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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각을 상실한 교회- 고도성장의 뒷 그늘예수 믿는 재미, 그 담백한 맛의 감각의 회복해야
예수 믿는 재미, 그 담백한 맛의 감각의 회복해야 한다. 교회의 희망은 거기서 시작될 것이다. (출처 미주 코스타)

예수믿는 것은 재미있는 일입니다. 교회를 섬기는 것도 그렇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고, 자매형제들과 삶의 고민과 소망을 나누고, 그 속에서 성령 하나님이 주시는 은혜는 한 여름 깊은 샘에서 길어낸 시원한 물의 맛에 비길 바가 아닙니다. 이웃에게 작은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그것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일하시는 것을 보는 것도 진한 기쁨입니다. 무엇보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만남들 가운데 잠기는 기쁨이 큽니다.

한국 교회는 고도성장시기를 지나왔습니다. 넉넉하게 준비한 주보가 모자라기도 하고, 좌석이 모자라서 간이의자를 놓기도 했습니다. 주일학교 각 부서에서 일하고자 하는 열정을 가진 지원자들이 넘쳐서 오히려 선별해야 했습니다. 크게 짓는다고 지은 건물이 몇 해가 지나지 않아 다시 비좁아 지고.... 이런 현상이 강력한 기쁨을 수반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예수 믿는 일, 그 믿음 안에서 살아가는 즐거움에서 한 작은 부분일 뿐입니다.

문제는 그런 자극적인 기쁨이 우리의 입맛을 버려 놓았다는 겁니다. 교회 숫자가 늘어나지 않으면, 무슨 큰 문제가 있는 것처럼, 예배드리고 함께 밥 먹고 교제하는 일이 별 의미 없는 것처럼 생각하는 경향입니다. 사업을 하는 가정이 돈이 마구마구 벌리는 재미에 몇 년 젖어 살다가 그 사업이 축소되니까, 가정생활 어느 것도, 아이들의 웃음도, 가족들의 대화도 아무 재미도 의미고 없는 것처럼 느끼게 되는 증상이라고 할까요?

교회마다 헌금이 준다고 아우성입니다. "(재정 부족으로) 아무 일도 할 수 없다"는 말까지 합니다. 정말 교회의 모든 일이 돈이 있어야 할 수 있는 일입니까? "은과 금은 내게 없지만..." 이라고 하던 주님의 제자들은 어디로 갔습니까?

하나님은 여전히 우리 가운데 일하시고, 아름다운 구원의 역사를 써 나가십니다. 다만 우리가 고도성장의 속도에 취하다 보니, 느리게 천천히 역사하는 하나님을 포착하는 감각을 상실했을 뿐입니다. 숫자로 표현되지 않는, 아니 표현되어서는 안 되는 하나님의 일하심에 오늘의 교회는 거의 눈 먼 상태가 된 듯합니다.

우리가 다시 배워야 할 것은 한 영혼의 소중함을 아는 일입니다. 한 아이가 하나님께 깜찍한 찬양을 드릴 때 거기서 천국을 맛볼 수 있는 감각입니다. 곤란에 처한 형제의 말을 들어주면서, 함께 눈물 흘릴 때 우리를 함께 위로 하시고 하나로 묶어 주시는 하나님을 아는 일입니다.

자꾸 무슨 통계, 숫자를 들이대면서, 그것 때문에 한국 교회에 희망이 없다고 말하는 이들의 영적 둔감함이 걱정입니다. 물론 반성하고 제대로 하자는 선한 동기인 것은 압니다. 그러나 물신을 섬기는 교회를 비판하며 대단히 개혁적인 분석을 하는 것 같지만, 그들 역시 물신 숭배의 사고에 범주적으로 속해 있음을 봅니다. 하나님의 희망은 숫자에 있지 않습니다.

우리의 작은 신음에도 응답하시는 하나님의 세밀한 감각은 여전히 살아 계십니다. 각자 있는 곳에서 하나님을 구하십시다. 자매와 형제들을, 특히 작은이들, 소외된 이를 소중히 여기십시다. 내 힘으로 안 된다는 탄식을 기도로 주님께 드리십시다. 교회의 잘못된 부분들을 비판하면서, 그 잘못에 나 역시 얼마간 합류하고 있음을 보게 될 때 회개하는 마음으로 주님 앞에 서십시다. 그 자리에서 하나님께서 우리를 만나 주시고, 채워 주시는 게 있을 것입니다.

예수 믿는 재미, 그 담백한 맛의 감각의 회복해야 합니다. 교회의 희망은 거기서 시작될 것입니다.

어린이들의 밝은 미소 속에 어른들은 그것이 고마워 감사를 느낀다. (출처 : 미주 코스타)
글쓴이 박영호 교수는, 전주에 있는 한일장신대학교 교수로 섬기고 있다. (편집자주)

박영호  yahiy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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