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XHAM 성경 지리 주석 - 사도행전에서 요한계시록까지, 죠이북스, 2022

 ⓒ죠이북스 

한국 교회에서 최근에는 아주 조금 성경 이야기 속 시간과 공간에 관한 관심이 이전에 비한다면, 정말 아주 조금 커지는 것 같다. 그러나 여전히 이런 태도를 가진 이들이 더 많은 것 같다. 어떤 성경 독자들은, 빠르고 쉬운 대답을 듣기 원하면서, “이런저런 성경 사건이 실제로 어디에서 일어났는지가 뭐 그리 중요한가? 결국, 그건 아주 오래전 먼 곳의 이야기 아닌가?”라고 물을 수도 있다.(19)

심지어 이른바 성경의 무대에 살면서, 성경을 연구하면서 조차 장소에 대한 관심을 두고 있지 않은 이들도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성경을 더 알겠다고 성지순례를 가서조차 공간에 대한 입체적인 이해에 둔감한 채 하나의 점에 해당할지 모르는 기념교회 같은 장소를 주로 찾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태도는 다시 돌아봐야 한다. 뭔가 달라져야 한다. 성경읽기도 설교하기도 같은 과제를 안고 있다. 필자는 아래와 같은 논지에 동의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이 실제적인 때에 실제적인 장소에서 실제적인 사람과 관련하여 계시가 되었다는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다. ‘누가’, ‘왜’, ‘언제’, ‘어떻게’, ‘무엇을’, 그리고 ‘그래서 무엇을, 어떻게’라는 요소들로 이야기를 전해주는 성경 기자들이 명백하게든 암시적으로든 ‘어디서’라는 요소도 덧붙인다는 사실은 매우 의미심장하다. 이처럼 공간적인 측면을 성경 기사와 결합하는 경향이 꽤 흔하다.(14)

 ⓒ죠이북스 

사도행전부터 계시록에 담긴 이야기는 가상공간에서 일어난 이야기가 아니다. "심의 여지 없이 사도행전은 신약 성경에서 지리에 가장 초점을 맞춘 책이다. 시작부터 끝까지 사도행전은 온통 지리에 관한 내용이다.(22)  요한계시록의 환상(?)조차 그 시대를 살던 이들에게는 그것이 실제의 공간이 아닐지라도 어떤 '공간'을 바탕으로 서술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아래와 같은 서술을 통해 내가 읽고 있는 에베소라는 성경 이야기의 공간에 대한 입체적인 이해를 한다면, 좋지 않을까?

고전고대 시대 동안, 북동쪽으로 약 1.6킬로미터(1마일) 지점, 세 번째 언덕(아야솔루크[Ayasoluk]) 기슭과 유명한 아데미(아르테미스) 신전 사이에 다시 사람들이 정착했다. 리시마코스는 에베소를 주요 항구 도시로 만들고, 약 9.7킬로미터(6마일) 둘레의 벽으로 요새화했다. 또한, 에베소는 로마의 아시아를 남북으로 지나는 간선 도로의 교점이며, 동쪽으로 인도(India)까지 이어진 일련의 간선 도로들 서쪽 끝에 위치했다. .. 초기 로마 시대의 에베소 인구는 약 200,000명이었고, 이는 제국 전체에서 넷째나 다섯째 규모에 해당했다. 그 도시가 성장한 주요 요인은 이주였다. 당시에는 아이가 태어나면 약 33퍼센트가 첫해에 죽고, 50퍼센트는 5년 안에 죽었다. 따라서 앞의 인구수가 유지된 것은 지속적인 이주로 인구가 유입되었음을 시사한다.(489)

 ⓒ죠이북스 

<LEXHAM 성경 지리 주석 - 사복음서>에 이어 <.. 사도행전에서 요한계시록까지>가 나왔다.(번역서 기준) 이런 책의 출간이 좋다. 독자들이, 목회자들이 책에 담긴 53꼭지의 글을 따라가면서, 성경 본문을 입체적으로 대하는 태도도 배우고, 성경 이야기 속 공간에 관한 관심도 커졌으면 좋겠다. 이 책에 담긴 많은 글이 사회적 지리적 접근을 해주고 있다. 유익하다.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이른바 성지순례를 다녀오고도 성경 읽는 태도나 성경을 가르치거나 설교하는 자세가 별다른 변화가 없는 이들에게 꼭 권하고 싶다. 물론 성지순례를 가려는 이들에게는 더욱 권하고 싶다. 아는 만큼 볼 수 있다. 안다는 것은 무엇을 모르는지를 깨닫는 것이 기본이다. 성경을 바라보는 우리의 태도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깨닫는 것에서 그것을 시작할 수 있다. 그런 출발점에 이 책이 나름 유익을 안겨줄 것이다. 우리는 성경 이야기가 가상공간에서 일어난 것처럼 추상적인 개념에 집중하거나 교훈을 찾는 것에 익숙하다. 그런 우리의 성경 읽기가 땅에서 이뤄지면 좋겠다, 느낄 수 있는 것으로 성육신 되었으면 좋겠다.

저작권자 © 미주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