의 삶에 우리로 하여금 넘어지고 지치고 시험에 들게 하는 여러 가지 요소들이 있다. 교회에 나가야 할 많은 이유가 있지만, 교회를 떠나야 할 이유들도 그에 못지 않다.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의 확신과 담대함에 대한 메시지를 마음으로 받아야 하지만, 위험과 경계하게 하는 메시지도 귀담아 들어야 한다.

인간의 본성은 위로와 소망과 용기에 대한 말씀을 원하고, 꿈과 비전을 이루어 더 나은 삶을 위한 말씀을 그리워한다. 그러나 인간은 우리가 본성대로 살지 않고 욕망에 이끌리지 않도록 경고의 말씀도 들어야 한다. 구원에 대한 확신도 좋지만 구원에 합당한 자가 될 수 있도록 자신을 돌아보는 경고의 말씀이 필요하다.

히브리서에는 구원과 믿음에 대한 확신을 갖는 말씀도 있지만, 우리의 영적 상태와 신앙 생활을 돌아보게 하는 말씀이 있다. 우리의 영적 수준과 상태는 후자의 말씀을 어떻게 듣는가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배교와 불법과 죄악에 대한 말씀 앞에 자신의 옷깃을 여미며 마음을 살피는 자는 참된 성도일 가능성이 높고, 그런 것을 흘려듣는 자는 나태한 자일 가능성이 높다.

배교의 시작은 내면에서부터

이 책은 배교가 어떻게 일어나고 배교가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누가 배교의 가능성을 가진 자인지를 히브리서 말씀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저자는 청교도 설교로 탁월한 박순용 목사님인데, 교리 설교와 주제 설교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좋은 모델이 된다. 더구나 배교와 같이 마주하고 싶지 않은 주제를 누구나 듣고 은혜받을 수 있도록 전한다.

우리는 흔히 배교라는 것을 적극적으로 그리스도를 부정하고 반대하고 교회를 훼방하고 핍박하는 모습을 떠올린다. 그러나 이것은 죄악이 축적되어 나타난 배교의 결과일 뿐이다. 배교는 복음의 싫증을 느끼고 복음으로 충분하지 않는 신앙의 상태이다. 영적인 성숙과 인격의 변화를 이루기보다 신앙생활에 다른 극적인 체험과 영적인 신비를 추구하려는 욕구이다.

배교는 그리스도를 따르기를 지겨워하는 마음에서부터 시작한다. 구원의 큰 은혜와 감격이 식어졌음에도 그 상황에 안주하고 눌러앉는 모습이다. 그리스도를 배우고 따르려고 하는 열정이 사라진 상태이다. 쉽게 시류에 편승하고 세상에 떠내려가는 모습이다. 복음의 신비와 부요함을 더 알려고 하지 않고, 그리스도를 배우기를 열망하지 않는다면 이미 배교의 씨앗이 뿌려진 상태이다. 이런 모습은 언제든지 여러 가지 유혹에 미혹되고 넘어질 가능성이 높다.

배교는 성도들을 위한 말씀이다

교회에 속한 사람들은 배교는 자신과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교회에 잘 다니고 있고 예배를 잘 드리며 헌금 생활을 잘하고 있기에 나에게 불필요하다고 여긴다. 이미 복음을 들었고 구원을 확신하기에 이런 말씀을 흘려듣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런 메시지는 히브리서 수신자들인 유대 그리스도인들에게 주어졌든 예수 믿는 성도들에게 꼭 필요한 말씀이다.

이미 타락하여 주님을 떠난 자가 아니라 타락의 위험성을 언제나 가지고 있는 성도들에게 해당하는 말씀이다. 하나님의 말씀은 구원도 주지만 교훈과 책망과 바르게 함과 의로 교육하는 말씀이니 우리는 감사히 받아야 한다. 실로 우리에게 유익한 말씀은 본성을 자극하는 말씀이 아니라 인격을 자극하는 말씀이다. 우리를 살리는 말씀은 육을 깨우는 게 아니라 영을 깨우는 것이다.

교회 안에 속해 있지만 자신의 귀를 만족시켜 주는 스승과 목사를 찾는 자들이 있다. 그런 말씀에 익숙해지면 배교의 길을 가게 된다. 그리스도를 닮아가고 하나님을 높이는 성숙과 변화의 길을 가야하는데 세상을 닮아가고 자신을 높이는 미성숙과 변질의 길을 가게 된다. 배교는 적그리스도가 되기 전부터 시작되어 복음을 부정하고 말씀에 불순종하는 결과로 반드시 드러난다.

그러므로 배교의 말씀은 성도를 위한 것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우리를 더욱 온전하고 성숙한 성도가 되게 하려는 말씀이다. 신비와 이적과 체험에 의존하는 신앙이 아니라 복음과 주님과 성령을 의존하는 신앙이 되게 하는 것이다. 배교에 어울리는 것이 우리일진데 배교의 말씀은 우리를 배교와 어울리지 않는 순종의 사람이 되게 한다.

배교의 가능성

본서의 백미는 히브리서 6장 4~6절에 나오는 구절의 풀이다. 기독교 역사적으로 한 번 하늘의 빛을 받고 신령한 은사에 참여한 자가 타락하여 배교자가 되는 것이 가능한가에 대한 논쟁은 뜨거웠다. 저자는 이 부분에서 역사적으로 어떤 의견들이 있었는지를 잘 설명하고, 무엇이 가장 성경적인지 잘 보여준다.

