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직을 나의 가야 할 길로 확신한 건 신학과 학부 2학년, 스물한 살 때다. 종교 배경이 없는 가정에서 자란 나는 목사의 삶을 잘 모른 채 신학교에 입학했다. 목사의 종교적 역할은 막연하게 알았지만 목사직이 교회와 사회 안에서 어떻게 유지되는지는 알지 못했다.신학교 첫 학기가 시작하자마자 나는 움츠러들었다. 각 교단과 지역에 따라서 신학생들은 무리를 지었다. 강의실에서 어느 교수님은 1학년 학생에게 아버지의 근황을 묻기도 했다. 다들 서로를 잘 알고 있는 듯 보였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그들이 공유하는 언어에 참여하지 못하는 내
시몬 드 보부아르(Simone de Beauvoir)가 ‘제 2의 성(Le Deuxième Sexe)’을 출판한 것은 1949년이다. 이 해는 프랑스에서 여성참정권이 시행된지 5년이 지난 뒤였다. 여기서 보부아르는 “여성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그 유명한 명제를 남겼다. 18세기 말 프량스 혁명기에 프랑스와 영국에서 꿈틀대던 페미니즘이 ‘제 2의 성’에 와서 묵직한 논쟁을 사회에 던져 주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20년 뒤 68혁명기에 보부아르는 이론가에서 페미니즘 실천가로 활동을 시작한다.기독교 여성신학의을
“이슬람교 스승들은 하느님께서 빈자에 대한 환대를 명하신다고 말하며, 이슬람교 국가들에서는 지금도 빈자에 대한 환대가 행해지고 있다. 하지만 그리스도교 국가들에서는 환대의 의무가 가르쳐지지도 수행되지도 않고 있다.”-피터 모린-나는 피터 모린을 좋아한다. 그러나 나는 어느 인간도 영원한 나의 스승으로 삼거나 생각하지 않는다.인간은 완벽하지 않다. 인간은 언제든 넘어질 수 있는 존재들이다. 그래서 나는 좋아하지만 누구를 나의 스승으로, 그것도 영원한 스승으로 삼지 않는다. 또한 인간이 옳을 수 있는 것 역시 일정한 시공간 안에서이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두고 야당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반대 여론이 활발한 가운데, 개신교계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7월 첫 주일인 2일 오후(한국 시간)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 대사관 앞에선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 투기 반대 기도회’가 열렸고, 3일 오전엔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원불교 환경연대·천주교 창조보전 연대·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생명문화위원회 등 4대 종단 시민사회기구가 역시 주한일본 대사관 앞에서 진행됐다. 4대 종단 사회기구들은 “오염수 방류는 모든 생명의 원천인 바다에 쓰레기를 투기하는 행위이며,
1852년 독립기념일에 뉴욕의 로체스터에서 ‘흑인노예들에게 7월 4일이 무슨 의미인가?’라는 제목의 연설이 있었다.7월 4일은 당신들의 날이지, 저의 날이 아닙니다. 당신들은 큰 기쁨을 느끼겠지만, 저는 애도를 해야만 합니다. 사람을 족쇄에 채워 찬란히 빛나는 자유의 전당에 끌고와 당신들과 함께 기쁨의 노래를 부르라고 하는 것은 그 사람을 비인간적으로 조롱하고 신을 모욕하는 역설적인 일입니다.24년 뒤인 1876년 4월 14일, 링컨 대통령이 암살된 지 11년 후 워싱턴 시에서 링컨을 기념하는 조각 봉헌식이 있었다. 그곳에 초대된
이승만(평양 성화신학교에서 공부, 훗날 미국장로교PCUSA총회장을 지냄)의 가족들이 그렇게 망연자실 앉아 있었던 것은 아버지 이태석 목사 역시 얼마전 인민군에게 학살당했기 때문이었다. 이승만의 모든 가족들이 실성한 듯이 이태석 목사의 시신을 찾아 다니다가 50여구의 시신이 뒤엉켜 있는 야산에서 이목사의 시신을 발견하고 장례 절차를 논의하고 있던 중에 내가 방문한 것이었다.이승만은 내(박대위) 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었다며 오히려 나를 위로했다. 형님의 아버님도 순교하셨다지요? 나는 순간 뜨끔했지만 내색은 하지 않았다. 이승만은 이태석
얼마 전 자살에 관한 한 목사님의 글을 읽었다. 고인이 자살을 했기 때문에 자신이 장례식을 집례했다는 내용의 글이었다. 글에서 그분은 삼손에 관한 이야기를 언급하면서 자살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것은 촉구했다. 삼손의 행위도 자살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자살에 대한 그분의 입장은 단호하지는 못했다. 물론 나는 이해한다. 제도권에서는 무엇이든 모호한 태도를 취해야 한다. 조금이라도 단호한 태도를 취했다가는 교리와 법의 잣대에 의해 무참하게 징계를 받게 되기 때문이다. 또 기존의 입장에 동조하는 교인들 역시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그들이
