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찬 목사 좌파언론의 마녀사냥 주장…기숙학교 학생들 다양한 집회 동원돼
10대들을 극우집회에 동원해 구설수에 오른 운정참존교회 고병찬 목사가 좌파언론에 마녀사냥을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의 주장에 반하는 영상과 자료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신빙성이 없다는 반박이 제기되고 있다.
고병찬 목사는 운정참존교회가 운영하는 유튜브에서 ‘편향된 언론 마녀 사냥이 된 교회’라는 제목의 4분 30초 가량의 영상을 올렸다. 고 목사는 이 영상을 통해 문제가 된 ‘미인가시설’ 학교를 주일 성경학교라고 주장했다.
그는 JTBC 방송을 언급하며 “교회 청소년들이 (탄핵) 반대집회에 처음 나갔더니 극우라고 한다”며 “교회 자체 (주일) 성경학교를 미인가시설이라 탄압(한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방송이 의혹을 제기한 미인가시설은 운정참존교회가 운영하는 IBMS기독스쿨로 2022년 설립된 곳이며 고병찬 목사가 이 학교의 교장이다. JTBC는 이 학교가 교회에서 공동체생활을 하는 기숙학교이며 미인가시설이라고 보도했다.
고 목사는 홈페이지를 통해 “30여년 전 장로회신학대학원을 졸업 후 다음세대를 키우라는 하나님의 비전을 품고 기도해왔다”며 “2022년 ‘오직 예수! 세계복음화!’라는 슬로건으로 IBMS기독스쿨이 탄생하게 되었다”고 소개했다.
즉, IBMS기독스쿨은 고 목사의 주장처럼 주일성경학교가 아닌 일종의 기독교 대안학교를 표방한 곳임을 확인할 수 있다.
IBMS기독스쿨 홈페이지를 보면 2024년도 국민일보가 선정한 ‘기독교브랜드 대상’을 수상했다는 소개와 영상 등을 올려놓고 있다. 또한, 지난해 4월 27에는 IBMS기독스쿨 입시팀 주최로 입시전문가를 불러 ‘입시 전문 컨설팅’을 하는 등 주일성경학교라는 주장을 무색케하는 행보들이 곳곳에 존재했다.
JTBC는 방송을 통해 이 학교가 경기도교육청에 인가받은 대안학교가 아니며, 대안교육기관으로 등록된 기관도 아니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고 목사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반론을 제기하지 못했다.
윤석열은 불세출의 인물
또한, 고병찬 목사는 "미성년자(들이) 반대 집회에 처음 나갔더니 극우라고 한다"고 주장하지만 이 학교 학생들이 다양한 집회에 동원되고 있음은 쉽게 검색할 수 있다.
JTBC는 지적한 탄핵반대 집회와 함께 12·3 내란 사태 이전에도 학생들이 집회에 동원되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해당 집회 외에 다양한 집회와 기도회에 학생들이 동원되었다는 것은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우선, 이 학교 학생들은 1월 18일에는 금요일 밤 예배 후 내란 수괴로 지목된 윤석열이 수감되어 있는 서울구치소를 방문해 기도회를 가졌다. 30여명의 아이들은 추운 날씨에도 야외에서 돌아가면서 윤석열과 나라를 위한 기도회를 진행했다.
한 학생은 “하나님이 우리나라를 사랑하셔서 윤 대통령을 불러주셨다”며 “윤 대통령의 계엄령을 통해 많은 청년들과 학생들이 계몽되어 나라를 분열하게 만들고 어지럽히는 반국가세력, 종북좌파, 그리고 공산당을 척결할 수 있도록 하나님이 역사하여 달라”고 기도했다.
또 다른 학생은 기도를 통해 윤석열을 '불세출의 인물'이라고 추켜세웠다.
그는 “우리나라는 급할 때마다 반국가세력이 항상 많았다”며 “(그때마다) 훌륭한 인물들을 세우셔서 그들이 다 덤벼도 안되는 인물을 세워주셨는데 그가 윤석열 대통령이다”고 기도했다.
영상을 보면 이 집회를 인도한 건 고병찬 목사였고, 심야의 추운 날씨에도 이 기도회는 3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2023년 12월에는 가자전쟁에 휘말린 이스라엘을 지지하기 위해 추운 날씨에도 대사관 앞으로 동원해 집회를 가지기도 했다.
이외에도 JTBC는 12·3 내란 사태 이전에도 여러 집회에 학생들이 동원했고, 한 야당 정치인 규탄 집회에선 학생들이 단체로 경례를 하고 군무를 추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예배중 십대 초반 학생들의 시국선언
고병찬 목사는 운정참존교회가 극우교회로 몰리면서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고 목사는 “(교회가 극우로 몰려) 교인들이 너무너무 피해를 당하고 이혼 요구한 분도 있다”며 “선생님들도 (운정참존)교회 다닌다는 이유로 그만둔다고 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또, “당신들은 이념으로 그러지만 나는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것”이라며 “이제는 아이들까지 건드린다. 그렇게 하면 안되는 거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지적·신앙적으로 성숙되지 않은 10대 아이들에게 극우적 가치를 가르치고, 한겨울 추운 날씨에도 집회에 동원하는 것이 올바른 교육일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JTBC는 11살 초등학생부터 17살 고등학생들까지 기숙학교에서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아이들을 ‘좌익에 대항하는 전사'을 키우기위한 교육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1월 22일에는 수요예배 중에는 이 학교 학생들이 20분에 가까운 시국선언을 했고, 후에 ‘십대 초반 학생들의 시국선언’이란 제목으로 교회가 운영하는 유튜브에 영상을 올렸다.
이 영상을 SNS에 공유한 한 남성은 "1:21분부터 40분까지 10대들의 시국선언이 나온다"며 "충격적이다. 보기에 힘들 수 있다"고 소개했다.
시국선언 후에는 헌법재판소 판사와 관련된 가짜뉴스가 전달되는 등 정상적인 예배라고 보기 어려운 장면들이 계속되고 있었다. 현재 이 영상은 삭제된 상태이다.
이외에도 고병찬 목사는 소위 ‘투블럭 남’으로 불리는 서부지방법원 방화범이 자신의 교회와는 상관없다고 주장했다.
‘투블럭 남’으로 불리는 이 남성은 2006년생으로 운정참존교회가 위치한 경기도 파주시에 거주하고 있으며, 극우 개신교도일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실제로 서부지법폭동 사건 당일 검은색 코트를 입고 투블럭 헤어스타일을 한 남성이 주머니에서 라이터 기름을 방화를 시도하는 영상이 공개됐다. 이 영상을 공개되면서 뉴스공장의 김어준은 이 남성을 ‘투블럭 남’이라 지칭하며 주목했고, 이후 파주 자택에서 이 남성이 체포되면서 파주의 모 교회와의 연관성이 있을 수 있다는 의혹이 주류 언론에 일제히 보도됐다.
하지만, 현재까지 ‘투블럭 남’이 2006년생 10대 청년이며 파주시에 거주하고 있다는 것 외에는 운정참존교회와의 연관성이 밝혀진 것은 없는 상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