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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하지 않습니다!

잘 아는 목사님 한 분이 돈 버는 일을 하지 않겠다는 저의 글을 보고 "일하기 싫으면 먹지도 마라"라는 말씀이 있다고 지적하셨습니다. 그에 대한 저의 답글입니다. 엉뚱한 것 같지만 조금 다른 질문으로 오늘 글을 시작해보겠습니다.

누가 교회의 중심일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단 목사를 제외한다면 헌금을 가장 많이 하는 사람이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물론 장로님일 수도 있고 교회의 구조에 따라 다를 수도 있지만 공통적인 것은 그 사람이 최소한 어느 정도 돈이 좀 있거나 어느 정도 헌금을 하는 사람일 것입니다. 오늘날 교회에서 아무리 헌신하고 봉사하는 사람일지라도 돈이 없거나 헌금을 많이 할 수 없는 사람은 기껏해야 조력자나 주변인물밖에 될 수 없습니다.

일단 헌금을 많이 하면 발언권과 영향력이 증대됩니다. 물론 사람들의 시선이나 대우도 달라집니다. 저는 그것을 직접 경험해 보았습니다. 저는 헌금을 많이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특히 십일조를 많이 하는 사람이 더욱 그렇습니다. 저는 교회에서 십일조를 가장 많이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나이가 젊었지만 장로후보가 될 수 있었습니다. 사람들의 시선 또한 남달랐고, 제가 하는 모든 일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저는 목사님을 아무 때나 만날 수 있었고, 오히려 목사님이 저를 보면 차나 한 잔 하고 가라고 저를 목양실로 불렀습니다. 하지만 누구나 저처럼 그렇게 쉽게 목사를 만나고 교제를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었습니다. 또 각종 집안 행사 때도 목사님이 오셔서 예배를 드려주는 건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저는 그렇게 특별대우를 받는 교인이었습니다. 이런 예는 끝도 없이 들 수 있습니다.

교회 안에서도 돈이 가지는 영향력이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절대적이라고 말해도 좋을 것입니다. 제가 홍정길 목사님을 존경하는 이유도 홍목사님의 교회에서 장로를 뽑을 때 사찰집사님이 다른 모든 쟁쟁한 후보자들을 물리치고 장로로 피택 되었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런 일은 다른 교회에서는 보기 힘든 매우 희귀한 일입니다. 적어도 돈이 모든 것을 결정하지 않는 교회가 되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그분은 존경을 받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처음 교회를 시작했을 때 저는 부자는 아니었지만 분당의 48평 아파트에 살고 있고 자가용을 두 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때는 몰랐습니다. 저희 교회의 교인이 쉽게 불어난 것이 제가 재산이 좀 있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별 이상한 사람들까지 몰려들었습니다. 다 돈 냄새를 맡고 온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제가 목회를 잘 해서 그런 줄 알았습니다.^^ 저희가 지향하는 목표가 바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ㅠㅠ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생각해보니 아니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돈이 지닌 힘이었습니다.

그 돈이 다 사라지고 나니 교인들 대부분이 교회를 떠났습니다. 저의 재산이 사라지고 거리에 나앉게 되니 그런 목사를 책임지는 일이 부담스러워졌기 때문일 것입니다. 물론 떠난 분들은 절대 그게 아니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제 압니다. 그분들이 맡은 것은 가난의 냄새입니다. 가난의 냄새는 주변에 아무도 있을 수 없게 만드는 견딜 수 없는 냄새입니다. 그 냄새가 그분들을 떠나게 한 것입니다.

간단히 살펴보았지만 세상에서는 물론 교회 안에서도 돈의 영향력은 가히 절대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믿지 않는 사람들은 물론 교인들도 이것을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믿지 않는 사람들이 그러는 것은 말 그대로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교인들이 그러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일이며 매우 심각한 문제입니다.

사도행전에는 베드로와 요한이 기도하러 성전으로 가다가 시각장애인 거지의 눈을 뜨게 하는 기적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그때 베드로가 한 말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은과 금은 내게 없거니와 내게 있는 것으로 네게 주노니 곧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걸으라.”

