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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욱도 용서하자는데, 표절쯤이야…퀸즈한인교회 이규섭 목사 설교표절로 바라본 한국과 미국의 실태

[미주뉴스앤조이=양재영 기자] 뉴욕의 대형교회인 퀸즈한인교회 이규섭 목사의 설교표절이 밝혀지면서 한국교회에 만연한 목회자의 표절문제가 또다시 부각되고 있다.

이규섭 목사는 지난 부활주일을 앞두고 10여편에 가까운 설교를 표절했으며, 최근 3년간 총 14편의 설교를 표절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 목사의 설교는  CTSTV, 단비TV, K-라디오 등에 매주 7차례 설교가 방송되고 있어 이번 표절의 피해는 퀸즈한인교회를 넘어 뉴욕-뉴저지 청취자 모두들 표절설교의 피해자로 만들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 미국교회에 만연한 설교표절"

한국교회 목회자의 설교 표절은 중소형교회로부터 대형교회에 이르기까지 낯설지 않은 주제이다.

지난 2014년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가 주최한 ‘설교표절, 왜 심각한 문제인가'라는 포럼에서 한국교회목회자윤리위원회 서기인 정주채 목사는 생명언어설교연구원의 설문조사를 근거로 목사들의 90% 이상이 표절설교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교회 창립자이자 담임이었던 이종윤 목사가 몽고메리 보이스 목사(Dr. James Montgomery Boice) 책들을 표절했다는 주장으로부터 시작해, 오정현 목사의 논문표절에 이르기까지 한국교회에서 암묵적으로 실행되고 있는 목회자들의 표절은 이미 그 정도를 넘어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주한인교회도 표절시비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미주뉴스앤조이>가 지난 2011년 제기한 메릴랜드 벧엘교회 진용태 목사의 설교 표절로부터 시작해, 지난해 나성영락교회 김경진 목사의 표절 시비에 이르기까지 결코 적지 않은 표절들이 교회내에서 시행되고 있으며, 지금도 일부 교인들에 의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물론, 설교표절은 한국교회만의 문제는 아니다. 표절에 민감한 미국사회의 상황을 반영하듯 설교 표절로 인해 징계에 이른 미국교회 목사의 사례를 찾는 것은 결코 어렵지 않다.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대표적인 메가처치인 갈보리교회의 글렌 와그너 목사는 2004년 자신의 표절 사실을 인정하고 사임했다. 그는 기독교 라디오 방송에서 나오는 다른 목사들의 설교를 표절했으며, 이 교회 신도가 기독교 방송을 듣다 담임목사와 설교가 흡사한 점을 이상히 여겨 밝혀졌다. 한 달 후인 2004년 9월 5일 와그너 목사는 예배 시간 중 ‘용서를 바라는 편지'를 대독케 하고 사임했다.

2013년 성 요한 성공회교회이 존 멕긴 목사는 서몬스 닷컴(Sermons.com)에서 설교 15건을 표절한 것이 밝혀져 논란이 되었다. 당시 감독과 주교는 “(설교표절로) 목사와 교인간의 목회적 관계를 심각하게 훼손하였다"고 규정, ‘목사 정직'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2014년 스캔들로 미국 교계를 뜨겁게 달구었던 시애틀 마스힐교회(Mars Hill Church)의 마크 드리스콜 목사 역시 설교 표절 의혹을 받았다. 교회는 드리스콜 목사의 설교표절을 조사하는 6주 동안 직무정지 결정을 내렸으며, 이후 드리스콜 목사는 자진 사임함으로 일단락되었다.

“설교표절은 절도와 배임행위”

뉴욕 리디머교회의 팀 켈러 목사는 설교표절에 대해 "목회자가 설교 준비에서 자기가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남의 옷을 그대로 입을 때 문제(표절)가 시작된다"고 지적했다.

팀 켈러 목사는 표절에 있어 출처를 밝히지 않는 점이 가장 큰 문제임을 지적했다.

"설교할 때 ‘모  목사님의 설교가 이 구절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 주셨습니다'라고만 하면 되는데, 출처를 밝히지 않고 다른 사람의 주제를 그대로 가져 왔거나, 문단 전체의 묘사를 동일하게 했거나, 다른 사람 설교에서 썼던 말을 단어 그대로 옮겨왔다면 그건 표절이다."

보스톤 지역에서 특허 및 지적 재산권 전문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이재호 변호사는 목회자의 설교표절은 저작권과 관련해 ‘절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설교 표절은 지적재산권에서 저작권과 관련이 있다. 저작권은 예술이나 문학작품 등을 만든 사람들이 소유권과 그 사람의 가치를 보호하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설교 표절은 무임승차이며, 나쁘게 말하면 도둑질이다”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설교표절을 한 목회자에 대해 교인들이 사회법상으로 ‘배임행위'의 책임을 물을 수 있음도 지적했다.

“우선 목회자와 교회와의 계약 관계를 봐야한다. 계약시 설교를 충실하게 준비해야 한다는 명목적 또는 암묵적 기대가 있었다면, 설교를 표절한 것은 명백히 계약을 파기한 것이기에 교회는 책임을 물을 수 있다. 또한, 일주일에 3천불 가까운 월급을 받는다고 들었다. 물론 한국교회 목회자가 워낙 바쁘다보니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겠지만, 설교를 충실히 준비하지 않았다면 이는 ‘배임행위'에 해당한다”

그는 표절을 한 목회자에 대한 징계 수위에 대해 다른 직종의 예를 참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규섭 목사의 경우를 변호사나 학교 교수 등 비슷한 직종에 적용한다면 자격증을 상실할 수 있는 사안이다. 미국사회는 표절을 도둑질로 인식하고 있다. 표절을 했다는 것 자체가 명예에 심각한 문제가 된다. 표절 목사의 징계와 관련해 다른 직종의 예를 비춰본다면 좋은 비교가 될 것이다"

이 변호사는 한국교회가 유독 표절에 관대한 이유를 ‘지적재산권에 대한 인식부족’과 ‘목회자에 대한 맹목적 관용'을 그 이유로 거론했다.

“한국인들에게 지적재산권이 민감하게 다가온 것은 최근의 일이다. 그래서 설교 표절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또한, 목회자의 잘못을 교인이 지적해서는 안된다는 한국교회의 전통적 생각이 이면에 깔려있는 것도 한 원인이다. 목회자의 잘못은 하나님이 하셔야하지 교인들이 말해서는 안된다는 시각이다. 그러다보니 목회자들은 잘못을 저질러놓고 처음에는 시인하다, 시간이 지나면 '하나님이 용서하셨다'는 식으로 나온다. 전병욱 목사의 예를 보면 명확하다. ‘전병욱도 용서하자고 하는데, 설교표절 정도야’라는 인식이 팽배한 것이 사실이다.”

양재영  jyyang@newsnjoy.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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