목사가 이중직을 하려는 동기가 어떠냐 하는 것이 찬반을 가르는 관건이 될 것입니다: 자비량(自備糧)을 해서라도 주님의 복음과 주님의 교회를 위해 부름받은 소명을 이루겠다고 하는 동기로 불가불 이중직을 선택하려는 것인가? 아니면 다른 어떤 동기나 목적으로 [그것이 물질적인 유여함을 추구하는 것이든 정서적인 만족감이나 사회적인 인지도를 고양하는 것이든] 이중직을 붙들고 놓지 않으려는 것인가?만일 후자에 속하는 목회자라면 세간의 비판 이전에 이미 자신이 스스로 “온전한”(holistic) 헌신을 하고 있지 않은 것에 대해 자책감이나 자격
훈훈하고 신선한 소식이 뒤늦게 알려졌다.지난 6월 프랑스 비시에서 개최된 발달장애인들의 세계 체전에서 한국의 전조셉군이 태권도 부분에서 은메달을 따는 쾌거를 이루었다.매4년마다 열리는 지적발달 장애인 전세계 엘리트 체전인 Virtus Global Games 에서 아틀란타 동남부장애인체육회에 소속된 천죠셉군이 태권도 미국 국가대표팀의 일원으로 출전하여 P22(다운증후군) 부분에서 결승까지 진출하는 투혼을 보였다.지적발달 장애가 있는 선수들의 경기이지만 엘리트를 지향하는 전세계 최대의 대회인 만큼 다양한 종목에 상당한 경기력과 경쟁력을
“성 제니스, 제니에스, 제네스 등은 지역의 수호신들이다. 갑자기 그리스도교인이 된 사람들에게 그들이 살던 지역의 수호신을 버리게 할 수 없어서 그 지역 신에게 세례를 베풀고, 교회가 인정하는 하나의 성인으로 삼아 숭배하게 하는 것이 최상의 길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내가 어제 쓴 글 가운데 일부이다. 위 글, 두 번째 문장의 주어는 누구일까?주교들이 모여 그런 결정을 한 것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그런 일을 결정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일까? 어렵지 않게 유추할 수 있다. 콘스탄티누스이다.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은 밀란 칙령을 그리스도
요새 프로나 아마추어라는 말이 사회 전반에 걸쳐 통용되고 있다. 직업에나 어떤 일을 하더라도 아마추어처럼 하지 말고 프로 정신을 가지고 프로답게 일을 하라고 한다. 원래 프로는 전문가 혹은 직업 운동선수를 가르키고 아마추어는 전문직 또는 직업적이 아닌 취미 삼아 하는 운동가 기술가 연예가 등을 말하지만 아마추어에는 소인이라는 뜻과 어느 일에 익숙하지 못한 사람이라는 뜻이 있다.거의 일년 365일 진행되고 있는 운동 경기를 보라. 미국은 스포츠 천국이다. TV에서도 매일 중계해 주고 있다. 그들의 경기 모습은 때로는 신기에 가까울 정
오는 9월 제108회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예장통합, 이순창 총회장)가 명성교회에서 열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미 지도부 의사는 확고하다. 이순창 총회장은 29일(한국시간) 오후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총회장소 선정에 대한 의사결정은 김의식 부총회장에게 일임했다. 명성교회 당회 결정만 남았다고 보는데, 은혜로 수락해 주리라 여긴다”고 말했다. 이어 “더 이상 총회장소 문제로 흔들려서는 안된다는 판단이다. 명성교회 당회 결정을 전해 받는 대로 교단지인 에 공지할 예정”이라고 밝혀, 사실상 명성교회로 장소가 굳어졌음을 시사했
러시아 용병회사 바그너 그룹의 반란 해프닝이 그 지도자인 에브게니 프리고진의 ‘포기’로 3일 천하가 되고 말았다. 표면상으로는 러시아 군부에 불만이었던 프리고진이 모스크바를 공격대상으로 삼은 쿠데타의 형태이지만 워낙 뜻밖의 일이라 많은 가설과 음모를 낳고 있다. 미국 정보기관이 프리고진을 꼬드겨 푸틴을 공격하게 했다는 설과 전혀 반대로 미국은 프리고진의 돌출 행동이, 예를 들어 그가 함부로 핵을 사용한다든가하는 행동이, 사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보고 오히려 푸틴정권의 편을 들었다는 말도 있다.푸틴과 프리고진의 ‘짜고 치는 고스돕’
최근 이재철 목사님의 위 발언이 문제가 되고 있다. 틀린 말일까? 맞는 말일까? 생각나는 다른 유명한 분이 있다. 김동호 목사님이다. 이분은 목사를 의사에 비유하고 교회를 병원에 비유했다. 자신의 병을 아무 병원이나 아무 의사에게 가서 고치려하는 이는 없다는 취지로 먼 곳에서 자신의 교회를 다니는 것을 당연하다고 말했다. 그런 교회에서 목사는 영적인 의사이다. 이분은 영적인 의사로서 목사가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프로와 전문가, 같은 의미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목사가 전문가이고 프로일까? 그것은 매우 성직자적인
