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입이 하나 귀가 둘이 있다." 탈무드가 아닌 제노의 말

여기저기서 같은 이야기를 들을 때가 있다. 유대인의 자녀 교육, 특히 유치원 교육에 얽힌 이야기가 그 가운데 하나이다. "네가 말하는 시간의 두 배만큼 친구가 하는 말을 들어라.", "어떤 경우에도 험담하지 말라." 이 두 가지를 유치원생 자녀에게 가르친다는 것이다. 이 익숙한 말과 글의 출처를 확인해 본다. 

 

주장: 유대인 부모가 유치원생 자녀에게 주는 가르침?

이 주제를 다루면서, 먼저 온라인과 책에서 이같은 주장을 확인해 본다.

 

유대인 부모는 아이가 친구를 사귈 때 두 가지에 유의하라고 가르칩니다. “첫째, 사람은 누구나 단점과 허물이 있단다. 그러니 너는 친구를 사귈 때 그의 단점과 허물을 보지 말고 친구의 안에 숨어있는 그의 장점과 강점을 찾아내도록 노력해라. 그러기 위해서는 네가 말하는 시간의 두 배만큼 친구가 하는 말을 들어라. 인간은 입이 하나 귀가 둘이 있다. 이는 말하기보다 듣기를 두 배로 하라는 뜻이다. 이는 탈무드의 가르침이다. 상대방에 대해 많이 물어봐라. 친구에 대해 더 많이 알려고 노력해라.”

또 유대인 부모들은 아이에게 “어떠한 경우에도 친구를 비롯한 누구의 험담도 하지 말라.”고 가르칩니다. 유대 경전 미드라쉬에는 이런 말이 있습니다. “남을 헐뜯는 험담은 살인보다도 위험하다. 살인은 한 사람밖에 죽이지 않으나, 험담은 반드시 세 사람을 죽인다. 곧 험담을 퍼뜨리는 사람 자신, 그것을 반대하지 않고 듣고 있는 사람, 그 험담의 대상이 되고 있는 사람” 이러한 신뢰가 유대인들이 친구 간에 평생 도움을 주고받는 끈끈한 관계로 발전할 수 있는 이유입니다.

 

교육열이 높은 유대인들은, 유치원생 자녀에게, 두가지를, 가르친다고 합니다. 첫째는, 친구의 말을 잘 들어라. 네가 말하는 시간의 두 배 만큼 친구의 말을 들어라. 두번째는 어떤 경우에도 험담하지 말라. 험담은 살인보다 위험하다 살인은, 한 사람을 상하게 하지만, 험담은 한꺼번에 세 사람을 해친다. 험담하는 자신과 그것을 듣고 있는 사람과 험담의 화제인 사람이다. - 노창수 목사(남가주사랑의교회)의 설교(2024-07-28) 가운데

 

유대인 부모들은 자녀가 유치원에 들어갈 때 해주는 말이 있다.

“네가 이제 유치원에 가면 친구들을 만나게 될 텐데, 두 가지를 명심해라. 첫째, 네가 말하는 시간의 두 배만큼 친구가 하는 말을 잘 들어라. 사람은 누구나 단점과 허물이 있단다. 그러니 친구의 단점과 허물에 개의치 말고 친구 속에 숨어 있는 장점과 강점을 찾아보거라. 그러기 위해서는 친구보다 말을 많이 하지 말고 친구 말을 많이 들어야 한다. 인간은 입이 하나 귀가 둘 있다. 이는 말하기보다 듣기를 두 배로 하라는 뜻이다.

