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자등록 소재지 황학구 이사장 자택, 경찰 이미 황 이사장 수사 중

한국기독교기념관은 1조를 들여 기독교 테마파크와 세계 최대 예수상을 짓겠다고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재단법인 사무실은 황학구 이사장 자택인 것으로 드러났다. Ⓒ 한국기독교기념관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한국기독교기념관은 1조를 들여 기독교 테마파크와 세계 최대 예수상을 짓겠다고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재단법인 사무실은 황학구 이사장 자택인 것으로 드러났다. Ⓒ 한국기독교기념관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한국기독교기념관 사업을 둘러싼 의문이 날로 커지는 양상이다. 

앞서 기자는 천안시가 이미 지난해 4월 착공허가를 취소했으며, 한국기독교기념관 황학구 이사장이 한 때 불교사찰 대표였다는 점을 보도했다. 

여기에 새로운 의혹이 더해졌다. 재단법인 한국기독교기념관 사업자등록 주소는 대전시 서구 주소지로 돼 있는데, 기자는 관련 의혹에 대한 재단법인 측 입장을 듣고자 7일 오전 대전 주소지를 찾았다. 

그런데 그 주소지는 황학구 이사장 자택이었다. 황 이사장 자택에선 부인이 기자를 맞았다. 황 이사장 부인은 문은 열어주지 않고 “여기 없고 서울에 있다. 서울로 가서 알아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한국기독교기념관 측은 홍보관과 세계 최대 예수상 건립을 짓겠다고 알리면서 1조에 이르는 예산을 투입하겠다고 선전했다. 그런 재단이 사무실을 이사장 개인 집에 두고 사업자 신고를 하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법조인은 “자금을 출연 받아 공익사업을 하기 위해 법인 인격을 받는 재단법인의 특성상, 이렇게 사택에 사업자등록을 하는 사례는 거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더욱 놀라운 건 황 이사장이 사기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대전 둔산경찰서를 통해 확인했다. 경찰은 7일 오후 기자에게 “규정상 구체적인 건수는 언급할 수 없지만, 고소고발 사건을 여러 건 접수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불교 시설과 기독교기념관 나란히? 파면 팔수록 의문 '눈덩이'

대전 서구의 한 아파트 단지. 입주민은 황학구 이사장은 자택을 재단법인 사무실로 해서 사업자 등록을 했다. 이런 경우는 이례적이다. Ⓒ 사진 = 지유석 기자
대전 서구의 한 아파트 단지. 입주민은 황학구 이사장은 자택을 재단법인 사무실로 해서 사업자 등록을 했다. 이런 경우는 이례적이다. Ⓒ 사진 = 지유석 기자

이뿐만이 아니다. 한때 황 이사장이 대표로 있던 사찰 국원사는 2017년 11월 천안시 입장면 일대에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종교시설 건축 허가를 받았다. 

그런데 이 부지는 공교롭게도 한국기독교기념관 부지와 겹친다. 개신교계가 자주 불교에 적대적인 경향을 띠어왔음을 감안해 볼 때, 불교 사찰인 국원사와 한국기독교기념관이 동일 부지에 나란히 종교시설이 들어서는 건 무척 이례적이다. 

그리고 이 둘을 연결하는 연결고리는 황학구 이사장이다. 

게다가 국원사가 종교시설 건축을 시도한 건 처음이 아니다. 국원사는 이미 관할인 천안시 서북구청에 봉안당 설치신고를 했지만 2009년 5월 서북구청은 “현재 비법인사단으로서의 종교단체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며 설치신고를 반려했다. 

서북구청은 반려조치를 하면서 “봉안당 설치신고를 반려했으니 사전 분양받거나 사용함으로서 주민들이 경제적·정신적으로 피해를 보는 사례가 없도록 유의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저간의 정황을 종합하면, 황 이사장이 불교 봉안당 사업을 추진했지만 여의치 않자 기독교 테마파크로 눈을 돌린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인다. 

이 모든 의심스런 정황에 대해 황 이사장은 묵묵부답으로 일관 중이다. 기자는 황 이사장에게 수차례 전화연락을 취했지만 받지 않았고 대신 문자 메시지를 보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1) 천안시 착공허가 취소에도 홍보관과 세계 최대 예수상 건립을 홍보하며 감사 예배를 드린 이유 2) 사업자등록 주소지를 자택으로 한 이유 3) 사기혐의로 수사 받는 데 대한 입장 등을 물었다. 하지만 답신은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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