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의 이름으로 권력을 보호한 자, 그 끝은 심판이다

최근 특검의 압수수색 대상에 오른 김장환 극동방송 이사장과 이영훈 순복음교회 목사는 한국 보수 개신교계를 대표하는 인물들이다. 오랫동안 정치권과의 친밀한 관계를 이어온 이들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이른바 ‘신앙 멘토’로 불려왔다. 그러나 이제 그 이름은 ‘정의와 진실을 외면한 권력형 로비 의혹’의 중심에 서 있다.

조용기 목사 빈소에서 당시 윤석열 대선 경선 후보를 둘러싸고 보수계 목사들이 안수기도를 하고 있다. ⓒ 유튜브 갈무리.
조용기 목사 빈소에서 당시 윤석열 대선 경선 후보를 둘러싸고 보수계 목사들이 안수기도를 하고 있다. ⓒ 유튜브 갈무리.

윤 전 대통령 부부는 무속 논란이 터질 때마다 개신교계 원로들과 함께하는 모습을 언론을 통해 연출해왔다. 손바닥에 ‘왕(王)’ 자를 새긴 장면으로 논란이 일었을 당시, 윤 후보가 김장환 목사가 전달한 성경을 들고 등장한 장면은 상징적이었다. 김건희 여사 역시 극동방송을 방문해 김 목사와의 수차례 만남을 강조하며 자신들의 ‘기독교적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그러나 그 만남들은 단순한 신앙적 교류가 아니었다. 특검은 윤석열 정권의 핵심부와 연결된 구명 로비의 통로로 개신교 원로들이 활용되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른바 ‘윤핵관’ 인사들과 군 사법라인, 그리고 보수 개신교 지도자들이 함께 움직인 정황은 교회의 세속화가 어디까지 왔는지를 보여준다.

이는 단지 특정 목회자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교회 전체가 세상 권력과 손잡고 영향력을 키우는 데 몰두하는 동안 그 본래의 사명과 영적 권위는 땅에 떨어졌다. 성경은 이렇게 경고한다:

“또다시 악마는 예수를 매우 높은 산으로 데리고 가서, 세상의 모든 나라와 그 영광을 보여주고 말하였다. ‘네가 나에게 엎드려서 절을 하면, 이 모든 것을 네게 주겠다.’ 그 때에 예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사탄아, 물러가라. 성경에 기록하기를 주 너의 하나님께 경배하고, 그분만을 섬겨라 하였다.’” (마태복음 4:8–10, 새번역)

예수께서는 권력과 영광을 미끼로 삼은 사탄의 유혹을 단호히 거절하셨다. 그러나 오늘날 한국교회의 일부 지도자들은 그 유혹 앞에 무릎을 꿇었다. 권력 앞에 절한 대가로 그들은 더 넓은 방송망과 정치적 영향력을 얻었지만 대신 복음의 본질은 훼손되고 예수의 이름은 정쟁의 도구로 전락했다.

이제 교회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하나님만을 섬길 것인가 아니면 권력과 거래하며 거짓된 교권을 유지할 것인가. 지금의 특검 수사는 단지 몇몇 인사의 비리를 밝히는 수준이 아니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한국교회에 주시는 준엄한 경고일 수 있다.

바벨론의 느부갓네살 왕조차도 하나님의 심판 도구로 사용되었듯 지금 드러나는 윤석열–김건희 부부와 보수 개신교계의 연결고리는 하나님께서 부패한 종교 권력을 드러내시는 섭리일 수 있다. 회개없이 이 위기를 넘어설 수 없다.

이제 교회는 다시 광야로 돌아가야 한다. 높은 산에서 세상의 영광을 바라보며 무릎 꿇은 자들이 아니라 아무것도 없는 광야에서 오직 하나님의 말씀으로 살아가는 참 제자들이 이 시대의 교회를 다시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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