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열의 현실 속에서도… 한인 연합감리교회, ‘다시 그리스도의 몸’으로 서다

미연합감리교회 한인총회가 뉴저지 이스트 브룬스윅 갈보리한인연합감리교회에서 열리고 있다. ‘다시, 그리스도의 몸: 돌아봄·돌봄·하나됨’을 주제로 열린 이번 총회에는 미 전역의 178개 교회가 참여해, 교단 분열의 현실 속에서도 신앙 공동체의 정체성과 선교 사명을 재확인했다.

미연합감리교회 한인총회가 9월 29일부터 10월 2일까지 뉴저지 이스트 브룬스윅의 갈보리한인연합감리교회(담임 문정웅 목사)에서 열렸다. 올해 총회는 “다시, 그리스도의 몸 / 돌아봄. 돌봄. 하나됨”을 주제로, 고린도전서 12장 27절 말씀을 주제 성구로 삼았다.

이번 총회는 미국 내 교단의 대규모 이탈과 분열이라는 현실 속에서 열려, 신앙 공동체로서의 정체성과 사명을 재확인하는 의미 깊은 자리가 되었다. 미국 전역의 178개 교회가 참여했으며, 예배와 토의, 선교 보고와 교제를 통해 한인 감리교회의 회복과 연합을 모색했다.

2019년 이후 팬데믹과 교단 분리 이슈로 중단되었던 한인총회가 4년 만에 완전한 대면 형태로 재개되었다. 이번 총회는  2023 ‘특별총회’라 불렸던 비상기를 지나, 본격적인 회복과 재건의 출발점으로 평가된다.

총회 참석자들은 “교단의 어려움 속에서도 다시 모여야 한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모였다. 팬데믹 이후 침체된 교회 현실과 교단 분열의 상처를 넘어, 다시 하나로 세워지는 교회를 향한 열망이 총회 전반을 이끌었다.

탄자니아에서 13년째 사역 중인 김영선 선교사가 미연합감리교회 한인총회 개회예배에서 ‘돌아보니 은혜였습니다’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하고 있다. 그는 한국 선교 140주년을 맞아 미주 한인교회의 선교 후원 결단을 ‘성령의 역사이자 은혜의 유산을 잇는 신앙의 응답’이라 강조했다.
탄자니아에서 13년째 사역 중인 김영선 선교사가 미연합감리교회 한인총회 개회예배에서 ‘돌아보니 은혜였습니다’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하고 있다. 그는 한국 선교 140주년을 맞아 미주 한인교회의 선교 후원 결단을 ‘성령의 역사이자 은혜의 유산을 잇는 신앙의 응답’이라 강조했다.

개회예배 설교는 탄자니아에서 13년간 사역 중인 김영선 선교사가 맡았다.

'돌아보니 은혜였습니다' 라는 설교에서 김 선교사는 한국 선교 140주년을 맞아 미주 한인교회가 ‘140명의 선교사 후원’을 결단한 것을 언급하며, “이는 교회의 생명력이 여전히 살아 있음을 보여주는 성령의 역사이며, 초기 선교사들의 헌신에 대한 응답”이라고 전했다.  

또 “아펜젤러를 비롯한 초기 선교사들의 희생이 오늘 우리를 있게 했다”며, “이제 우리도 그 은혜의 유산을 이어가야 한다”고 권면했다.

개회예배 후 이어진 ‘140개 선교후원자 협약식’은 이번 총회의 가장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작년 LA 한인총회에서 한국 선교 140주년을 맞아 연합감리교회 세계선교부에 속한 장기 선교교사 140명 한인공동체가 후원하기로 약정 했음을 소개하고, 지난 1년간 그 약정이 어떻게 진행되고 지켜왔는지를 보고했다.  

