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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실천?', 난 이런 교회에 절망한다

한 교회가 기본소득을 시험한다며 매달 첫 주에 교인들에게 돈을 담은 봉투를 나눠준다는 기사를 보았다. 봉투에는 만오천~이만 원 정도의 현금이 들어있다고 한다. 원래는 교인들 가운데 어려운 사람을 정해 5~60만 원 정도를 지급할 계획도 가졌지만 선정의 문제와 형평성 문제 등을 고려하여 전 교인에게 봉투를 준다고 했다. 그 일을 위해 목적 헌금을 하고 있어서 대부분의 어른들은 자신이 낸 헌금보다 적은 액수를 받고 아이들이 그 봉투를 받기 위해 첫째 주일에는 예배에 절대 빠지지 않는다는 기사 내용을 보았다.

한 마디로 나는 이런 교회들에 절망한다. 나는 정말 기대를 가지고 기사를 읽었다. 어떻게 교회가 유무상통하는 초기교회의 모습을 이 시대에 되살려내는가를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사 내용을 보고 실망 정도가 아니라 절망하고 말았다. 이 시대에 만오천 원이나 이만 원을 가지고 한 달을 살 수 있는가. 그건 밥 두 끼나 세 끼 정도의 금액에 지나지 않는다. 오늘날 가난한 사람들에게 가장 큰 문제는 주거다. 가장 싼 고시원이라도 이십만 원은 넘는다. 창문이 달린 방은 삼십만 원은 내야 한다. 한 달은 이틀이 아니다. 최소한 고시원 한 달 치 금액이라도 주며 기본소득이라는 말을 사용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더구나 모든 사람들이 기본소득 헌금을 하고 일률적으로 소액의 현금을 나눠주는 것으로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고 자랑하는 모습은 오늘날 예배에 참석한 옆 사람을 보며 ‘사랑합니다’를 외치는 것으로 자신들의 교회가 서로 사랑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더 한심한 일은 그런 일을 하면서 자신들의 일에 큰 의미를 부여하며 자신들의 교회를 선전하고 자랑하는 기사까지 나가게 한 것이다.

세이비어교회가 생각난다. 세이비어교회는 작지만 진짜 교회다. 세이비어교회가 하는 일을 보면 정말 엄청나다. 하지만 나는 세이비어교회가 하는 일에 주목하지 않는다. 그건 진짜 교회가 되면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혹 세이비어교회를 모르는 분들을 위해 그 교회가 하는 사역을 간단히 소개하면 정식교인 백오십 명 정도인 그 교회의 연간 예산은 천만 불이 넘고 이십여 개의 사역들은 각각이 하나의 복지법인의 역할을 해내고 있다. 노숙자 사역, 에이즈 환자 사역, 알코올중독자 사역, 무주택자를 위한 주택 사업 등등 하나 하나의 사역이 모두다 개교회가 감당하기 어려운 사역들이다. 헌금액수도 엄청나다. 하지만 내가 세이비어교회에 감격하는 것은 그 교회의 교인들이다. 세이비어교회는 정식교인과 인턴교인, 그리고 그 교회 교인이 아니지만 예배에 참석하거나 사역에 참여하는 이들고 구성되어 있다. 각각의 교인이 되기 위해 거쳐야 하는 과정이 일반교회들과는 사뭇 다르다. 정식교인이 되기 위해서는 재산은 물론 자신의 모든 것을 주님을 위해 사용하겠다는 서약을 해야 한다. 서약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정식교인들은 그것을 실천한다. 그래서 그 같은 어마어마한 일들을 할 수 있는 것이다. 타계하신 고든 코스비 목사님의 실천사항 가운데 하나가 방송에 출연하거나 교회 일을 자랑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내가 그 교회를 존경하는 이유는 세이비어교회가 그렇게 유명해도 고든 코스비 목사님의 이름이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그 교회의 교인들 모두는 명실상부한 제사장들로 살아갈 수 있다고 믿는다.

나는 한 감리교 목사가 쓴 책을 통해 세이비어교회를 알게 되었다. 세이비어교회를 소개한 목사는 책에서 세이비어교회와 같은 교회가 되고자 하는 자신들의 실천 내용들을 소개하였다. 그때 내가 느꼈던 느낌을 기본소득을 실천한다고 자랑하는 위 교회에서 똑같이 느낀다.

세이비어교회을 알게 된 많은 목회자들과 교회들은 자신들도 그런 교회가 되고자 한다. 그러나 그들의 노력이나 시도들을 보면 그야말로 유치하기 이를 데 없다. 나는 다른 교회의 일을 폄훼하고자 하는 의도가 전혀 없다. 나는 정말 교회다운 교회, 진짜 교회, 하나님 나라를 보여주는 세이비어교회와 같은 교회를 너무나 보고 싶다. 그러나 내가 실제로 보게 되는 것은 어린아이 소꿉장난과 같은 종교놀이일 뿐이다. 그래서 슬프다.

오래 전 일이다. 한 교인의 남편이 갑자기 실직을 하였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하게 된 것은 당연하다. 우리는 목사들이 받는 사례비의 절반을 그 가정에 전달했다. 그리고 그 사실은 목사들과 재정을 담당한 집사님 외에는 모르게 했다. 재정보고에는 기록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디에 사용했는지는 모르게 처리했다. 가장 먼저는 집사님 가정에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고 둘째 이유는 그런 일을 자랑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그런 우리 교회의 예배도 중단하고 새로운 교회를 위해 시드멤버들을 구성하고자 3년을 기다리고 있다. 세이비어교회와 같은 교회가 되고자 함이다. 또 그런 교회는 기독교 역사 속에 언제든 감추어져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기존의 교회의 틀에서는 그런 교회가 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우리가 새로운 교회를 시작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지금까지로 본다면 기대하지 않는 것이 타당하다. 하지만 나는 기다리는 지금 이 시간들조차도 하나님의 계획 속에 있다고 믿는다. 우리가 초기교회 혹은 초기교회보다 더 급진적인 교회가 될 수 있도록 내가 모르는 사람들까지 준비하시고 계시다고 믿는다. 그렇다. 우리는 초기교회, 세이비어교회와 같은 교회가 되어야 한다. 나는 그것이 가능하다고 믿는다. 그리고 새롭게 출발하는 우리 교회에서는 기본소득이라는 말이 없어도 자연스럽게 그런 일들이 기본이 되는 교회가 될 것이라 믿는다.

최태선  tschoi4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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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147.XXX.XXX.158)
2018-11-21 16:4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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