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식 당일 행사장 ‘마가’들로 북새통
이영훈, 전광훈은 인근 지역에서 집회

20일 열리는 트럼프의 대통령 취임식에 다수의 한국 정치인과 기업인들이 참석하기위해 워싱턴을 방문했다. 이 가운데에는 다수의 한국 목사들도 포함되어져 있다. 그들은 한결같이 ‘초청’받아 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전광훈 목사는 지난해 12월 자신이 ‘한국 사람 최초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초대받은 사람’임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달 16일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민간인 최초로 저와 저의 집사람을 초대했다”며 “트럼프 대통령하고 10분간 면담할 계획이다”고 주장했다. 

또다른 행사에서는 “여러분 나 우습게 보지 마요. 한국 사람 최초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초대받은 사람이야”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인 이영훈 목사도 트럼프 취임식을 위해 워싱턴을 방문했다. 순복음교회는 이영훈 목사가 오래전부터 친분이 있었던 공화당 주요인사이며 후원자인 지인의 도움으로 공식 일정에 참석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영훈 목사는 트럼프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와 트럼프 대통령의 '영적 멘토'인 폴라 화이트(Paula White) 등과의 친분이 있어 이를 통해 초대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서울특별시교회총연합회 운영위원장인 박원영 목사도 ‘초청’ 받아 참석한다고 밝혔다. 

박 목사는 “단순히 대통령 취임식 초청을 넘어 민간 외교 사절로서 국가의 위기극복에 한 획을 담당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전광훈, 이영훈, 박원영 목사(사진 좌측부터)
전광훈, 이영훈, 박원영 목사(사진 좌측부터)

하지만, 이들의 주장과는 달리 미국 대통령 취임식은 기본적으로 국내 행사이기 때문에 외국인들에 대한 ‘공식 초청’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대한민국 측 정부 공식 대표는 조현동 주미대사가 유일하다. 

다만, 이들은 미국 의회 합동취임식준비위원회(JCCIC) 위원장 이름으로 발행되어 상하원 의원들에게 배부된 티켓 22만여장을 받아서 왔을 것으로 추정된다. 통상 국회의사당 앞에서 취임식이 진행될 경우 의원들을 통해 지인과 인근 주민들에게 배정된다. 이 티켓은 100만 달러 이상을 기부하면 받을 수 있는 VIP석을 제외한 일반 티켓으로 무대를 벗어나 단상에서 100m 정도 떨어진 곳에 좌석과 입석으로 배정된다. 

한편, 이번 취임식은 워싱턴DC 지역의 추위와 경호 문제 등으로 의회 안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600여명만 참석할 수 있고, 나머지는 의회에서 약 2.5km 정도 떨어진 차이나타운 지역에 위치한 캐피탈원 아레나에서 화면을 통해 지켜봐야 한다. 이곳은 최대 2만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곳으로 NHL 하키팀인 워싱턴 캐피탈즈의 홈구장이다. 

현재 캐피탈원 아레나 지역은 각 지역에서 몰려온 소위 ‘마가’(MAGA)들로 북새통이다. 지난 주말부터 취임식을 보기위해 몰려든 트럼프 지지자들은 전날부터 행사장에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서있으며, 영하의 날씨(섭씨 -4도)에도 행사 당일에도 수천명이 새벽부터 나와 줄을 서있기도 했다. 

워싱턴 지역의 한 목회자는 “한국 목사들이 ‘초청’을 받아 이곳에 왔다면 우쭐대는 모습을 보면 한 편의 희극을 보는 듯하다”며 “이곳에 와서 대단한 일을 할 것으로 말하지만 그들은 그냥 관광이나 즐기고 지역 교회나 단체에서 강연하며 체류비용이나 버는 수준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영훈 목사는 취임식 전날인 19일 워싱턴DC 인근 알렉산드리아 소재의 워싱톤순복음제일교회에서 주일예배 설교를 했으며, 전광훈은 22일(수) 오후 2시 ‘워싱턴 애국포럼’이라는 극우 집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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