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명운동도 전개...갈라진 교계, 정치 편향 두고 내부 갈등도 증폭

2022년 대선에서 이재명 대선후보가 예배에 참석해 기도하고 있다.(사진:페이스북 갈무리)
2022년 대선에서 이재명 대선후보가 예배에 참석해 기도하고 있다.(사진:페이스북 갈무리)

일부 개신교 신자들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사과하는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하고 서명운동에 나섰다.

이들은 14일(한국시간) ‘이재명 후보에게 미안한 개신교인들의 한목소리’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과거 교회 안팎에서 이 후보에 대한 비난과 혐오, 심지어는 악마화까지 서슴지 않았던 사실에 대해 참회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재명 후보가 지향하는 ‘대동세상’이 성경이 말하는 하나님 나라의 가치와 맞닿아 있다”고 평가하며, “우리는 같은 신앙을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특정 정치인에 대한 증오와 왜곡을 당연시한 데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고 적었다.

일부 보수 교계 지도자들이 마치 교회의 대표인 양 정치적 발언을 일삼는 현실도 비판했다.

이들은 “그들의 말이 교인 전체의 뜻인 양 비춰지는 현실이 참담하다”며 “우리는 개신교인의 이름으로 그릇된 정치 개입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서명운동(서명운동(https://vo.la/lkuIsI)은 실명과 소속 교회 또는 단체명을 기재해야 참여할 수 있으며, 자발적인 평신도 중심의 움직임으로 알려졌다. 참여자들은 자신들의 신앙 고백이 정치적 진영 논리에 휘둘리지 않도록 하기 위한 실천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같은 날 보수 개신교계 인사들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차별금지법 반대 등을 골자로 한 공동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동성애를 조장하고 종교의 자유를 억압하는 세력에 맞서야 한다”며 “정치적 영향력을 더욱 확장해 반드시 저지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처럼 한국 교계는 특정 후보 지지 여부를 두고 정치적으로 첨예하게 갈라진 모습이다.

일부 교회는 사실상 보수 정당의 정치 집회를 방불케 하는 예배를 열며 극우적 메시지를 전파하는 반면, 다른 교회들은 이러한 정치적 동원을 우려하며 신앙의 본질을 되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문가들은 “기독교 내부의 정치적 분열이 단순한 후보 지지의 문제가 아니라, 교회의 사회적 책임과 정체성에 대한 근본적인 논쟁으로 번지고 있다”며 “한국 교회가 정치적 선택 앞에서 신앙 양심과 권력 지향 사이에서 깊은 내적 갈등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저작권자 © 미주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