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의 동성애 포용정책 담아
인간 성격의 측면으로 간주 지시
동성애 문제에 대해 포용적 태도를 보여왔던 가톨릭 교황청이 이번에는 신학교 입학을 허용할 수 있다는 지침을 내놓았다.
교황청은 지난 10일 동성애자 남성이라도 사제를 양성하는 신학교에 입학할 수 있다는 지침을 이탈리아 주교회 웹사이트에 게시했다. 단 ‘성관계를 멀리하는 순결한 동성애자 남성’이라는 전제 조건을 달았다.
교황청은 “신학교 책임자는 사제 후보자의 성적 취향을 고려하되 그것을 인간 성격의 한 측면으로만 고려해야 한다”며 “다만, 동성애를 실천하거나 뿌리 깊은 동성애적 성향을 보이는 ‘게이 문화’를 지지하는 이탈리아 남성은 여전히 입학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지침은 바티칸에서 승인된 것으로 향후 3년간 시범적으로 운영된다고 밝혔다.
교황청은 지난 2016년 발표된 지침을 통해 ‘동성애 성향이 깊은 남성의 입학을 허용할 수 없다’고 명시했다. 하지만, 이번 지침을 통해 동성애 남성에 대한 인간적 존중과 함께 입학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열어놨다는 평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취임 이후 동성애를 포함한 성소수자(LGBTQ)에 대한 포용적 태도를 견지해왔다.
그는 2020년에는 성소수자 논쟁에서 “동성애자들도 주님의 자녀이고 한 가족에 속할 권리가 있다”며 공개적으로 동성 커플에 대한 지지 메시지를 발표했다.
또한, 2023년에는 사제들의 동성 커플 축복을 허용하면서 로마 가톨릭교회가 1300년 만에 성소수자들에 대한 진전된 공식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교황은 “사제들이 특정한 상황에서 동성 커플이나 비정상적인 커플을 축복하는 것을 허용해야 한다”며 “축복을 받는 사람들은 사전에 도덕적 완벽함을 가질 것을 요구받아서는 안된다”고 언급했다.
지난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동성애자를 비하하는 ‘프로차지네’라는 표현의 농담을 한 후 이례적으로 사과의 메시지를 내놓기도 했다.
당시 교황은 성명을 통해 “동성애 혐오적 용어로 누구를 공격하거나 자신을 표현할 의도가 없었다”며 “이런 용어 사용으로 상처를 받았을 이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교회에 오는 이들을 여전히 환영하고 있다”며 “쓸모없는 이도 없고, 남아도는 사람도 없으며, 교회는 모든 이들의 공간”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