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명성교회서 열려, NCCK 실행위원 사퇴 등 내부반발 불거져 

진보 성향으로 알려진 NCCK가 부활절 연합예배에 참석하기로 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지난 2월 한·독교회협의회 당시 Ⓒ 사진 = 지유석 기자
진보 성향으로 알려진 NCCK가 부활절 연합예배에 참석하기로 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지난 2월 한·독교회협의회 당시 Ⓒ 사진 = 지유석 기자

진보성향의 교계 연합체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한국교회부활절연합예배 준비위원회 주관으로 오는 31일 열리는 부활절 연합예배에 참석하기로 하면서 NCCK 내부에서 반발이 일고 있다. 

얼핏 NCCK의 부활절 연합예배 참여는 2012년 이후 이념 노선으로 갈라졌던 부활절예배의 복원이란 의미를 갖는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먼저 예배장소다. 부활절 연합예배가 열리는 곳은 다름 아닌 교회 세습으로 한국 교회는 물론 한국 사회를 뒤흔들었던 명성교회. 

이날 예배에서 이철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이 설교를 맡는데, 기감교단도 지난 4일 성소수자에 축복기도를 했다는 이유로 이동환 목사를 면직 출교 하면서 사회적 시선이 곱지 않다. 

벌써부터 내부 반발이 터져나왔다. 기독교반성폭력센터 이은재 간사는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실행위원·청년위원·총회대의원 사퇴의사를 밝혔다. 

이 간사는 "2024년 NCCK는 100주년을 맞아 부활절 연합예배를 ‘보수와 진보’ 교단이 함께 모여 진행한다고 한다. 그러나 교단장들은 ‘보수’와 ‘진보’의 일치라는 허울을 내세워 부활의 가치를 짓밟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22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부활절 연합예배를 통해 대통령과 정치인들을 불러들이고 개신교의 세력을 과시하는 것이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하는 일인가? 이들에게 정녕 신앙의 양심이 존재는 하는지 묻고 싶다. 이 유치한 작태에 NCCK가 동참한다는 사실로 NCCK에 대한 일말의 신뢰마저 깨지고 말았다"며 NCCK를 규탄했다.

이어 "예수의 길이 정녕 그와 같은 전체주의적 통합의 길이었는지 묻고 싶다. 권력과 맘몬이 위세를 떨칠 때 예수는 단호히 가난과 소외의 현장으로 향했고 차별과 배제 속에 있는 이웃의 곁으로 향했다. 교회 일치 정신이란 이것 아니겠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NCCK 내부에선 김종생 총무가 연결고리 노릇을 했다는 시선이 팽배하다. 실제 김종생 총무는 총무 선임 당시부터 명성교회와 유착관계에 있다는 의혹을 받았다. [관련기사 바로가기]

명성교회 Ⓒ 사진 = 지유석 기자
명성교회 Ⓒ 사진 = 지유석 기자

익명을 요구한 NCCK 회원교단 소속 A 목사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김종생 총무가 이번 결정을 주도했을 가능성이 높다. 소속 교단인 예장통합 김의식 총회장도 추문에 얽혀 있어 그에게 힘을 실어줄 필요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김의식 총회장은 여성도와 불륜관계에 있다는 의혹을 받는 상태다. 

하지만 김종생 총무는 “지난해부터 논의된 것”이라면서 “올해 부활절연합예배는 NCCK 창립 100주년을 맞아 연합의 의미를 갖는다”고 선을 그었다. “세습 논란을 일으킨 명성교회에서 하는 부활절 예배행사에 참석하는 게 적절하느냐? 더구나 총무께선 명성교회와 유착했다는 의혹도 받았다”는 기자의 질문엔 “장소는 별개의 문제다. NCCK가 정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었다”고 답했다. 

그런데 김 총무는 해외 출장 중이다. 어느 국가에 머무르는지 물었지만 김 총무는 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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