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식 목사(높은뜻덕소교회), 2025' 목회자 멘토링 컨퍼런스 강의에서
이 글은 지난 10월20일-23일 시카고에서 열린 2025, 목회자 멘토링 컨퍼런스에서 높은뜻덕소교회 오대식 목사가 강의한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오 목사는 “목회에는 정답이 없다”며, 교회의 성공 방식이나 프로그램이 아니라 복음의 본질이 목회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정형화된 방법론을 따르기보다, 십자가와 부활의 복음이 실제 목회 현장에서 증명되어야 한다는 그의 메시지는 오늘을 사는 목회자들에게 중요한 통찰을 제공합니다. - 편집자 주 -
지난 10월 20일-23일 시카고에서 열린 ‘2025 목회자 멘토링 컨퍼런스’에서 오대식 목사( 높은뜻덕소교회)는 “목회에는 정답이 없다”며 교회의 본질과 복음의 핵심 가치로 돌아갈 것을 강조했다. 오 목사는 목회 경력 33년, 단독목회 29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목회는 시대와 지역, 교회 규모, 그리고 성도에 따라 전혀 달라질 수밖에 없다”며 기존 목회자 컨퍼런스가 제시하는 ‘성공 공식’에 대한 환상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오 목사는 목회 사역이 정형화될 수 없다는 점을 재차 언급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같은 크기의 교회, 같은 지역에 있어도 성도에 따라, 상황에 따라 완전히 다릅니다. 그러니 목회는 정형화될 수 없습니다.” 그는 과거 참석했던 목회 컨퍼런스에서 교회 규모에 따라 해야 할 일을 매뉴얼처럼 제시하는 방식이 실제 목회의 현실과 맞지 않음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교회 200명이면 어떤 프로그램을 하고, 500명이면 건축을 시작하라는 식이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오 목사는 문제 진단의 오류를 설명하기 위해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토마스 제퍼슨 기념관 사례를 소개했다. 기념관의 대리석 외벽이 계속 훼손되어 막대한 비용을 들여 강한 세정제로 반복적으로 청소했지만,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조사 결과, 비둘기 배설물이 직접적인 원인이었으나 더 근본적인 원인은 조명에 있었다. 조명이 켜지면 빛에 끌려 나방이 몰려들고, 나방을 잡으려 거미가 나타나며, 거미를 먹으려 비둘기가 모여들었던 것이다.
이후 기념관 측은 조명을 켜는 시간을 앞당겨 건물 외부가 아닌 다른 방향으로 유도했고, 나방이 더 이상 기념관 쪽으로 몰려오지 않으면서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되었다. 오 목사는 이 사례를 통해 “겉으로 드러난 현상만 보고 문제를 오해하는 것, 그것이 바로 귀인 오류입니다. 문제는 다른 곳에 있는데 엉뚱한 곳에서 답을 찾는 것이죠”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교회의 예로 그는 “주일 저녁예배 폐지가 한국교회 몰락의 원인”이라고 진단한 일부 교계 지도자들의 주장을 언급했다. 그러나 오 목사는 “정말 그게 원인입니까? 지금 한국교회가 겪는 진짜 위기는 권력화, 윤리 문제, 목회자의 도덕성 위기입니다. 예배 형식이 아니라 복음의 본질이 사라진 것이 문제입니다”라고 말했다.
오 목사는 “교회도 복음을 다시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도의 선교사 스탠리 존스의 글을 인용해
“교회는 복음을 전하는 주체이지만 동시에 복음을 받아야 하는 객체”
라고 강조했다. 이어 고린도전서 15장의 말씀을 소개하며 “부활의 신앙이 없다면 우리는 가장 불쌍한 이들입니다”라고 말했다.
오 목사는 십자가와 부활 신앙을 설명하며 이를 ‘생선사진’이라는 네 가지 개념으로 정리했다.
생: 생명이 죽음을 이긴다
선: 선이 악을 이긴다
사: 사랑이 미움을 이긴다
진: 진실이 거짓을 이긴다
오 목사는 목회자의 역할을 다음과 같이 규정했다. “목회자는 설교를 전하는 사람이 아니라, 이 네 가지를 증명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그는 특히 부활 신앙이 노년층이나 말기 환자들에게 필요한 메시지로 축소되는 현실을 지적하며, 부활 신앙은 오히려 세상을 앞으로 살아가야 할 다음 세대에게 먼저 가르쳐야 할 진리라고 말했다. “유치부 아이들에게 부활 신앙을 가르쳐야 합니다. 세상을 살아가야 할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진리입니다.”
오 목사는 임종 현장에서 “잘 가세요”라는 축복을 하지 못하는 교회 현실도 언급했다. 그는 “천국으로 가는 가장 중요한 이사인데, 우리는 그 순간을 축복하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죽음을 실패로 보기 때문입니다”라며, 부활 신앙이 교회 안에서 실제로 작동하지 않음을 지적했다.
강의에서 오 목사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당시 이영표 해설위원의 발언을 인용했다. “월드컵은 경험하는 자리가 아니라 증명하는 자리입니다.” 그는 이 말을 목회에 적용하며 “성도는 신앙을 경험하는 자리지만, 목회자는 십자가와 부활을 증명하는 사람입니다”라고 정리했다.
오 목사는 강의를 마치며 다시 한번 본질을 강조했다. “목회는 답이 없습니다. 그러나 복음에는 답이 있습니다.” 그는 목회자가 본질을 붙잡을 때 목회는 자유로워지고, 교회는 다시 살아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