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선 목사(미주복음방송), 미주 교계 구조적 위기 진단

팬데믹 기간, 기반이 취약한 개척교회를 비롯 중소형 교회들은 타격을 입고, 회복의 기회조차 갖지 못한 채 문을 닫는 사례가 속출했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교회 생태계를 복원하려는 연대의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미주복음방송> 대표 이영선 목사는 지난 10일 LA 아름다운교회 설교에서 이 문제를 진단하며 “이제는 교회가 서로 협력하지 않고는 미래가 없다”고 단언했다.

이 목사는 팬데믹 종료 이후 교계의 변화를 통계로 설명했다. 2024년 이후 교회는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으나 상황은 녹록치 않다. 교회 전체 출석률은 약 30% 감소했고 특히 30~40대 청년층과 싱글 여성의 이탈이 두드러졌다. 이는 단순한 출석 문제를 넘어 교회의 지속 가능성과 직결되는 심각한 징후라는 것이다.

그는 주류 교계의 조사 결과를 인용하며 “앞으로 10년 안에 300명 이하 교회는 미래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를 한인 교회 현실에 대입하면, 200명 이하 교회는 세대별 프로그램을 자체적으로 유지하기 어려워 결국 생존의 벽에 부딪히게 된다는 분석이다.

“젊은 부모들은 더 이상 개인적 관계 때문에 교회를 선택하지 않습니다. 자녀 신앙교육을 책임질 수 있는 교회를 찾아 이동합니다. 교회가 세대를 아우르는 교육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다면 자연스럽게 외면받게 됩니다.”

이 목사는 위기 진단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그는 최근 선한청지기교회 송병주 목사, 프리스티지대학교 이상명 총장 등과 함께 ‘동행과 상생’이라는 연대 운동을 시작했다.

운동의 핵심은 주일학교 회복에 있다. 미주 한인교회의 80%가 이미 주일학교를 잃은 현실 속에서 더 이상 사역자 중심의 해법은 불가능하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평신도를 재교육해 교사와 교육 디렉터로 세우고 현장에 투입하는 방식이다.

특히 프리스티지대학교와 미주복음방송이 협력해 개설한 교육 디렉터 양성과정은 한 학기 집중 훈련 후 수료증을 발급하며, 즉시 현장 투입이 가능한 구조다. 단순히 프로그램을 보완하는 차원을 넘어 교회 생태계 전반의 인력 기반을 재구성하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교회가 교회를 돕는 구조로”

연대 운동의 핵심 정신은 개교회주의를 넘어 교회가 교회를 돕는 구조를 회복하는 데 있다.

송병주 목사는 “작은 교회를 살려야 한국교회가 산다”며, 교회 간 경쟁이 아닌 협력으로의 전환을 강조했다. 이영선 목사 역시 “200명 이하 교회는 단독으로 모든 프로그램을 감당하기 어렵다. 함께 하지 않으면 모두가 무너진다”고 경고했다.

“교회는 더 이상 독립적 섬처럼 존재할 수 없습니다. 중대형 교회가 단순 후원자가 아니라 생태계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참여할 때, 비로소 건강한 순환이 가능합니다.”

이 운동에는 송병주 목사, 이상명 총장, 이영선 사장을 비롯해 미주 지역 신학자와 교육 전문가들이 뜻을 모았다. 교회 생태계 복원을 위해 교계 차원의 공동 책임을 실현하려는 것이다.

이영선 목사는 또 다른 관건으로 세대 간 단절의 극복을 꼽았다. 그는 말라기 4장 5~6절을 인용해 “부모의 마음이 자녀에게, 자녀의 마음이 부모에게로 돌이키는 쌍방향 소통이 교회의 미래”라고 강조했다.

특히 시니어 세대가 먼저 다음 세대를 향해 다가가야 한다며, “사랑은 내리사랑입니다. 시니어들이 먼저 손을 내밀어야 교회의 세대 단절은 회복됩니다”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그는 예배와 교육에서 세대별 분절을 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주류 교회에서 확산되는 ‘전 교인 통합 성경 프로그램’을 예로 들며, 동일한 본문으로 전 세대가 함께 배우고 나누는 방식이 세대 간 장벽을 허무는 효과적 도구가 될 수 있다고 제시했다.

이번 메시지는 특정 교회를 향한 권면이 아니라, 미주 한인 교회 전체가 직면한 구조적 위기를 짚어낸 종합 보고서에 가까웠다. 동시에 ‘동행과 상생’ 운동을 통해 제시된 해법은 단순한 이상론이 아닌, 실제 현장에서 실행 가능한 실천적 모델이었다.

앞으로 이 연대가 교계 전반에 어떤 변화를 이끌어낼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각자도생의 길을 택한다면 교회의 미래는 어둡다는 점이다.

이영선 목사의 진단과 제안은 지금 미주 교계에 분명한 선택을 요구한다.

“작은 교회가 무너지면, 결국 큰 교회도 무너집니다. 이제는 함께 살길을 찾아야 합니다.”

‘동행과 상생’ 운동이 구호를 넘어 실제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미주 교계의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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