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18.11.19 월 05:22
상단여백
HOME 국제/선교 안맹호의 인디언선교
당신은 '비극의 날'을 기념하고 있습니다콜럼버스의 날?…인디언이 백인을 처음 발견한 날!

1968년 애리조나 주의 나바호 인디안 보호 구역에 처음 대학이 설립되었을 때에 언론사 기자들이 총장에게 "이 대학이 다른 대학과 다른 점이 무엇입니까"라고 질문했다. 그는 "우리는 콜럼버스가 이 대륙을 발견한 것이 아니라고 가르칠 것입니다"라고 대답했다.

미국에서는 10월 둘째 월요일을 '콜럼버스 날'로 지키고 있다. 백인들은 이 날을 축제의 날로 지키고 있지만, 반대로 원주민들에게는 이 날이 땅도, 생명도 빼앗긴 역사가 시작된 '비극의 날'인 것이다. 미국 원주민들은 지금도 이 대륙을 칼럼부스가 발견하였다고 하는 것은 허위 중의 허위라고 말하면서 이 날은 차라리 '우리 인디언들이 백인을 처음 발견한 날'이라고 불러야 한다고 주장한다.

   
 
  ▲콜럼버스가 신대륙에 처음 발을 내디딘 장면을 그린 그림.  백인들은 이날을 축제의 날이라 부르지만, 원주민들에게는 '비극의 날'인 것이다.  
 
사실 북미 원주민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종족의 수, 문화, 언어에 있어서 다양하다. 1492년 콜럼버스가 대륙에 도착하던 때에 북미 대륙에는 500개의 언어 집단에 2,000만 명의 원주민이 살고 있었다고 전해지며, 그들이 각각의 언어를 가지고 있는 만큼 전통과 문화도 다양했다. 

그들은 비록 오늘과 같이 분명한 경계선을 긋고 살진 않았지만 그들의 터전에 오랫동안 살아오면서 기후와 토지 등 자연에 적응하며 행복한 생활을 해왔다. 그러나 유럽인들이 대거 이주해오면서 땅 문제로 인한 마찰이 발생하였으며, 수많은 전쟁과 강제 이주 정책 등은 이들의 삶의 리듬을 파괴했다.

현재 미국 내에 거주하는 원주민들은 250개의 언어집단에 450만의 인구로 추정되고 있지만 금세기가 시작되던 1900년도에는 총 인구가 23만으로 격감되기도 했다. 전쟁, 질병, 학살 등 '급격한 환경 변화'가 원인이다. 콜럼버스가 이 땅에 정착한 이래 400년 동안 2,000만 명의 원주민이 23만 명으로 감소하게 된 것이다.

백인들의 이주로 인해 시작된 인디언 수탈의 역사가 가장 깊은 상처를 남긴 곳을 들자면 사우스다코타 주를 언급할 수 있을 것이다. 수 인디언의 본거지인 사우스다코타 주에는 1890년 '파인리지 인디언 보호구역(Pine Ridge Indian Reservation)' 내에서 인디언 약 300명이 학살당함으로써 미국 인디언의 대미 항쟁사가 종말을 고하였던 역사적인 '운디드니'가 있는 곳이다.

운디드니 사건 100년째인 1990년 이곳 사우스다코타의 원주민 언론인인 팀 가이아고(Tim Giago)를 비롯한 몇몇 원주민 지도자들과 비원주민 사이의 '화해의 해(Year of Reconciliation)'를 선포할 것을 건의했으며, 당시 주지사였던 죠지 믹켈슨이 이를 받아들여, 이것을 '화해의 해'로 할 것이 아니라 '화해의 세기(Century of Reconciliation)'로 확대 선언하기로 하였다.

   
 
  ▲ 일부에서는 콜럼버스의 날을 인디언의 날로 바꿔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동시에 이 안건이 연방 의회에 상정되어 전 미국의 '화해의 해'로 결정됐다. 동시에 사우스다코타 주에서는 10월 둘째 월요일에 지켜지는 '콜럼버스의 날'을 '미국원주민의 날(Native American Day)'로 명칭을 바꾸기로 결정하였다.

한동안은 이 날을 커뮤니티 내부적 행사로 지켜왔던 라코타 수(Lakota Sioux) 족은 1998년 10월 처음으로 '미국 원주민의 날'을 시민 행사로 격상시켰다. 약 500명의 원주민이 전통 의상을 입고 래피드 시티의 중심가를 행진하였으며, 가두 행진이 끝난 후에 원주민 대학 강당에 모여서 함께 민속 음식을 나누는 감격스러운 날을 함께 체험했다.

이곳에 거주했던 필자도 행사에 참석하여 원주민들과 함께 대화하며 행사를 담당하는 진행자에게 "내년에는 더욱 감격적이고 성대한 행사를 하자"고 격려했다. 그런데 반드시 언급하고 싶은 사실은 놀랍게도 화해를 다짐했던 이 지역 인구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백인들, 심지어 백인 기독교인들도 이 행사에 전혀 무관심하였다는 사실이다.

미국인들이 흔히 내세우는 개척정신, 즉 프런티어 정신이라는 것도 백인 입장에서는 인내와 용기, 그리고 슬기를 의미하는 진취적인 이념이었지만, 당하는 인디언의 입장에서는 땅과 목숨을 빼앗아가는 파괴적이고 탐욕적인 정신이었으며, 서부 개척사를 뒤집으면 인디언 멸망사가 그곳에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안맹호 / 북미 원주민 선교사(Dana Ministries)

안맹호  danamiss2009@gmail.com

<저작권자 © M 뉴스앤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의견나누기(0개)
코드를 입력하세요!   
0 / 최대 3200바이트 (한글 1600자)
[운영원칙] 욕설, 반말, 인신공격, 저주 등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지 않은 글과 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올린 글은 통보 없이 삭제합니다.    [상세보기]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