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오찬 간담회 열려…달라진 종교권력의 지형도

10일 열린 오찬간담회에 NCCK 총무인 김종생 목사가 이재명 대통령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사진:MBC 영상 갈무리)
10일 열린 오찬간담회에 NCCK 총무인 김종생 목사가 이재명 대통령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사진:MBC 영상 갈무리)

새정부 들어 진행된 종교 지도자 오찬간담회에서 윤석열 정부의 단골 참석자였던 대형교회 목사들은 사라지고 진보진영을 대표하는 교계단체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0일, 7대 종교계 지도자 11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자리에는 불교, 원불교, 천주교 등 주요 종단과 함께 기독교 대표로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이 모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는 정권 교체 이후 기독교계가 보수와 진보를 함께 아우르는 포용적 인선을 구성한 첫 장면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주목할 점은, 과거 윤석열 정부 시절 청와대 조찬기도회를 주도하던 보수 대형교회 목회자인, 김장환(극동방송), 이영훈(여의도순복음교회), 오정현(사랑의교회), 김삼환(명성교회) 목사 등이 이번에는 참석자 명단에서 제외되거나 초청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언론들은 “대형교회 목사들은 지난 정권과 가까운 대표 목회자로 언론에 자주 등장해 왔다”며 “하지만, 정치 실세에의 과도한 친화와 권력 연루 이미지가 새 정부와의 거리 두기 배경으로 분석된다”고 보도했다.

간담회는 단순한 식사 모임이 아닌 국정 파트너십 재구성의 상징적 장면이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종교계가 국민 통합과 사회 갈등 해소에 기여해 달라”고 당부했고, 종단 대표들은 “신뢰 회복과 평화 공존에 힘을 보태겠다”는 뜻을 밝혔다.

특히 NCCK의 초청과 존재감은, 보수 정권 하에서 배제되었던 진보 기독교 진영이 정권 교체와 함께 중심부로 복귀한 상징적 사건으로 받아들여진다. 실제로 NCCK는 윤석열 정부 말기 비상계엄령 선포와 탄핵 정국 속에서 가장 선명한 비판적 입장을 낸 대표 기독교 단체였다.

지난해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하자 NCCK는 즉각 성명을 내고 “군 통치는 헌정 질서를 파괴하는 중대한 범죄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올해 초에는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기독교 비상행동’을 조직하고, 전국 300여 교회와 연대해 공동기도회와 시국 성명을 발표했다. 헌법재판소가 2025년 3월 탄핵을 인용하자 NCCK는 이를 “위기에 맞선 시민들과 종교인의 승리”로 환영하며, “한국교회는 더 이상 침묵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한교총은 내란 정국 당시 비교적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비상계엄 발표 약 2주 뒤에야 조심스럽게 우려를 표명했고, 정치적 책임자에 대한 직접 비판은 삼간 채 “국가 안정을 위한 대화와 기도”를 강조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다만, 2025년 3월 헌재가 윤 전 대통령의 탄핵을 인용한 직후에는 “결정을 존중한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해, 헌정 회복에 동참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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