세계선교부 주디 정 목사는 “후원은 재정 지원이 뿐아니라 기도와 동행의 약속”이라며, 선교 현장에서 일어나는 실제 변화들을 소개했다.  “깨끗한 물이 공급되고, 농업 기술과 여성 직업훈련이 이루어지는 그 현장 속에 교회의 손길이 있다”고 말했다. 또 본부 선교사 김은하 목사는 “팬데믹 이후 교회 출석과 재정이 감소했지만, 오히려 한인 연합감리교회가 선교를 교단의 핵심 사명으로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덧붙였다.

정희수 감독, 도티 에스코베도-프랭크 감독, 신띠아 무어-코이코이 감독이 미연합감리교회 한인총회 성만찬을 공동 집례하고 있다. 세 감독은 분열의 아픔을 넘어 ‘다시, 그리스도의 몸’으로 서기를 소망하며, 이번 성찬이 교회의 연합과 회복을 향한 새로운 출발점이 되기를 당부했다.
정희수 감독, 도티 에스코베도-프랭크 감독, 신띠아 무어-코이코이 감독이 미연합감리교회 한인총회 성만찬을 공동 집례하고 있다. 세 감독은 분열의 아픔을 넘어 ‘다시, 그리스도의 몸’으로 서기를 소망하며, 이번 성찬이 교회의 연합과 회복을 향한 새로운 출발점이 되기를 당부했다.

총회의 성만찬은 정희수 감독, 도티 에스코베도-프랭크 감독, 신띠아 무어-코이코이 감독이 공동 집례했다.

세 감독은 성만찬 전후 메시지를 통해, 교단이 겪은 분열의 아픔을 언급하면서도 “다시, 그리스도의 몸”이라는 총회 주제 아래 격려와 단합을 호소했다. “이 성찬이 과거의 회한을 넘어서, 교회가 다시 하나로 서는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성찬의 메세지를 전했다. 

총회 기간 동안 진행된 주제 강의에서 안일섭 교수(노스팍 칼리지)는 ‘공공교회(Public Church)’의 개념을 중심으로 감리교의 정체성을 재조명했다.

그는 “오늘날 교회가 ‘우리 교회’라는 사적 공간에 갇혀 사회적 책임을 잃었다”며,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동시에 실천하는 공공성을 회복해야 교회가 건강하게 설 수 있다”고 강의했다.

안 교수는 웨슬리 신학의 핵심이 “개인구원과 사회구원의 균형”임을 상기시키며, “교회가 거룩성을 내세워 세상과 단절하는 순간, 복음은 생명력을 잃는다”고 지적했다. 즉 교회의 본질과 사회적 사명을 강조했다.

이번 총회에서는 ‘참여 구조의 변화’가 뚜렷이 드러났다. 과거 한인교회 중심으로 진행되던 총회는 이제 네 개의 그룹 한인교회, 여성목회자회, LEXUS(2세 목회자 그룹), 타인종목회자회 가 설교와 통역, 차량운행등 여러분야에서 적극 참여하는 형태로 발전했다.

도상원 감리사는 "우리의 힘을 해체할 때 성령의 힘이 일한다. 갈등의 시대, 교회는 겸손과 인내로 공공선을 세워야 한다.”고 설교했다.
도상원 감리사는 "우리의 힘을 해체할 때 성령의 힘이 일한다. 갈등의 시대, 교회는 겸손과 인내로 공공선을 세워야 한다.”고 설교했다.

둘째 날 저녁예배에서는 넥서스 소속 2세 목회자가 캔 서가 그리스도의 몸을 치유하기 '겸손' 과 '사과' 그리고 '하나됨'에 대해 말헀고  위한 설교를 맡았으며, 셋째 날에는 도상원 목사(감리사)가 '우리는 화평이신지라' 제목으로 메시지를 전했다. 이처럼 세대와 배경을 넘는 다양한 주체들의 참여는 ‘그리스도의 몸’으로서의 교회를 실질적으로 구현하는 모습이었다.

