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기념관, 착공허가 취소에도 버젓이 착공 감사예배까지 드려

한국기독교기념관은 버젓이 홍보관과 137m 규모의 세계 최대 예수상 건립을 홍보하는가 하면 지난해 12월엔 착공 감사예배까지 드렸다. 그러나 이들은 관할 천안시로부터 허가 취소 처분을 받은 상태이니 주의를 요한다. Ⓒ 한국기독교기념관 홈페이지 화면갈무리
한국기독교기념관은 버젓이 홍보관과 137m 규모의 세계 최대 예수상 건립을 홍보하는가 하면 지난해 12월엔 착공 감사예배까지 드렸다. 그러나 이들은 관할 천안시로부터 허가 취소 처분을 받은 상태이니 주의를 요한다. Ⓒ 한국기독교기념관 홈페이지 화면갈무리

재단법인 한국기독교기념관이 세계 최대 예수상을 짓겠다며 대대적으로 홍보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취재 결과 기획사기일 위험이 높아 주의를 요한다. 

한국기독교기념관은 지난해 12월 5일 홍보관과 세계 최대 규모 137m 예수조형물을 짖겠다며 기념예배를 드렸다. 

일부 개신교계 인터넷 매체 보도에 따르면 착공예배엔 보수 개신교계 연합체인 한국교회연합(한교연) 송태섭 대표회장, 한교연 초대 대표회장 김요셉 목사 등 개신교계 주요인사는 물론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윤상현 의원 등도 참여했다. 

한국기독교기념관 황학구 이사장은 기념예배에서 “기념관 홍보관과 예수 조형물 건립 착공식은 저희가 기도하며 준비해온 사업의 지극히 작은 시작에 불과하다. 한국기독교기념관과 K팝 복합문화기업인 월드 K팝 센터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K팝 교육장 운영과 K팝 공연, 유관행사를 공동 진행하기로 했다”고 홍보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들은 ‘도레아 코인’이란 이름의 가상화폐를 내놓고 자금을 모으는 ‘가상자산 공개’(ICO)를 진행 중이다. ‘도레아 코인’ 백서엔 “도레아 코인 발행의 근간은 한국기독교기념관 건립에 있다. 도레아 코인은 한국기독교기념관 내에서 사용이 가능한 유일한 가상자산이며 성경을 기록하고 우리의 기도를 기록할 대체불가능토큰(NFT) 발행, 등록, 구매 등을 위한 유일한 수단으로써 사용이 되어질 것”이란 내용이 눈에 띠었다.

그러면서 “ICO에 일정 금액 이상 참여하는 분에게는 기념관 봉안당에 대한 선점 권리를 부여한다”며 투자를 유도하고 있다. 

하지만 관할 지자체인 천안시청은 이미 2021년 10월 이들이 천안시 입장면 일대에 설치한 옥외광고물에 대해 공무원과 경찰 현장인력 등 20여 명을 동원해 행정대집행에 나섰다. 

당시 천안시는 "한국기독교기념관은 서북구 입장면 연곡리 일원에 지하1층, 지상3층의 종교시설·종교집회장 건축허가만을 득한 상태에서 총사업비 1조 800억 원이 소요되는 다수 편의시설과 봉안시설이 포함된 기독교 테마파크를 홍보하고 사전분양을 하며 허위, 과장 광고 논란을 일으켰다”고 밝혔다. 

이어 "건립 핵심 사업인 봉안당과 각종 편의시설 등의 부지확보, 관련 신고 등 행정적 절차도 이행하지 않고 사전분양을 진행해 이를 신뢰하고 분양신청을 하는 시민들의 재산상 피해가 우려되므로 시민 여러분의 주의를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천안시 건축과는 행정대집행 뒤 한국기독교기념관에 대해 착공불가 조치까지 취했다. 이에 대해 한국기독교기념관 측은 충청남도 행정심판위원회에 천안시를 상대로 ‘건축물 착공신고 불가처분 취소’를 청구 했다. 하지만 충남도 행정심판위는 2022년 3월 청구를 각하했고, 천안시는 4월 취소를 확정했다. 

세계 최대 규모 예수상? ‘그때그때 달라요’

결국 한국기독교기념관은 홍보관이든 예수상이든 지으려 해도 첫 삽 조차 뜰 수 없는 처지인 셈이다. 그런데도 이들은 버젓이 착공감사 예배를 드리는가 하면 137m 규모 세계 최대 예수상을 짓겠다고 홍보했다. 

천안시는 지난 2021년 10월 한국기독교기념관이 허위 과장광고를 하고 있다며 행정대집행을 실시했다. 그런데도 이들은 세계 최대 예수상을 짓겠다며 버젓이 착공 감사예배까지 드렸다. Ⓒ 사진 = 천안시청 제공
천안시는 지난 2021년 10월 한국기독교기념관이 허위 과장광고를 하고 있다며 행정대집행을 실시했다. 그런데도 이들은 세계 최대 예수상을 짓겠다며 버젓이 착공 감사예배까지 드렸다. Ⓒ 사진 = 천안시청 제공

하지만 한국기독교기념관이 착공 행사를 한 건 당시가 처음이 아니다. 이들은 2021년 3월 천안시 서북구 입장면 부지에서 착공행사를 가졌다. 

이들은 이때 약 9만평 규모 테마파크에 92m 높이 예수상과 예수의 무덤, 또 성경 속의 기적들을 전시한 성서 박물관 등이 들어설 것이라고 홍보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착공예배 당시엔 예수상 규모를 137m로 당초 홍보했던 92m 보다 45m 높였다. 이에 대해 한국기독교기념관은 한국 기독교 137년 역사를 상징하기 위해 137m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의심스러운 점은 또 있다. 이들은 가상화폐로 투자금을 모집하면서 “어떤 관할권에서도 유가증권을 구성하지 않으며 도레아 코인 사업운영, 암호화폐판매 등과 관련해 위험이 있을 수 있다”는 면책 조항을 명시했다. 투자자들이 손해를 입어도 보상 받기 어려울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천안시는 이들의 행태에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천안시 건축과 측은 기자에게 “한국기독교기념관 측이 착공예배를 드렸다는 사실을 이미 인지하고 있다. 건물을 지으려면 허가를 밟아야 하는 데 왜 이런 행태를 보이는지 모르겠다”며 “기념관 측의 홍보는 분명한 사기”라고 못 막았다. 

한국기독교기념관 측 입장을 듣고자 여러 차례 전화 통화를 했지만 재단법인 측은 “(황학구 이사장이) 자리에 없다”는 답변만 되풀이했다. 심지어 이들은 “천안시가 착공불가 처분을 내렸는데 왜 감사예배를 드렸냐?”고 묻는 질문에 “그런 처분을 내렸나?”라고 되묻기까지 했다. 

저작권자 © 미주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