이 말씀에는 성서의 전체적 맥락과 일치하는 중요한 메시지가 들어 있습니다. 이 짧은 글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과 ‘은과 금’이 대조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하는 일이 은과 금, 다시 말해 돈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히 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예수님께서 거절하신 악마의 유혹, 다시 말해 돌이 떡이 되게 하라는 시험과 정확히 일치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사도 바울이 자신이 약할 때 강하다고 말하는 것과도 정확히 일치합니다. 만일 베드로와 요한에게 은과 금이 있었다면 그들은 예수님의 이름으로 하는 일을 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이 어우러져 예수님의 이름으로 하는 일은 절대로 돈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또 사도행전 6장에는 일곱 집사를 선출하는 기사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과부들에게 음식을 베푸는 일을 하기 위함입니다. 그 일을 하려면 돈을 만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사도들은 그 일을 일곱 집사들에게 맡기고 자신들은 기도하는 일과 말씀을 섬기는 일에 전념하겠다고 하였습니다. 기도하는 일과 말씀을 섬기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 아닙니다. 이것은 일에도 차이가 있다는 것을 말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이곳에서도 예수님의 이름으로 하는 일이 돈으로 하는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똑같이 강조하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날 매우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자비량 목회를 대세라고 말합니다. 거기에 거스르는 말을 하면 파라냐처럼 달려들어 치도곤을 당합니다. 그러나 저는 감히 말합니다. 자비량 목회가 가능하지만 그것이 대세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하는 일은 은과 금이 없어야 가능합니다. 그리고 적어도 교회의 지도자들은 사마리아 여인의 기사에서 주님이 말씀하시는 것처럼 “나의 양식은 나를 보내신 이의 뜻을 행하며 그의 일을 온전히 이루는 이것이니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예수님께서 산상수훈에서 하신 말씀 “너희는 먼저 하나님의 나라와 하나님의 의를 구하여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여 주실 것이다.”의 실천입니다.

적어도 목회를 할 사람이라면 의식주를 하나님께 의탁하고 오로지 하나님의 나라의 하나님의 의를 먼저 구할 것이라는 각오와 결기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물론 저는 그 일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또 그 일이 사람들의 눈에 얼마나 무책임하게 보이는지도 너무나 잘 압니다. 그러나 저는 “하물며 너희들을 입히시지 않겠느냐? 믿음이 적은 사람들아!”라는 주님의 한탄이 무엇인지 깨닫게 하는 아버지의 공급하심을 지금까지 경험해왔습니다. 저는 패가망신을 당했지만 오늘까지 가끔씩 ‘내가 이렇게 살아도 좋은가.’라고 반문할 정도로 잘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보다 더 중요한 다른 이유가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제가 돈을 벌지 않음으로써 섬기는 종이 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섬기는 종이란 제가 늘 말하는 이끌리는 지도자입니다. 여기서 이끌린다는 것은 하나님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이끌린다는 말입니다. 이것은 옳고 그름을 가리는 주장에서뿐만 아니라 각 사람의 필요에 부응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런데만일 제가 돈 버는 다른 일을 하고 있다면 그 일을 감당할 수 있을까요. 교회 밖의 사람들에게도 그렇게 반응해야 하지만 그럴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최소한 교회 안의 모든 사람들에게 그렇게 이끌려야 합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의 요구가 하나가 아니기 때문에 선택을 해야 합니다. 차서가 있다는 말입니다. 하지만 선택의 기준은 간단합니다. ‘누가 가장 가난하냐. 누가 가장 고통 받고 있는가. 누가 가장 연약하냐.’입니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이것이 바로 가장 보잘 것 없는 사람이 교회의 중심이 되는 비밀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 나라 공동체인 교회는 이처럼 가장 보잘 것 없는 사람들이 중심이 되는 교회입니다.

다시한 번 강조하지만 교회의 중심은 바로 보잘 것 없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이 중심이 됨으로써 교회는 머리되신 그리스도를 섬길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 교회에서는 목사가 중심이 아닙니다. 돈 있는 사람도 중심이 아닙니다. 그러나 그들도 의미가 없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목사와 돈 있는 사람들은 예수님처럼 섬기는 종이 되는 것입니다. 더구나 섬기는 종이 된 사람들은 예수 그리스도를 섬김으로써 마지막 심판의 근거가 되는 자신의 입지를 공고히 할 수 있습니다. 그런 교회에서 하는 일들이 예수님의 이름으로 하는 일이 될 거라는 사실 역시 당연하지 않을까요.

사람들은 혹 제가 모를까봐 제게 “일하기 싫어하면 먹지도 마라”라는 말씀을 떠올리게 해주십니다. 예, 저는 주님이 먹지 말라시면 먹지 않을 것입니다. 무책임한 가장이라는 견디기 힘든 훈장도 기꺼이 달고 살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주님께서 제게 먹을 것을 공급하시고 저의 가족을 책임져주실 뿐만 아니라 이 부족한 저에게 예수님의 이름으로 하는 일을 하게 하심도 믿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도 예수님처럼 묵묵히 아버지의 일하심을 바라봅니다.

최태선  tschoi4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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