둘째, 어떤 경우에도 친구 험담을 하지 말아라. 유대 경전 미드라시에는 이런 말이 있다. ‘남을 헐뜯는 험담은 살인보다도 위험하다. 살인은 한 사람밖에 죽이지 않으나, 험담은 반드시 세 사람을 죽인다.’ 곧 험담을 퍼뜨리는 사람 자신, 그것을 말리지 않고 듣고 있는 사람, 그 험담의 대상이 된 사람.” (출처: 조선일보 2022-08-09)

 

아이를 유치원에 보낼 때 유대인 부모가 건네는 또 하나의 중요한 가르침이 있다. “남의 험담을 하지 마라.” 홍 교수는 “절대로 친구 험담을 못 하게 한다. 유대 속담에 ‘살인은 한 사람을 죽이지만, 험담은 세 사람을 죽인다’는 말이 있다. 험담하는 사람, 험담 당하는 사람, 험담을 듣고 말리지 않는 사람. 이렇게 셋이다. 그래서 유대인 사회에서는 절대 다른 구성원을 험담하지 않는다. 그래서 신뢰가 생긴다. 오랜 세월이 흘러도 유대인 공동체의 고리가 끊어지지 않는 이유다”라고 강조했다. - 출처 :중앙일보 2022-07-27).

 

대화의 3.2.1 법칙 친구를 사귈 때 먼저 베푸는 것만큼 유대인 부모가 강조하는 두 가지가 있다. 바로 ‘경청’과 ‘관심’이다. 유대인은 아이에게 “네가 말하는 시간의 2배만큼 친구가 하는 말을 들어야 한다.”고 이른다. 인간은 입이 하나, 귀가 둘이다. 말하기보다 듣기를 2배로 하라는 뜻이다. 다음으론 상대방에 대해 많이 물어보는 것이다. 인간관계의 기본은 상대방에 대한 호기심이다. 상대에 대해 더 많이 알려고 노력하면 상대방도 마음의 문을 열게 된다. - 임지은, <부모라면 놓쳐서는 안 될 유대인 교육법>, 미디어숲, 2020.

그중에서도 유대인 부모가 가장 강조하는 말조심이 남에 대한 험담이다. 유대 경전 『미드라쉬』에는 험담이 살인보다 위험하다고 할 정도다. “남을 헐뜯는 험담은 살인보다도 위험하다. 살인은 한 사람밖에 죽이지 않으나, 험담은 반드시 세 사람을 죽인다. 험담을 퍼뜨리는 사람, 험담하는 것을 말리지 않고 듣고 있는 사람, 그 험담의 대상이 된 사람이다.” - 임지은, <부모라면 놓쳐서는 안 될 유대인 교육법>, 미디어숲, 2020.

 

탈무드는 험담을 유대인들이 가장 경계해야 하는 세 가지 죄악인 우상 숭배, 부적절한 관계, 살인 등 이 모두를 합친 것과 맞먹는 매우 심각한 죄악이라고 규정한다(Arakin 15b). 게다가 험담은 말하는 사람, 듣는 사람, 험담의 대상이 된 사람 등 세 사람 모두를 동시에 죽일 수 있는 독을 품고 있다고 전한다. 성경에서도 “사람의 생사가 세 치 혀에 달려 있다 - 김정완, <유대인 지혜의 습관>, 좋은습관연구소, 2021.

 

사실 확인 1: 험담하지 말라?

위에서 언급한 내용의 출처는 대부분 홍익희(72) 전 세종대 교수이다. 위에서 인용한 내용 가운데 확인할 것은 크게 두 가지이다. 사소한 표현의 차이는 있지만, 네가 말하는 시간의 두 배만큼 친구가 하는 말을 들어라.", "어떤 경우에도 험담하지 말라."는 두 가지이다. 사소한 차이는 이 같은 교훈을 하는 시점의 차이이다. '친구를 사귈 때', '아이를 유치원에 보낼 때', '자녀가 유치원에 들어갈 때', '유치원생 자녀에게' 등이다. 

