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섭 목사 사택 소동 등 갈등 격화
담임목사 해임을 위한 공동의회 소집도 공고

시무장로 전원이 담임인 문석호 목사 해임안을 결정하면서 가열된 뉴욕효신장로교회 사태가 10년전 교회 분규의 재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0년전 뉴욕효신장로교회는 문석호 목사의 불륜과 재정 의혹이 제기되면서 교회가 분열되었다. 당시 문석호 목사는 모 여전도사와의 이메일이 공개되면서 불륜 의혹이 제기되었고, 동생이 선교사로 있던 니카라과 선교회 등에 지급된 비용 등에 문제제기가 있었다. 결국 명예훼손 등 사회법 소송까지 제기되었고, 교인들의 상당수가 교회를 떠나면서 마무리되었지만 그 상처는 교회에 고스란이 남았다. 

이경섭 공동목사와 문석호 목사의 갈등으로부터 시작된 이번 사태는 10년전 악몽을 떠올릴만큼 상황이 좋지 않다. 

‘사택 소동, 부교역자 사임 등 갈등 심각'

공동 목사 간의 갈등이 가장 심각하다. 

문석호 목사는 얼마전 복수의 부교역자를 시켜 이경섭 목사가 머물고 있는 사택을 찾아 집을 비우라고 강제하다 경찰까지 출동하는 해프닝을 빚었다. 

당시 사태를 잘 알고 있는 한 관계자는 “문 목사가 당회의 허락도 없이 부교역자들을 시켜 이경섭 목사의 사택을 비우게 하라는 말도 안되는 명령을 내렸다. 이경섭 목사는 교인들의 97%의 찬성으로 공동목회자로 임명되었다. 문 목사 홀로 그런 명령을 내릴 권한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경찰이 출동해 리포트까지 되었다고 언급했다. 

그는 “소식을 들은 당회원들과 교인들이 사택을 방문해 (부교역자들에게) 항의했으며, 그 과정에서 경찰이 출동해 보고를 해야 했다. 경찰은 법적으로 사택을 비워야 할 이유가 없음을 확인해준 후 돌아갔다"고 설명했다. 

문 목사 지시로 사택을 방문한 두 명의 부교역자에게 최근 징계가 내려진 것도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교회의 모 사역자는 “부교역자의 사임 등은 담임목사 교체와 함께 늘 있어왔던 관례이다. 사택 소동과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교회 주보에 고지된 유 모씨(사직서 처리, 2월 20일자)와 이 모씨(직무정지, 2월 24일자)에 대한 당회의 결정은 시기 등을 고려할 때 사택 소동과 관련없다는 교회측의 해명에 쉽게 수긍하긴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이번엔 믿을 수 있을까?’

뉴욕효신장로교회가 소속된 노회는 임시 당회장 파송과 함께 현 사태를 조사할 수 있는 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시사했다. 

합동개혁장로교단(ARPC) 산하 북동노회는 최근 이용호 목사를 임시 당회장으로 파송했다. 또한, 이번 사태에서 불거진 의혹들과 그동안 진행되었던 과정들의 진위를 밝히기 위한 특별조사위원회(Special Commission)도 구성했다.  

교회의 한 관계자는 “10년전 행태를 지켜본 교인들이 노회에 대한 신뢰가 많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시무장로 전원이 나서고 있기에 그때와는 다를 것이라 본다. 예전과는 다른 방향으로 결론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특별조사위원회는 3월달 안으로 조사를 마칠 계획이며, 이후 임시노회를 통해 보고될 예정이다. 

일부 교인들 사이에서 제기된 ‘교단 탈퇴'라는 강수는 일단 보류된 것으로 보인다. 

관계자는 “10년전 기억을 더듬으면 ‘교단 탈퇴'라도 해야겠지만, 현재는 조금 다른 양상이다. 시무장로 전원이 제기한 문 목사에 대한 해임도 가능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안식년 포기, 당회장 복귀'

담임목사 해임을 위한 공동의회 소집도 공고되었다. 

교회는 27일(일) 주보를 통해 ‘담임목사 해임에 관한 건’으로 3월 6일(일) 1,2,3부 예배 후에 공동의회를 소집하겠다고 알렸다. 

이에 대해 문석호 목사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문 목사는 ‘효신의 교역자들과 모든 성도님들께'라는 서두로 시작하는 편지를 통해 임시당회장과 당회원들이 자신을 내쫓으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임시당회장이라는 자리가 무슨 점령군 사령관이나 되는 듯이 효신의 장로들에게 온갖 비법을 가르쳐 주고 있다. (임시당회장이) 효신의 당회원들과 하나가 되어, 함께 힘을 합해서 현재의 담임목사를 무슨 큰 죄를 지은 양, 탄핵, 해임, 사표수리 등등을 언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진행중인 안식년을 포기하고 교회로 돌아갈 것임도 밝혔다. 

문 목사는 “효신교회의 바른 모습을 위하여 제가 하려던 안식년을 포기하면서, 얼마 남지 않은 저의 사역의 날들에 최선을 다하고자 담임목사요, 교회의 당회장의 위치로 복귀하고자 함을 알린다"며 노회와 당회의 행보에 정면으로 맞서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뉴욕효신장로교회 사태에 대해 교계의 한 관계자는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10년 전에도 교회는 깊은 상처만 남기고 분열되고 찢어졌다. 노회와 교단은 편파적이었고, 사회법을 통해 소송도 제기되었다. 이번 사태도 쉽게 마무리되지 않을 수도 있다. 지혜로운 판단이 요구되어진다"고 평했다. 

10년전 사태로 교회를 떠났다는 한 교인도 비슷한 의견을 내놓았다. 

그는 “10년전과는 달리 시무장로 전원이 나서니 조금 다르겠지만, 문석호 목사는 쉽게 승복하지 않을 것이다.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이다.”고 언급했다. 

10년전 교회 사태에 대한 소회도 밝혔다. 

그는 “악몽같았다. 그때는 그랬다. 이제는 떠났으니 너무 홀가분하다. 교인들이 슬기롭게 해결하길 바라는 마음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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