우연히 어떤 분의 인생살이 이야기를 듣다가 함께 눈물을 흘리고만 적이 있다. 바로 김민재를 닮은 정동식 심판의 이야기였다. 그는 축구를 너무 사랑하지만, 프로에 진출할 실력이 되지 않아 축구 심판의 길로 들어선 분이다. 그런데 축구 심판으로는 생계를 유지할 수 없어서, 택배를 하는 등 여러가지 열심히 사는 분이다. 그를 향해서 아들이 "부지런한 분"이라는 평가를 했을 때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면서 참 감동이었다.안타깝게도 사랑하고 열정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모두가 다 김민재나 손흥민, 이강인 선수같은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다. 하
100주년 기념교회를 담임하다 퇴임한 이재철 목사의 발언이 크나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에 대해 개척교회 목사들은 성찰이 부족하다며 냉담하게 반응하고 나섰다. 논란의 발단은 지난 12일 물댄동산교회에서 한 강연이다. 이 목사는 ‘어떤 목사가 끝까지 살아남을 것인가’란 주제로 강연했는데, 여기서 그는 현 KBO리그 SSG랜더스 소속 추신수 선수를 예로 들며 목회자 이중직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추신수 선수는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활약했었다. 이 대목을 이 목사 발언 그대로 인용한다. “제가 젊은 목회
명성교회 세습의 불법·부당성을 법적으로 인정 받으려는 노력이 사법부에서 잇달아 막히고 있다. 먼저 서울중앙지법 제47민사부(이오영 부장판사)는 22일 오전 '서울동남노회정상화를위한비상대책위원회’(아래 동남노회 비대위) 소속 안대환 목사가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아래 예장통합) 이순창 총회장을 상대로 낸 총회결의무효확인 소송에서 원고가 낸 소를 각하했다. 즉, 원고는 예장통합 총회가 명성교회 세습을 허용해준 ‘명성교회 수습안’이 무효임을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소송 요건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심리 없이 소송을 종료한 것이다. 재판부 판
사회법원을 통해 명성교회 세습 불법성을 확인하려는 시도가 번번이 막히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제47민사부(이오영 부장판사)는 22일 오전(한국시간) '서울동남노회정상화를위한비상대책위원회’(아래 동남노회 비대위) 소속 안대환 목사가 예장통합 이순창 총회장을 상대로 낸 총회결의무효확인 소송에서 원고가 낸 소를 각하했다. 안 목사는 명성교회 세습을 용인한 ‘명성교회 수습안’에 대해 무효임을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각하는 요건이 맞지 않아 법원이 판단을 하지 않고 소송을 종료한 것을 말한다. 안 목사는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
공동체성이 사라진 오늘날 그리스도교와 교회는 세상과 마찬가지로 각자도생의 길이 되었다!오늘 아침 한 유명한 은퇴한 목사님의 글에서 각자도생의 길을 정상적인 것이라 주장하는 젊은 목사들에게 일침을 가하는 내용을 보았다. 추신수의 경우를 예로 들면서 만일 추신수가 오랜 기간의 마이너 리그 소속 시절, 만일 먹고 살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야구에 전념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를 생각해보라는 비유도 있었다. 무엇보다 스스로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이중직을 갖는다면 어떻게 먼저 그의 나라를 구하라는 설교를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을 하기도 했
흑인 민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목사의 계승자로 불리던 윌리엄 바버 2세( William J. Barber II )가 지난 6월 18일, 노스캐롤라이나 주 골드스보로에 있는 그린리프 크리스천 교회의 담임목사 30년 경력을 마지막으로 교회를 떠났다. 그는 교회에서 종신직을 보장받은 상태였으나 이날 고별설교를 통해 교인들에게 작별을 고했다. 올해 8월 30일로 60세가 되는 비교적 젊은 나이였다.바버는 '가난한 이들의 캠페인(Poor People's Campaign)'의 공동의장이면서 ‘유색인의 진전을 위한 전국협회(NAA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