'험담하지 말라'는 교훈의 출처로 '유대 속담' 또는 '유대 경전 미드라쉬(Midrash)'를 언급한다. 미드라쉬는 찾아보면, 험담, 뒷말을 하지 말라는 교훈을 볼 수 있다. 또한 험담이 험담하는 사람, 험담 당하는 사람, 험담을 듣고 말리지 않는 사람, 세 사람을 죽인다’(lashon hara kills three people: the speaker, the listener, and the one about whom it is spoken)는 말이 담겨 있다. 물론 미드라쉬 안에 사소한 표현의 차이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내용은 동일하다. (탈무드에도 이같은 내용이 담겨 있다. 예루살렘 탈무드Jerusalem Talmud Peah 1:1:47 Why is it called “triple?” Because it kills three: The one who says it, the one who accepts it, and the one calumniated.)

Midrash Tanchuma, Metzora 2:1 Thus whoever kills takes only one life, but the one who speaks slander kills three people: the one who tells it, the one who accepts it, and the one about whom it is told.

Midrash Tehillim 12:2 Lashon hara is referred to as "great speaking" and it is written that those who speak lashon hara say, "We will increase our tongue" ....The phrase "if you have turned your tongue against your fellow" (Job 6:30) implies that speaking lashon hara is equivalent to shedding blood, as it is taught by Rabbi Shimon ben Yochai that lashon hara kills three people: the speaker, the listener, and the one about whom it is spoken.

Midrash Tehillim 52:2 Another matter is that one who kills a person, only kills one soul. But one who speaks negatively kills three: the one who speaks, the one who is spoken about, and the one who listens.

Midrash Tehillim 120:2 Lashon Hara is called the third, and it kills three: the one who speaks it, the one who accepts it, and the one it is spoken about.

Midrash Tanchuma Buber, Metzora 4:1 Thus whoever kills takes only one life, but the one who speaks slander kills three people: the one who tells it, the one who accepts it, and the one about whom it is told.

Jerusalem Talmud Peah 1:1:47 Why is it called “triple?” Because it kills three: The one who says it, the one who accepts it, and the one calumniated.

"험담하지 말라"는 가르침의 출처로 미드라쉬(Midrash) 등을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다. 그 서술되는 방식이나 표현도 원 출처의 내용과 잘 어우러진다.

 

사실 확인 2: 친구가 하는 말을 잘 들어라?

표현의 차이가 있지만, 아래와 같은 내용이 공통적으로 담겨 있된다. "네가 말하는 시간의 두 배만큼 친구가 하는 말을 들어라. 인간은 입이 하나 귀가 둘이 있다. 이는 말하기보다 듣기를 두 배로 하라는 뜻이다. 이는 탈무드의 가르침이다."

그런데 이 가르침의 출처는 어디일까? 그리스 스토아 철학자 에픽테투스(Epictetus, 50-135?)의 가르침으로 보기도 한다.

 

그러나 에픽테투스의 말이 기원은 아니다. 미쉬나 해석에도 아래와 같은 언급이 나온다. 그러나 이 또한 원 출처는 아니다.

"According to a rabbinic teaching, this is why people were created with two ears and only one mouth, so that they could listen twice as much as they speak."(랍비들의 가르침에 따르면, 인간은 두 귀와 한 개의 입으로 창조되었기 때문에, 말하는 것보다 두 배 더 많이 들을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보다 앞선 출처가 있다. Zeno(333-261 BC?)의 말로 언급하고 있는 본문이 있다.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소년에게 그(Zeno)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에게 귀가 두 개이고, 입이 하나인 이유는, 많이 듣고 적게 말하게 하기 위함이다.” - 디오게네스 라에르티우스(Diogenes Laertius, 저명한 철학자의 삶(Lives of Eminent Philosophers), 7:23.

 

 

정리

"어떤 경우에도 험담하지 말라."는 말의 출처는 미드라쉬가 맞다. 그렇지만 "인간은 입이 하나 귀가 둘이 있다. 이는 말하기보다 듣기를 두 배로 하라는 뜻이다"는 말의 출처는 '탈무드'가 아니라 제노로 봐야 한다. 탈무드 본문 안에 이같은 서술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제노 이전에도 이같은 말이 있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저작권자 © 미주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