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WMBC 등 미 주류 언론 긴급 보도…“기도와 연대가 만든 기적”
이민자보호교회, 법률·여론·현장 대응 총력…“우리는 혼자가 아니었다”
미국 이민당국에 의해 전격 체포되었던 고연수 양이 조건부 석방되어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지난 5일 밤(현지시간), CNN, WMBC, ABC, NBC 등 미국 주요 방송은 이 소식을 브레이킹 뉴스 형식으로 일제히 보도했고, 뉴욕 현지 교계와 한인 사회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긴박했던 나흘간의 여정은 이민자보호교회(이하 이보교)와 신앙 공동체의 기도와 연대 그리고 국제 여론전 속에서 펼쳐진 한 편의 드라마였다.
“기적 같은 귀환…기도가 만든 길”
고연수 양은 2021년 어머니 김기리 성공회 사제와 함께 종교 비자(R-2)로 미국에 입국한 뒤, 신분 변경 신청(I-539) 절차를 밟던 중, 최근 뉴욕 이민법원 출석 직후 전격 체포됐다.
영문도 모른 채 구금된 이 사건은 곧바로 한인 커뮤니티는 물론 미 주류 언론과 교계에 파장을 일으켰다.
체포 이후 나흘간 고양은 가족과 생이별한 채 구금 생활을 이어갔고,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무고한 청년이 법적 공백의 희생양이 되었다”고 분노했다.
“조건부지만, 함께할 수 있어 감사합니다”
이번 석방은 전면 무죄나 완전한 추방 취소가 아닌 ‘조건부 석방’이다. 향후 이민심사 과정은 계속될 예정이며, 법률 지원과 커뮤니티의 관심도 여전히 필요하다.
하지만 관계자들은 “모든 것이 끝난 건 아니지만 가족과 함께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은혜”라며 안도의 뜻을 전했다.
이번 사태에서 가장 핵심적인 대응을 펼친 조직 중 하나는 이민자보호교회 네트워크였다.
체포 당일 밤 이보교 법률고문 박동규 변호사는 자신의 SNS를 통해 긴급 대응 메시지를 발송했고 석방 촉구 집회 독려, 언론사 제보, SNS 여론 형성, 법률 자문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전방위적 대응에 나섰다.
이보교는 뉴욕 성공회 교구의 공식 보도자료를 각 언론에 전달하며 사건의 실체와 부당성을 적극적으로 알렸다.
접근하기 어려운 법적·행정 정보들도 쉽게 해설해 신자들과 동포들이 이 사안을 이해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왔다.
특히 이보교 위원장 조원태 목사는 한국 출장을 마치고 귀국하자마자 석방 현장으로 직행했다.
고양의 석방이 가시화되자마자 곧바로 가족들과 함께 수용소로 달려가 마중을 나섰고 그 모습은 이날을 기억하는 모두에게 깊은 감동을 안겼다.
이보교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단순한 법률 문제가 아니라, 이민자 인권과 존엄, 신앙의 연대가 만든 열매”라며 “우리는 늘 이민자들의 곁에 서겠다는 우리의 약속을 다시 확인한 계기”라고 말했다.
신앙 공동체와 세계 시민들…SNS에 번진 #FreeSoo #FreeKetty
이번 석방을 위해 수많은 시민들이 기도와 탄원서, 캠페인, SNS 공유에 함께했다. 특히 뉴욕 성요한 대성당의 위니 바르게세 학장은 “그들이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할 때, 우리는 더 강해진다”고 발언하며 즉각적인 석방을 촉구했다.
이 메시지는 SNS에서 #FreeSoo #FreeKetty #FreeThemAll 등의 해시태그로 확산되었고, 미국 주류 언론들도 이 여론을 주목했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그러나 희망은 시작됐다”
한 이보교 관계자는 “씁쓸한 아쉬움은 남지만, 가족의 품으로 돌아온 것만으로도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른다”며 “이 사건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며, 이민사회가 서로를 지킬 수 있다는 희망의 증거”라고 말했다.
또 다른 참가자는 “이 모든 과정을 통해 우리는 혼자가 아니었음을 알게 됐다. 우리가 함께할 때, 변화는 가능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