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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자신이 이야기의 주인이 될때...

지난해 남북 정상 회담을 통해 남북의 지도자들이 같이 만나고 나누고 관계하는 (connect) 하는 모습이 방송을 통하여 전 세상에 공개되었다. 앞으로 있을 북미회담에서 어떠한 결정들과 안건들이 오갈지 현재는 모르지만, 타국과 대화 전에 남한과 북한이 먼저 손을 잡고 대화를 시작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는 자신의 존재에 관해 약하고 불안하게 느낄 때 나보다 강하다고 느껴지는 존재와의 관계, 인정, 연계를 통해 내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받고, 보호받고 싶어한다. 힘의 소재 (resource)가 나보다 강한(powerful), 권위가 있는 (authority) 존재와의 연대를 통해 생성되고 경험되기 때문에 누구를 알고 누군과와 협력을 한다는 것은 사회적으로 중요한 가치가 된다. 그 강한 존재를 하나님으로 인식할때는 우리는 그 분의 강권력안에 (almighty) 안정감을 느끼고 용기를 얻는다. 그 대상이 사람이 될 때, 우리는 더 우리보다 강한 자와의 관계를 돈독히 하기 위해 자신을 지키기보다는 그 대상을 기쁘게 하는데 더 많은 포커스를 두게 된다.

남북정상회담(사진:위키백과)

대한민국과 북한의 관계도 단순히 보면 (simply put) 이런 강대국 (미국, 러시아, 중국 등) 사이에서 그들과의 연대를 통해서 만이 살아남을 (Survive) 수 있는 유일한 방법과 운명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남한과 북한이 정말 서로 미워하고 증오해서 서로에게 전쟁을 일으키고 이렇게 갈라져서 살았을까? 전쟁도 휴전도 사실 남북한 사람들의 주체적인 결정이 아니라는 것이 분단 상황을 새로운 “정상” (new normal)이라고 느끼며 산 전후세대 (post war generation)에게도 인지되면서,우리가 이전부터 강대국에게 맞춰서 존재감과 안전감을 보장받는 것보다 우리 자신들의 관계를 먼저 돌아보고 우리 안에 있는 힘을 소유하고 피력 (claim)할 수 있었다면 좋았을 것을 하는 아쉬움이 마음 한켠에서는 들었다. 판문점에서 일어난 남북정상회담은, 도보다리에서 일어난 두 정상의 은밀하고 사적인 (secretive and private) 대화와 공유된 시간 (quality time)은 이제 한반도 (Korean Peninsula)의 이야기가 강자들의 관계에 치여서 생존하여 한민족의 관계를 부정할 수 밖에 없었던 한 국가의 이야기가 아닌, 이제 우리 자신이 이야기의 주인이 되어 소유권 (ownership)을 가져오고 공표하는 새로운 화법 (narrative)의 시작을 가져다 주었다.

우리가 우리 자신의 상처와 아픔의 화자가 될 때, 그 이야기는 더 이상 비밀과 수치심에 덮혀있지 않고 빛을 받으며, 나눠지며, 프로세스가 될 때 치유 (healing)은 시작된다. 피해자, 약한자, 부끄러운 내 자신의 과거가, 누구에게도 떨어 놓을 수 없었던, 꼭꼭 깊숙히 묻어두었던 사연을 안전한 (safe)한 관계에서 털어놓고 내 과거의 이야기의 화자가 내자신이 되고, 똑같이 일어났던 일이지만 새로운 관점에서, 새로운 이야기로 다시 써나가는 (rewriting) 과정을 심리학에서는 화법치료 (narrative therapy)라고 지칭한다. 이 과정을 통해 트라마에 갖혀있던 수많은 아픔으로 찢어졌던 우리의 가슴이, 또는 너무 아프기 때문에 아무것도 느낄 수 없는 과정이 오래된 (numb), 또는 지금까지 악몽으로, 자꾸 떠오르는 생각들과 영상들로 일상이 너무 힘겨운 마음의 어려움들을 도우는데 트라마화법치료 (Trauma oriented narrative therapy) 는 미국 심리학계에서 많이 사용되고 또 상당한 효과를 보는 상담기법이다. 상담치료 전문가가 내담자의 프로세스에서 권위자 또는 강자가 아닌 그 힘과 소유권을 내담자에게 내어주고 실어주는 (empower), 내담자 본인의 힘을 깨닫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대표적인 현대적상담 방법이기도 하다.

분단은 전쟁과 함께 우리 민족에게 부정할 수 없는 큰 트라마 (trauma)이다. 전쟁을 직접겪은 우리의 이민 세대들도 그 아픔을 잊을 수 없지만 전쟁이후에 태어난 전쟁을 전혀 경험해 보지 않는 전후세대에게도 분단은 사실 큰 상실 (loss) 이다. 핓줄 (biological attachment) 을 떼어 놓은 것 같은 아픔이 세대간을 거쳐서 내려올때 (intergenerational transmission)  이 아픔은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없어지지 않고 여전히 두 정상이 만나는 장면에서 마음이 짠하고 목이 메이고, 감동이 느껴지게 하는 경험을 우리에게 하게 한다. 사실 우리 안에 아직 프로세스 되지 않는 스토리 (narrative)와 감정들이 (emotions) 많이 있다는 것을 암시하기도 한다. 아직 끝나지 않는 어찌보면 이제 시작하는 첫장에 와있는 남북한의 동행이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 지는 모르지만, 이 첫장의 만남에서 우리가 축하하고 소유해도 되는 우리의 강점은 결국 이제 우리의 이야기를 우리자신이 쓰게 되었다는 것이다. 누구를 맞춰주어서 누구에게 기쁜 이야기로 우리의 진정성 (authenticity)과 절실한 필요들을 감추고 등한시 하는 것이 아닌 우리안의 힘을 발견하고 우리가 우리자신의 스토리의 주인공이 되는 것이 이번 회담을 통해 일어났던 치유의 시작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우리는 이민사회에서 정체성의 문제로 수없이 고민하다. 어디에 소속되어야 하지, 나의 존재감은 뭐지, 하는 고민들이 우리의 내면에 1세, 1.5세, 2세 이런 분류에 상관없이 다 있다. 개인 (individual)이 아닌 공동체(collective)적인 정체성도 개인의 못지않게 이민사회를 살아가는 개개인의 삶가운데 영향을 준다. 개인의 치유는 결국 공동체의 치유로 이어지고 공동체가 건강해질 수록 개개인의 정서와 내면이 건강해질 수 있다.  결국 상담도 강자의 힘을 통해 끊임없이 누군가의 인정을 통해 내 자신의 존재를 가치를 확인 받는 것에서 내 안의 있는 강점 (strengths)를 발견하고, 내 인생이라는 스토리북에 새로운 이야기를 써나가며, 그 누구를 기쁘게 하기보다 내 자신을 존중하고, 내 자신에 힘을 실어주는 내면의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남북의 동행의 시작에서 무엇보다 우리각자의 삶안에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되기를 기도하고 소망한다.

미쉘 김 가족치료 상담사 (Licensed Marriage and Family Therapist)는 지난 10년간 아동, 트라마, 애도와 상실, 우울, 부부와 가족갈등을 다루고 있는 상담전문가이다. 현재 공감과 이해를 바탕으로 한 감성지수가 높은 아이로 키우는 부모교육과 아동상담에 전문성을 가지고, 파사디나에서 내담자들의 자유과 치유를 찾아가는 여정에 함께 하고 있다.

미쉘김  newsnjoy@newsnjoy.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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