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명진·노혜영 선교사 부부의 10년간 의료선교 이야기
하나님과의 약속, 은퇴 후 선교지로
하명진 선교사는 고등학생 시절 “의대에 합격시켜 주신다면 평생 의사로 살며, 은퇴 후 도움이 필요한 곳으로 가겠다”는 서원을 드렸다. 그 약속은 65세 은퇴 후 현실이 되었다. 아내이자 동역자인 노혜영 선교사와 함께 아이티로 향한 그는, 쓰레기 더미 위에 집을 짓고 하루하루를 버텨내던 사람들 곁에서 진료하며 약을 나누고, 함께 울고 웃는 의료선교의 길을 걸었다.
지진, 빈곤, 그리고 갱단의 총성
아이티는 지진 이후 심각한 빈곤과 위생 문제로 고통받고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상황은 더 악화됐다. 대통령 암살 이후 갱단이 나라를 장악하면서 총격전이 일상이 되었고, 선교사 부부의 집 마당에도 총알이 떨어졌다.
“아이티에선 매일 총성이 들렸습니다. 그래도 남아있었습니다.”
하 선교사의 고백은 단순한 책임감을 넘어, 소명을 끝까지 감당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 그는 “의사가 없으면 죽는 사람들이 있었다. 누군가는 남아야 했다”고 말했다.
떠날 수밖에 없었던 마지막 순간
그러나 미국 대사관과 가족, 지인들의 강한 권유 끝에 부부는 결국 아이티를 떠나 뉴욕으로 돌아와야 했다. 하지만 그들의 마음은 여전히 아이티에 머물러 있으며, 재입국과 회복을 위해 지금도 매일 기도하고 있다.
“약속은 지켰지만, 마음은 아직 그곳에 있습니다.”
이번 사역은 결코 혼자가 아니라 아내 노혜영 선교사의 헌신과 동역으로 가능했다. 두 사람은 뉴욕 플러싱에서 병원을 운영하던 시절에도 무료 또는 저가 진료를 실천했고, 그 흐름이 자연스럽게 아이티 의료선교로 이어졌다.
박정훈 PD / Korean America Voice는 이민 1세대의 신앙과 삶을 기록하고, 한영 자막을 통해 세대 간 소통을 이어가는 유튜브 채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