이 구절을 포함하여 책을 보면 히브리서의 저자의 목회적인 마음을 잘 느낄 수 있다. 히브리서 저자는 성도들을 위협하고 협박하기 위해서 전하는 말씀이 아니다. 타락한 인간은 언제나 배교의 가능성을 지닌 존재이기에 자신을 더욱 살피고 말씀을 인도를 받도록 권면하는 것이다. 세상의 짜릿함과 이교의 화려함이 아니라 교회의 정결함과 복음의 위대함을 쫓아가도록 일러준다.

구원의 큰 확신을 가진 사람일수록 자신 안에 있는 배교의 위험과 씨앗을 보게 된다. 그래서 이런 경고의 말씀 앞에 자신의 옷깃을 여미고 영혼을 살피게 된다. 한 번 은혜를 받고 성령의 은사를 맛보았다고 전부가 아니다. 이전에 받은 은혜가 끝이 아니다. 현재적으로 내가 어떻게 살고 있는가를 봐야하고, 나의 신앙이 지금도 순전하고 뜨거운가를 봐야 한다.

가장 불쌍한 자

교회에서 가장 불쌍한 자는 선한 말씀을 맛보고 내세의 능력도 보았고 성령의 은사를 체험했음에도 구원과 상관없는 사람일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성령의 역사로 교회와 구원을 위해 일반적인 은사를 사람에게 주어 그를 쓰실 수 있다. 그러나 사역을 위한 도구가 되었을 뿐이지 구원의 은혜와 별개일 수 있다.

외적으로 드러나는 탁월한 모습이 있지만 내면의 변화가 없고 인격의 성숙과 향기가 없다면 구원의 은혜가 아닐 수 있다. 일과 사역은 탁월하지만 자신을 부정하고 자신을 말씀에 복종하는 모습 없이 계속해서 누군가를 부정하고 누구가를 자신에게 복종시키는 모습만 있다면 구원의 은혜와는 별개일 것이다. 복음의 위대함과 부요함 앞에 겸손하고 갈급한 마음 없이 다 아는 것처럼 산다면 구원과 상관없는 교만한 자일 것이다.

은사와 능력이 뛰어나지만 인격과 성숙이 없다면 병든 것이다. 복음과 십자가 외에 다른 것으로 자신을 정의하고 자신을 채워간다면 배교가 될 수 있다. 교회에 소속되어 교회 생활을 잘 하는 것과 주님과 연합되어 신앙생활을 잘하는 것은 다른 문제이다. 주님은 우리가 교회에 소속되어 살아가길 원하지만 무엇보다 주님께 속한 자가 되기를 원하신다.

진리의 나타남

이 책을 보며 필자는 오늘날 교회 강단에서 선포되는 진리가 어떠해야 하는지 돌아본다. 더욱 그리스도를 알고 주님을 사랑하며 말씀에 순종하는 인격과 삶이 되도록 선포되고 있는지, 아니면 자신의 현재를 그저 위로해주고 마음을 치료해주며 미래를 위해 불안을 제거하고 안심을 주는 수준에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하게 된다.

이런 배교의 설교를 전하려면 심령의 변화를 받아 구원의 은혜와 감격을 아는 자에게 선포되어야 하는데, 오늘날 교회에서 선포되는 메시지를 통해 얼마나 회심과 거듭남의 은혜가 일어나고 있는지 묻게 된다. 목회자인 필자부터 구원의 진리를 전하는 것에 목숨 걸고 있는지 반성하게 되고, 오늘 내가 전하는 말씀은 영혼을 살리는 진리인지 영혼을 마비시키는 진리인지 점검해본다.

교회의 강단은 진리가 선포되고 역사되는 곳이다. 영혼을 게으르고 나태하고 안일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영혼을 깨우고 각성시키고 일어나게 하는 것이다. 교회마다 복음에 순종하고 주님을 사랑하고 더 알기 원하는 역사가 펼쳐져야 한다. 진리는 우리를 예수님께로 인도하고 복음은 우리를 통해 세상을 충만하게 한다.

결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배교와는 전혀 상관없이 하나님 아버지께 완벽한 순종을 보이셨다. 이러한 죽기까지의 철저한 순종으로 주님은 대제사장의 자격까지 얻으신다. 말씀과 행함으로 진리가 인격이 될 때까지 온전함을 추구하신다. 우리도 주님의 순종을 본받아 주님처럼 복음에 순종하고 성령님의 인도를 받는 삶을 살아야 한다.

신앙 생활을 할 때 믿음을 포기하고 세상을 사랑하여 주님을 떠나고 싶은 순간들이 있다. 죄는 우리에게 늘 공격하고 미혹하여 배교의 길을 걷게 만들 것이다. 배교는 예수가 중심이 아니라 늘 자기가 중심이고 복음이 기준이 아니라 자기가 기준이 되어서 신앙 생활을 하는 것이다. 배교는 죄와 불순종의 축적으로 반드시 결과로 드러난다. 그러기 전에 이 준엄한 경고의 말씀을 우리는 마음에 새겨야 할 것이다.

교회를 떠나야 하는 수많은 이유들이 있다. 그러나 그럼에도 교회를 떠나지 말아야 할 이유는 예수님과 복음으로 충분하다. 우리가 무엇을 추구하고 무엇을 쫓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자신의 원함을 이루는 신앙이 아니라 주님의 원함을 이루는 신앙이 되어야 한다. 배교는 나와 상관 없는 것이 아니라 밀접한 것이다. 이 경고의 말씀에 순종하여 생명의 열매가 맺히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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