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3일 오후 10시 30분, 윤석열 대통령은 대한민국 헌법 제77조에 규정된 조건을 무시한 채 비상계엄령을 선포했다. 대통령은 이 결정을 통해 "종북 세력과 반국가 세력을 척결하고 자유 대한민국을 수호"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으나, 이는 민주주의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위헌적 행위로 비판받고 있다. 군인들이 국회를 점거하고 국가 권력을 무력으로 장악하려 한 이 상황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사건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다행히 이 조치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만약 성공했다면 비극적인 유혈사태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크다.

이 사건은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사회적 책임과 예언자적 역할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비상계엄령의 선포와 민주주의 위기에 직면한 이때 시카고기쁨의교회 손태환 목사는 12월 8일 주일 '지진 전 이년' 이란 제목의 설교에서 한국교회의 침묵과 책임을 성찰하며, 교회의 본질적 소명을 상기시키는 메시지를 전했다. 그의 설교는 예언자적 소명에 대한 교회의 역할, 현재 한국교회의 현실, 그리고 교회가 가야 할 방향에 대해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했다.

손태환 목사는 이날 설교에서 한국의 비상계엄령 사태에 침묵하거나 이를 외면하는 것은 교회로서의 사명을 저버리는 일이라고 강하게 경고했다. 그는 "성경은 불의와 불법 앞에서 중립을 취하지 않는다"고 선언하며, 시대의 악한 권력에 맞서 하나님의 말씀을 전했던 선지자들의 역사적 역할을 강조했다.

설교 본문으로 사용된 아모스서 1장 1–2절에서, 선지자 아모스는 부패와 불의가 만연했던 여로보암 2세의 통치 시대에 하나님의 심판을 선포했다. 당시 북이스라엘은 경제적으로 번영했지만, 사회는 부정과 억압으로 병들어 있었다. 손 목사는 이를 오늘날의 한국 정치 상황에 비유하며, "우리의 현실 속에서 정의를 외치는 것은 그리스도인의 필수적 책임"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하나님의 말씀이 특정한 역사적 맥락에서 선포되었던 것처럼, 오늘날 교회 역시 시대적 현실 속에서 불의한 권력과 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목사는 설교 중 "오늘날 한국 교회는 사회에서 가장 분별력이 없는 집단으로 여겨지고 있다"며,

예배와 신앙의 형식은 지키지만 불의와 불법 앞에서 침묵하거나 오히려 동조하는 현실을 비판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주술과 미신에 의존한다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그를 축복하며 지지한 한국 교회의 주요 목회자들과 교인들에 대해 강하게 질타했다.

그는 "이들이 공공의 선에 반하고 국민의 신뢰를 저버렸기 때문에 비난받는 것"이라며, 교회가 공공의 책임을 외면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손 목사는 이러한 현실에 대해 한국 교회가 하나님 앞에 옷을 찢고 참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교회는 이웃의 아픔과 고통을 외면하고, 선지자의 사명을 저버린 죄를 고백해야 한다"며, 자신 또한 불의에 침묵했던 동조자로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을 고백했다. 그의 메시지는 단순히 교회를 비판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교회가 본질적 사명을 회복하고 다시금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 역할을 다할 것을 촉구했다.

손 목사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의 말을 인용하며, 선지자는 "다른 북소리를 듣는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선지자는 현실을 초월한 하나님의 관점에서 세상을 보고, 불의한 현실 속에서 정의와 공의를 선포한다. 아모스는 당시 사회의 부조리와 부패를 목격하며 하나님의 심판과 회복의 메시지를 들었다. 오늘날 교회 역시 이러한 예언자적 사명을 회복해야 한다는 것이 손 목사의 강조점이었다.

"불법과 불의로 가득한 사회에서 하나님의 지진 소리가 들려오게 하라. 정의가 물같이, 공의가 마르지 않는 강같이 흐르게 하라." 손 목사는 성도들에게 하나님의 정의를 이루는 삶의 실천을 촉구하며, "불의한 권력이 무너질 날을 미리 살아내는 것이 우리의 소명"이라고 선언했다.

이는 단순히 비판과 저항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정의와 공의를 실현하는 대안을 삶 속에서 구체적으로 만들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손 목사는 설교를 통해 교회가 특정 정치적 입장을 넘어서 공공의 선과 하나님의 정의를 위해 일해야 함을 강조했다. 그는 미국장로교 규례를 인용하며, 교회가 "세상에서 정의를 위해 일하도록 부름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교회가 공의를 위한 증거자가 되지 못한다면 역사의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하며, 성도들에게 현실 속에서 깨어있기를 요청했다.

손 목사는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 속에서 많은 목회자들과 그리스도인들이 이미 깨어있다고 말하며,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시국 선언에 나선 많은 목회자들과 기독교인들, 그리고 정의와 공의를 위해 기도하는 이들이 있다"며, 이러한 이들로 인해 여전히 희망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의 설교는 한국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에게 도전과 영감을 주며, 교회가 가야 할 방향을 명확히 제시했다.

손태환 목사의 설교는 단순히 비상계엄령 사태를 비판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그는 교회가 정의와 공의를 실천하는 공동체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나님의 정의는 단순히 선언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삶의 실천으로 나타나야 한다는 점을 그는 분명히 했다.

"하나님께서 보시고 싶으신 것은 일상의 실천이 없는 종교적 의식이 아니라, 정의와 공의가 거센 강물처럼 흐르는 삶의 예배입니다."

손 목사의 이 메시지는 오늘날 교회가 본질로 돌아가야 함을 강하게 요구한다. 불의한 현실에 침묵하거나 타협하는 교회는 역사의 심판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러나 불의에 맞서 정의와 공의를 외치는 교회는 하나님의 나라를 이 땅에 이루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시카고기쁨의교회 손태환 목사의 설교는 한국 사회의 위기 속에서 교회의 역할과 책임을 재조명하며, 그리스도인들에게 정의, 공의의 삶을 살 것을 요청했다. 그의 메시지는 단순한 비판을 넘어, 한국 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불의한 권력에 맞서는 용기, 그리고 정의와 공의를 이루는 실천이야말로 교회의 본질적 소명이다.

이제 한국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이러한 소명을 회복할 수 있을지, 그리고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 속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할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하나님께서 교회에 부여하신 예언자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야말로, 오늘날 한국 교회가 역사 앞에서 부끄럽지 않은 공동체로 기억될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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