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 맥키-밀러, “교회는 아이들을 위한 제3의 공간이 되어야 한다”

현대 사회에서 점점 고립되고 있는 아동·청소년 세대에게 교회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미국의 교육자 브리 맥키-밀러(Bree McKee-Miller)는 최근 발표한 글 「Why Children Need Church」에서 “교회는 아이들을 위한 제3의 공간(third space)이 되어야 하며, 그들의 소속감과 목적의식을 형성하는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팬데믹 이후 외로움은 단순한 감정을 넘어선 사회적 질병으로 부상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23년 외로움을 “전 세계적인 공중 보건 위기”로 공식 선언했으며, 특히 Z세대 청소년들은 역사상 가장 외롭고 우울한 세대라는 연구 결과도 발표됐다.

맥키-밀러는 이 문제의 원인을 소셜미디어보다는 “제3의 공간 부족”에서 찾는다. 제3의 공간이란 가정(제1공간), 학교나 직장(제2공간) 외에 사람들이 자유롭게 모이고 교류할 수 있는 장소를 의미한다. 이러한 공간의 축소는 공동체성 붕괴로 이어지고 있으며, 특히 아이들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녀는 “교회는 단지 신앙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장소가 아니라, 그 자체가 신앙 교육 프로그램”이라며, 아이들이 교회에서 무엇을 배우는가보다 누구를 만나는가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아이들은 교리보다도 어른들의 태도와 말, 눈빛을 더 오래 기억하며, 그 안에서 삶의 모델을 찾는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우리가 어떻게 존재하는지를 관찰하면서 스스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배우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아이들은 우리를 통해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공동체 속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를 판단합니다.”

그녀는 아이들이 소속감을 경험하기 위해서는 어른들이 먼저 그들을 이름으로 부르고, 이야기를 들어주며, 관심을 표현해야 한다고 말한다. 반면 행동을 통제하거나 규범을 강조하는 방식은 아이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신앙 교육의 목적은 단순한 정보 전달이나 규칙 숙지가 아니라, 하나님 나라를 이 땅에서 실현하는 가치관과 실천력을 기르는 데 있다. 맥키-밀러는 “아이들의 고유한 은사와 세상의 아픔을 연결시켜줄 수 있다면, 그들은 그 안에서 삶의 목적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녀는 또한 “아이들은 교회의 미래가 아니라 현재”라고 강조한다. 그들의 목소리, 통찰, 감정, 경험은 지금 이 순간 교회에 필요한 자산이며, 이를 무시하는 것은 곧 그들이 소속되지 않았다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아이들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된 존재입니다. 그들은 세상이 말하는 틀에 맞춰야 할 존재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 소중하고 존귀한 존재입니다. 교회는 그 진리를 알려줄 수 있는 가장 좋은 공간입니다.”

맥키-밀러는 글을 마치며 “아이들도 교회이며, 동시에 우리에게 ‘어떻게 존재해야 하는가’를 가르쳐주는 신앙 형성의 거울”이라며, “우리는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동시에 그들로부터 배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참고자료

Bree McKee-Miller, “Why Children Need Church,” 2025

WHO, The Guardian (2023)

Springtide Research Institute, The State of Religion & Young People: Mental Health (2022)

University of Michigan, Mott Children’s Hospital Poll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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