또한 찬양인도는 동북부 지역 목회자들의 연합찬양팀이 인도를 했고, 한인총회에 참석한 각 지역 목회자들의 연합 성가대도(지휘:오치용목사) 이틀에 걸쳐 아름답고 풍성한 은혜의 찬양으로 총회 분위기를 더욱 뜨겁게 했다. 참가자들은 "총회가 행정 회의가 아니라 은혜와 기쁨의 예배로 가득했다"며 "진정한 하나됨의 총회였다"라고 입을 모았다"     

현재 미연합감리교회 내에서 한인 공동체는 특별한 위상을 가지고 있다. 교단 내에서 다른 아시아계 그룹들은 "Asian Language Plan"으로 묶여져 있는 반면, 한인공동체를 위한 선교는 "Korean Ministry Plan(한인목회강화협의회)"로 독립되어 있다. 이는 한인공동체가 교단 내에서 차지하는 영적, 선교적 비중과 영향력을 보여주는 상징적 구조라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총회에는 동부와 중부와 서부에서 세 명의 감독이 참석하여, 격려와 기도, 성찬 집례 등 거의 모든 순서에 참여했다. 이는 교단 탈퇴 이후 한인공동체가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를 깨고, 한인총회의 영적, 구조적 중요성과 영향력이 얼마나 중대한지를 보여주는 모습이기도 했다 

또 총회에서는 산타클라라연합감리교회의 권혁인 목사가 새 회장으로 선출되었다. 권목사는  부회장으로서 오랜 기간 한인총회 운영에 헌신해 왔으며, 교단 내외의 경험과 균형감 있는 리더십으로 신뢰를 받고 있다. 참석자들은 “총회를 사랑하고 교단의 연합과 선교를 함께 이끌어갈 적임자”라며 기대를 모았다.

총회는 첫날, 세대와 지역, 직분을 초월한 축복의 시간도 있었다. 은퇴 목회자와 새 안수자들이 함께 축복을 나누며, 교회의 세대적 계승과 영적 유산의 지속을 다짐했다.

‘돌아봄’은 은혜의 기억을 회복하는 일이며, ‘돌봄’은 공동체의 상처를 치유하는 사역, ‘하나됨’은 다양성을 은사로 받아들이는 연합의 정체성이다. 이 세 가지 주제는 총회의 모든 프로그램을 관통하며, 분열과 상처를 넘어 회복으로 나아가는 신앙의 로드맵을 제시했다.

2025년 미연합감리교회 한인총회는 교단의 어려움 속에서도 선교와 연합의 사명을 다시 붙잡은 ‘회복의 총회’로 기록될 것이다.

개회 설교에서 선포된 "돌아보니 은혜였습니다"라는 메세지를 시작으로, 140명의 선교사 후원 협약의 이행 지속성, 세 명의 다른 인종 감독이 집례한 성찬, 그리고 세대와 그룹을 넘어서 아름답고 풍성하게 연합한 모습은 모두에게 '다시,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는 것이 본질이고 힘이라는 것을 실천적으로 보여주었다. "140개 선교후원 협약식, 세 감독이 함께한 성만찬, 그리고 세대와 그룹을 넘어선 연합의 모습은 모두 ‘다시’라는 주제를 실천적으로 보여주었다.

도티 에스코베도-프랭크 감독이 성만찬을 집례하고 있다.

 총회 실무를 맡는 조선형 총무(시카고한인제일연합감리교회)는 "이번 총회는 주제처럼 '다시, 그리스도의 몸'이 한인공동체 내에서 그리고 교회와 교단 안에서 아름답게 다시 세워지는 모습을 연상케 했습니다. 겸손히 서로를 존중하며 은사대로 섬기며 함께 만든 총회였고, 여러 어려움과 위기감 속에서도 우리 한인 공동체가 건강한 그리스도의 몸으로 새로워지기 위한 기대와 설렘으로 채워지는 시간이 되었다는 것이 가장 큰 열매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언제나 그렇듯, 우리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하나님이 다 하셨습니다."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미주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