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의 팬데믹과 사회적 위기는 한국교회 생태계에 깊은 균열을 남겼다. 예배와 재정 기반이 취약한 개척교회와 작은 교회들은 가장 먼저 타격을 입었고, 회복의 기회조차 갖지 못한 채 문을 닫는 사례가 잇따랐다.

이 같은 위기 속에서 작은 교회의 존재와 역할을 재조명하고 교회 생태계를 복원하려는 연대 운동이 시작됐다. ‘동행과 상생’이다.  

운동의 실무 책임을 맡고 있는 선한청지기교회 송병주 목사는 “작은 교회가 무너지면 그 여파는 150명, 200명, 300명 규모의 교회까지 미친다”며 “작은 교회는 불신자들이 처음 복음을 접하는 공간이자 신앙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동행, 생태계 회복 운동

송병주 목사는 “작은 교회를 살려야 한국교회가 산다”며 교회 간 동행과 상생을 강조했다.
송병주 목사는 “작은 교회를 살려야 한국교회가 산다”며 교회 간 동행과 상생을 강조했다.

송 목사는 ‘동행과 상생’을 단순한 후원 프로젝트가 아닌 한국교회 생태계 회복 운동으로 정의한다.

“작은 교회를 돕는 일은 한국교회의 미래를 지키는 일입니다. 우리는 일방적 후원자가 아니라 함께 걷는 동행자가 돼야 합니다.”

운동의 첫 번째 목표는 교육 사역 회복이다. 팬데믹 이후 많은 작은 교회에서 주일학교·유치부·중고등부가 사실상 붕괴됐으며, 교육 사역자를 구하기조차 어려운 현실이 지속됐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운동은 프리스티지대학교(전 미주장신), 미주복음방송 등과 협력해 교육 디렉터 양성과정을 개설했다. 한 학기 과정으로 운영되며 수료 후 공신력 있는 수료증이 발급되고 현장 사역자로 바로 활동할 수 있다.

교육 디렉터뿐 아니라 부장집사와 평신도 교사들도 함께 훈련에 참여하도록 독려해, 교회 전체가 교육 사역 회복에 동참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송 목사는 “많은 개척교회 목회자들이 지역사회 안에서 단절된 채 홀로 사역하며 번아웃에 빠져 있다”며 “운동은 목회자들에게 공동체적 연대를 제공하는 데도 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 운동에는 미주복음방송 이영선 사장, 캘리포니아 프리스티지 대학 이상명 총장, 강정자·김용환·주혜영·고종필·권상길·이세용 교수 등 신학자와 현장 전문가들이 의지를 가지고 참여하고 있다.

사진은 송병주 목사가 공동대표로 있는 미주코스타에서 환영인사을 하고있다.
사진은 송병주 목사가 공동대표로 있는 미주코스타 대회에서 환영인사을 하고있는 장면이다.

특히 송목사가 담임으로 있는 선한청지기교회는 2세 교육 시스템이 잘 정비된 교회로 알려져 있으며, 2세 사역자들이 배우고(일하고) 싶은 교회로도 평가받는다. 송 목사가 이 운동의 실무를 책임지고 있는 점은 운동의 신뢰성과 실행력을 높이는 중요한 기반이 되고 있다.

영어권·차세대까지 확장

현재 프로그램은 한어권(KM)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영어권(EM) 트랙도 개설될 예정이다. 영어권 교회들 역시 어린이·청소년 사역 인력 부족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송 목사는 캠퍼스 선교단체와 협력해 대학생 헌신자들을 훈련해 교회로 파송하고, 사역비와 매칭 펀드를 지원하며 장기적으로 사역으로 연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운동의 저변에는 한국교회의 뿌리 깊은 개교회주의에 대한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일찍 손봉호 장로는 “한국교회의 가장 무서운 우상은 개교회 중심이라는 우상”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송목사는 "교회가 교회를 돕는 구조를 회복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목사는 "교회가 교회를 돕는 구조를 회복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목사는 “교회를 경쟁 대상으로 인식하는 현실에서 ‘동행과 상생’은 교회 간 협력과 상생을 통해 생태계를 복원하려는 새로운 방향”이라고 설명하며 “중대형 교회가 단순 후원자가 아니라 책임 있는 생태계의 일원으로 참여해야 합니다. 교회가 교회를 돕는 구조를 회복하고, 경쟁이 아닌 협력으로 나아가야 한국교회가 삽니다.”라고 강조했다.

송 목사는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한 작은 교회 목회자의 고백을 전했다. “아직 우리는 살아 있습니다. 스틸, 리바이벌(Still, Revival)을 꿈꿉니다.”

그의 말처럼 지금 한인교회는 함께 살아갈 것인지, 각자도생할 것인지의 기로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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