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용어처럼 사용하는 외국어 표현이 있다. 묘하지만, 한국 교회에서는, 기독교인들 사이에서도 히브리어가 종종 사용된다. 샬롬 같은 인삿말부터 쉐키나, 쩨다카, 헤세드 같은 단어도 그렇다.

 

도봉기적의도서관 ‘2021 기적의 독서토론 마따호쉐프’ 프로그램 안내 포스터

유대인 교육을 강조하는 이들은 '하브루타'나 '마따호쉐프' 같은 표현을 즐겨 사용한다. 이 가운데 "마따호쉐프"의 쓰임새를 짚어본다. (eBook을 참고한 경우는 페이지 표시를 달지 못했다.)

 

관찰: 마따호세프

『천년의 지혜 탈무드』의 저자 마빈 토케이어는 “질문과 토론 교육이 유대 교육의 핵심이다”라고 말한다. 그 교육의 핵심은 바로 아이를 동등한 인격체로 대하는 대화식 교육법이다. 생각의 범위를 제한하지 않고 자유롭게 대화하는 교육은 창의적 인재를 만들어낸다. ‘마따호쉐프’, 즉 “네 생각은 어떠니?”와 “왜 그렇게 생각하니?”를 보면 유대인에게는 자신의 고유한 생각과 그것을 뒷받침하는 탄탄한 논리가 가장 중요한 핵심임을 알 수 있다. - 더리치 아카데미, 우리 아이 부자 습관 우리 아이 경제지능 종합 교육서, 스마트북스, 2018년

 

유대인들이 아이에게 가장 많이 하는 소리는 뭘까? 바로 “마따호세프?”라는 말이다. “네 생각은 뭐니?” “너는 그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라는 말과 비슷하다. 유대인 부모들은 자녀가 어릴 때부터 “마따호세프?”라고 묻고 “마따호세프?”라고 대답한다.

유대인들의 ‘마따호세프?’는 부모가 일방적으로 묻는 것이 아니라, 동등한 입장에서 아이에게 생각이나 의견을 물을 때 하는 말이다. 아이도 부모에게 맘껏 질문할 수 있는 허용적인 분위기에서 서로의 의견을 나누는 것이다. - 장화용, <들어주고, 인내하고, 기다리는 유대인 부모처럼>, 스마트비즈니스, 2018.

 

그 와중에 제일 자주 들리는 말이 '마따호셰프'라는 단어다. 이 단어의 뜻은 다름 아닌 '너의 의견은 무엇이니?'라는 것. 선생님이 한 학생을 쳐다보고 “마따호셰프? 라고 물으면 그 학생은 자신의 생각을 답하고, 다른 학생을 쳐다보고 또 ”마따호셰프?“ 라고 하면 그 학생 역시 자기 생각을 말하는 식의 수업이 이어진다. 선생님의 입에서는 ”마따호셰프, 마따호셰프?“라는 말이 끊이지 않고 계속 나온다. - 이혜정, 서울대에서는 누가 A+를 받는가: 서울대생 1100명을 심층조사한 교육 탐사 프로젝트, 2014, 61.

 

유대인 부모가 아이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 중에 “마따호세프(네 생각은 뭐니)?”가 있다. 유대인 부모는 아이에게 정해진 답을 요구하지 않는다. 아이에게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반드시 묻는다. 그리고 열린 질문으로 아이의 사고를 확장한다. - 임지은, <부모라면 놓쳐서는 안 될 유대인 교육법>, 미디어숲, 2020.

 

KBS 1 방송의 다큐멘터리 5부작 4부(2013년 3월 21일) 방송 화면 갈무리
KBS 1 방송의 다큐멘터리 5부작 4부(2013년 3월 21일) 방송 화면 갈무리

사실 확인

'마따호세프' 또는 '마따호쉐프'로 적고 있는 이 말은 히브리어인가? 맞다. "Ma ata hoshev?"("?מה אתה חושב"), 대화 상대가 여성일 경우는 "Ma at hoshevet?" "?מה את חושבת"이다. 한국어로 소리나는대로 적는다면 "마 아타 호셰브?"이다. 물론 듣는 이가 남자인 경우이다. 히브리어는 말하거나 듣는 대상의 성에 따라 남성형, 여성형 표현을 사용한다. "네 생각은 뭐니?" 정도의 표현이다. 영어로 말한다면,  "왓두유 띵크?" 정도이다.

 

KBS 1 방송의 다큐멘터리 5부작 4부(2013년 3월 21일) 방송 화면 갈무리
KBS 1 방송의 다큐멘터리 5부작 4부(2013년 3월 21일) 방송 화면 갈무리

'마따호세프' 또는 '마따호쉐프'는 명사인가? 단어인가? 아니다. 위에서 본 것처럼 하나의 문장이다. 그런데 이런 일반적인 외국어 표현을 고유 명사처럼 사용하는 것은 자연스럽지 않다. 그것도 발음도 잘못 옮겨 적고 하나의 문장을 고유명사처럼 사용하는 것은, 아쉽다.

지식과 정보는 생산, 공유(유통), 소비라는 주기를 반복하며 살아 숨 쉬는 유기체와 같다. 이러한 과정에서 생산자와 공유자는 단순한 정보 전달자가 아닌, 지식의 가치를 창출하고 확산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따라서 검토 없이 지식을 생산하거나 공유하는 것은 무책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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