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훈(좌)와 김장환(우) 목사
이영훈(좌)와 김장환(우) 목사

해병대 채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구명 로비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한국 보수 개신교의 대표 인사들이 특검 수사선상에 올랐다. 

MBC 등 한국 주요 언론들은 이명현 특별검사팀은 지난 18일 극동방송 이사장 김장환 목사와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의 자택과 사무실 등 복수의 장소를 동시 압수수색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압수수색은 2023년 7월 채상병이 순직한 이후, 사건 책임자로 지목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군 수사에서 갑작스럽게 빠지게 된 경위에 대한 특검 수사의 일환이다. 특검은 임 전 사단장이 기독교계 원로들과 접촉한 정황을 확보하고, 구체적인 로비 시도 및 대통령실과의 연계 가능성을 조사 중이다.

김장환 목사는 보수 개신교계의 상징적 인물로, 대통령 조찬기도회를 주도하며 정·관계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이영훈 목사 역시 한국 최대 교회 중 하나인 여의도순복음교회의 담임목사로, 문재인 정부에 이어 윤석열 정부와도 교류를 이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검팀 관계자는 “대통령실과의 접점이 구체적으로 확인되는 중”이라며 “이들이 임 전 사단장의 변호 및 명예회복을 위한 인적 연결 창구 역할을 했는지 집중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수 기독교계가 한 장병의 죽음을 ‘막후 권력의 거래’로 덮으려 한 정황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그 파장은 한국 사회를 넘어 전 세계 한인 디아스포라 교회에도 큰 충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수사는 단지 두 목사의 법적 책임 여부를 넘어, 한국교회가 여전히 권력 중심적 정치 개입을 끊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으로 이어진다. 교회가 공의와 생명의 편이 아니라 권력과 체면의 편에 선다면, 이는 복음의 본질을 훼손하는 일이라는 지적이 교계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한 교계 평론가는 “교회가 권력에 기대어 사회적 영향력을 확보하려는 순간, 오히려 교회의 도덕성은 무너진다”며 “채상병의 죽음 앞에서 그리스도인이 취해야 할 태도는 침묵이 아니라 회개와 연대”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여의도순복음교회와 극동방송 측은 압수수색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반면 일부 여당 관계자들은 “정치적 수사”라며 특검을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채 상병의 유족과 시민사회는 “이번 수사는 단지 한 개인의 사법 처리 문제가 아니라, 한국 사회의 공정성과 정의를 묻는 일”이라며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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