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효율부의 행보에 대한 우려…연방정부 구조조정 한인사회에도 영향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핵심 부서인 정부효율부(DOGE)의 수장인 일론 머스크에 대한 각계의 비판이 쇄도하고 있는 가운데, 한 목회자는 그에 대한 폭력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설교를 해 화제가 되고 있다.
테네시 채터누가 소재 침례교회(The Greater Second Missionary Baptist Church)의 스티브 커들 목사는 일론 머스크가 수장으로 있는 정부효율부에 부여된 재무부 결제 시스템 접속 권한과 관련해 ‘폭력이 필요할 수 있다’(there is a possibility of violence)는 설교를 전했다.
커들 목사는 “어느 누구도 폭력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때로는 폭력이 필요할 때가 있다”며 “일론 머스크는 재무부에 그의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고, 이를 통해 우리의 개인정보와 사회보장번호 등을 위협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 “폭력이 필요할 수 있다. 악마의 행동이 이토록 극심해는 상황에서 때로는 폭력과 싸움 외에는 다른 선택이 없을 수 있다”고 설교했다.
일론 머스크의 조롱
커틀 목사의 설교는 각종 SNS에 공유되었고, 극심한 찬반양론을 일으킬 만으로 큰 화제가 되었다. 특히, 일론 머스크는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X(구 트위터)에 커들 목사의 설교를 게재한 후 “그들은 자신들이 저지른 사기행위가 발각될까봐 두려워하고 있다”며 커들 목사의 설교를 조롱하기도 했다.
커들 목사의 설교는 많은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테네시주 해밀턴시의 시장인 웨스턴 웜프는 커들 목사가 맡고 있는 시위원회 자리에서 사임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웜프는 “트럼프 행정부와 일론 머스크에 대한 폭력을 설교 강단에서 정당화하려는 시도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며 “나는 커들 목사가 맡고 있는 지역 개발 위원회에서 사임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커들 목사도 자신의 발언이 논란이되자 지역 언론을 통해 해명을 하였다.
그는 “나는 어떠한 종류의 물리적 폭력을 옹호하지 않는다”며 “내가 말한 영적 전쟁을 언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사기 행위를 숨기려한다는 일론 머스크의 발언은 경솔한 것”이라며 “만약 나에 대한 증거가 있다면 고소하라”고 반박했다.
정보효율부의 행보에 대한 저항
이번 소동은 머스크가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부서 수장이 되면서 벌여온 행보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와 분노가 담겨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머스크는 지난 대선 당시 트럼프의 당선을 위해 정치자금모금단체(슈퍼 팩)인 ‘아메리카 정치행동위원회’를 설립하고 1억3200만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쓰는 등 트럼프의 대선 승리에 전부를 걸었다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트럼프는 당선 이후 최대 공신인 일론 머스크에게 핵심적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정보효율부’라는 신설 부서를 만들고 수장으로 앉혔다. 정보효율부는 정부 기관의 효율화를 수행하겠다는 취지로 설립되었지만 트럼프의 정책을 실행할 수 있는 무소불위의 힘을 가졌다는 비판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는 성명을 통해 “나의 행정부를 위해 정부 관료주의를 해체하고, 과도한 규제를 철폐하고, 낭비되는 지출을 삭감하고, 연방정부를 재건하기 위한 길을 닦을 것”이라며 “정부효율부는 ‘세이브 아메리카’(Save America)운동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가 정부효율부에 재무부 결제 시스템 접근을 허용하면서 민주당 소속 19개 주 법무장관들의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19개 주 법무장관들은 “재무부 결제시스템에 접속하면 미국인들의 사회보장번호와 계좌번호, 세금 환급 등 광범위한 데이터를 들여다볼 수 있다”며 “이는 연방법을 위반해 권력 분립 원칙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뉴욕지방법원은 지난 8일 19개 주 법무장관이 제기한 소송을 받아들여 정부효율부의 중앙 결제 시스템 접근을 차단했다.
한인사회에도 영향 미쳐
하지만, 정부효율부는 트럼프와 함께 지난 11일 연방정부 기관장들에게 대규모 감원을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고, 이후 수십만명에 달하는 직원을 해고하기 시작했다. 특히, 13일 연방기관 근무기간이 1년 미만인 수습사원 대부분을 명령과 함께 20만명에 달하는 직원에 대한 해고가 속전속결로 이뤄졌다.
이러한 구조조정은 한인사회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주 지역 한 SNS에서는 트럼프의 행정명령으로 직업을 구한 자녀들의 계약 해지 통보가 이어지고 있다는 하소연이 계속되고 있다.
한 부모는 “자녀가 이번 여름에 워싱턴DC 연방정부에서 인턴으로 일하기로 했는데 최근 해지통보를 받았다”며 “그동안 이 자리를 얻기 위해 수년간 고생한 아이의 얼굴을 보니 울화통이 터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인은 “트럼프가 폐지한 DEI(다양성, 형평성, 포용성) 때문에 친구들 자녀의 취업과 입학에 비상이 걸렸다”며 “정부기관 뿐 아니라 구글 등 대기업과 심지어 대학교까지 변화를 주고있어 아이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