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 서사’ 관철해 조직 다잡아, 조력자 활약도 세 유지에 기여

지난 3일 ‘넷플릭스’가 공개한 8부작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가 화제다. 특히 이 다큐멘터리엔 그간 가려져왔던 이단 종교집단의 속살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 넷플릭스 제공 
지난 3일 ‘넷플릭스’가 공개한 8부작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가 화제다. 특히 이 다큐멘터리엔 그간 가려져왔던 이단 종교집단의 속살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공개 이후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정명석 총재의 성범죄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높다. 검·경 등 사법당국도 수사망을 좁혀 들어가는 와중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놀라운 건, JMS의 생명력(?)이다. 정명석은 여신도 강간치상·준강제추행 등으로 10년간 옥살이를 했다. 이 같은 와중임에도 JMS 세는 전혀 흐트러지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세를 더 확장해 나갔다. 

기자는 앞서 수차례 그리스도교의 고난 서사가 JMS를 살렸다고 지적했다. 실제 JMS는 고난서사를 적극 활용했다. JMS 2인자 정조은은 정명석의 옥살이를 ‘십자가의 길’이라고 미화하기까지 했다. 

아래 인용할 정조은의 설교는 JMS가 고난 서사를 어떻게 신도들에게 관철시켰는지 명확히 드러낸다. 

“너무나 안타깝게도 메시아를 기다리던 자들, 재림을 기다리던 자들, 그들이 동일하게 시대에 보낸 자를 불신하고 핍박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때 총과 검을 가진 자들이 창을 넘어 들어와 선생과 두 제자를 쇠고랑에 채워 잡아갔습니다. 이로써 선생은 세상 죄인들의 손에 넘어갔습니다. 그리고 선생은 시대의 십자가의 길을 가기 시작했습니다.” 

정명석이 또 다시 성폭력으로 JMS는 또 다시 세 유지에 들어갔다. 한 지역조직 리더는 신도들에게 “항간에 떠도는 유언비어에 흔들리지 말고 환란의 비바람을 잘 극복하자”고 다독이는 한편, 또 다른 지역교회는 기존 집회장소가 아닌 제3의 장소를 정해 집회를 이어나간다는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다. 관련기사 바로가기

지역사회 스며든 JMS 
 

JMS 세를 확실하게 끊는 확실한 방법 중 하나는 조력자를 무력화시키는 것이다. 최근 가장 눈에 띠는 조력자는 양승남 변호사다. Ⓒ ‘PD수첩’ 화면 갈무리
JMS 세를 확실하게 끊는 확실한 방법 중 하나는 조력자를 무력화시키는 것이다. 최근 가장 눈에 띠는 조력자는 양승남 변호사다. Ⓒ ‘PD수첩’ 화면 갈무리

JMS 세를 확실하게 끊는 확실한 방법 중 하나는 조력자를 무력화시키는 것이다. 최근 가장 눈에 띠는 조력자는 양승남 변호사다. 

그의 이력은 다소 특이하다. 양 변호사는 JMS에서 교역자로 활동하다가 50세에 사법시험에 합격해 변호사 자격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JMS 탈퇴자들은 정 총재 변호를 위해 변호사 공부를 했다고 입을 모은다. 

양 변호사의 최근 움직임은 이 같은 증언에 무게를 실어준다. 양 변호사는 정 총재가 출소 후 또 다시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의혹이 나오자 직접 나서 “그들의 말은 신뢰하기 어렵다”고 반박에 나섰다. 

또 지난 18일 MBC 간판 시사고발 프로그램 ‘PD수첩’은 ‘JMS, 교주와 공범자들’ 편에서 JMS 조력자들의 존재를 폭로하는데, 전 JMS 간부는 취재진에게 양승남 변호사를 일컬어 “정명석의 성범죄 사실을 가리기 위 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법적인 노력을 하는 사람”이라고 증언했다. 

양 변호사의 최근 이력은 더욱 놀랍다. 양 변호사는 2020년 9월 금산군민을 대상으로 한 생활법률 상담 상담원으로도 활동했다. 생활법률 상담을 주관한 주체는 다름 아닌 금산군청이다. 금산군청은 지난해 2월 자치법규 법제자문제도를 처음 운영하면서 무료법률 상담원으로 양 변호사를 또 다시 위촉했다. 

JMS 고위직이 이렇게 지역사회에 스며들어 아무렇지도 않게 활동한 건 실로 경악스럽다. 이에 대해 금산군청 기획실 측은 양 변호사를 위촉한 경위를 묻는 기자에게 “그런 사람인줄 몰랐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몰랐다는 변명이 면죄부를 주지 않는다. 금산군청이 법률상담원을 위촉할 때 검증을 소홀히 했다는 비난은 피하기 어렵다. 

앞서 적었듯 JMS는 정명석이 옥살이 하던 10년의 세월 동안 오히려 교세를 키운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JMS 신도들 상당수는 지금의 어려움만 잘 건너가면 다시금 ‘좋은 시절’이 오리라고 굳게 믿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이 와중에 양승남 변호사 등 유력한 조력자들이 등장해 활약할 것이다. 

이제 이런 실수를 되풀이해선 안된다. 반JMS 활동을 해온 단국대 김도형 교수의 말은 그래서 더욱 깊은 울림을 준다. 

“이제 정말 저 집단(JMS)을 범죄를 못하게 하려면 성범죄 공범자 조력자들 모조리 잡아서 처벌해야 한다고 전 생각합니다. 저 불법적인 자금 그 부분도 분명히 수사해서 관련자들 처벌하지 않으면 저 집단은 우리 사회와 계속 같이 가야 합니다. 그건 정말 끔찍하다고 저는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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