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언론회 “삼보일배 불교의식, 기독교 교리 저촉” 주장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천주교 남녀수도회 정의평화환경위원회·원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10.29이태원참사를기억하고행동하는그리스도인모임 등 4대 종교단체가 이태원참사 유가족, 시민과 함께 23일부터 10.29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삼보일배' 행진 중이다. ⓒ 그리스도인모임 제공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천주교 남녀수도회 정의평화환경위원회·원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10.29이태원참사를기억하고행동하는그리스도인모임 등 4대 종교단체가 이태원참사 유가족, 시민과 함께 23일부터 10.29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삼보일배' 행진 중이다. ⓒ 그리스도인모임 제공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천주교 남녀수도회 정의평화환경위원회·원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10.29이태원참사를기억하고행동하는그리스도인모임(아래 그리스도인모임) 등 4대 종교단체가 이태원참사 유가족, 시민과 함께 23일부터 '10.29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삼보일배' 행진 중이다. 

그런데 보수 개신교 단체가 삼보일배가 기독교(개신교) 추모방식이 아니라며 이의를 제기해 반발을 사고 있다. 

먼저 4대 종단 단체들은 23일 오전 아현동 가구거리 앞을 출발해 마포역까지 삼보일배 행진에 나섰다. 

첫날인 22일엔 시청앞 분향소를 출발, 지하철 5호선 애오개역까지 행진해 나갔다. 그리스도인모임은 이태원 참사 희생자 159명을 기억하는 의미로 159개의 손십자가를 준비해 참가자들에게 나눠줬다. 이 십자가엔 희생자 이름을 새겼다. 

삼보일배에 참여한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김민아 간사는 삼보일배에 나서면서 "그리스도인으로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그리고 진상규명을 위해 얼마나 기도해왔는지 되돌아본다. 오늘 이 시간부터 좀 더 진지하고 절박하게 기도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보수 개신교 단체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21일 정서영 대표회장 이름으로 성명을 내고 "어떤 목적을 위해서 다양한 방법이 선택될 수 있겠지만, 종교인이라면, 적어도 그리스도인이라면 방법적인 것도 신앙적이어야 한다. 의식이 있는 그리스도인이라면 다른 방법으로 추모하고 행동하겠지만, 자신의 교회 목회자가 '삼보일배'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그들에게 신앙적 혼란과 혼돈을 주게 된다면 이 얼마나 가증한 행동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삼보일배가 불교 수행방법이라며 "이런 행위에 교회 목회자가 참여한다면 한국교회가 이것을 용납할 수 있겠는가?"라고 비판을 이어나갔다. 

또 다른 보수 개신교 단체 한국교회언론회 역시 같은 날 논평을 내고 "삼보일배의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삼보는 불교의 불보·법보·승보를 의미하는 것으로, 이는 부처와 불교 교리와 승려에게 귀의한다는 의미를 갖는다"며 "불의의 사고로 돌아간 분들의 가족을 위로한다고 하여도 불교에 귀의하면서까지 이런 행사를 할 필요가 있는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기독교인의 행동은 하나님의 말씀에 저촉되지 않아야 한다. 그래도 기독교인이 이런 모임에 삼보일배로 동참한다면, 이는 기독교인의 행동이 아니라 이방인들과 다르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 목회자는 "한기총이나 언론회 논평은 고려할 가치도 없다. 저들이 그리스도의 가치에 따라 행동해 온 것도 아니지 않은가"라고 일축했다. 

교회개혁실천연대 이헌주 사무국장은 23일 오후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삼보일배란 형식을 문제 삼을 게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제 24일이면 참사 발생 300일인데, 참사는 잊히는 중이고 유가족은 거리로 내몰렸다. 유가족이 오죽하면 이렇게 특별법을 만들어 달라고 거리에서 몸을 던지겠는가? 삼보일배는 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무언의 메시지이고 그리스도인들은 여기에 동참한 것"이라는 게 이 목사의 말이다.

이 목사는 이어 "한기총과 언론회는 한동안 잠잠했다. 그러다 이번에 목소리를 냈는데, 이번 일을 계기로 저들이 보수 개신교계의 스피커 구실을 하고자 삼보일배에 제동을 거는 건 아닌가 한다. 한 마디로 저들의 논평은 정치적"이라고 지적했다. 

4대 종교단체와 유가족 시민은 마지막날인 24일엔 오후 마포역을 출발해 최종 목적지인 국회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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