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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표의 '무통분만 거부'를 비판만 해야할까?[오늘의 단상] 가변성을 지난 더 깊은 신앙인으로의 성숙

나는 얼마 전부터 고혈압 약을 먹기 시작했다. 그래서 정기적으로 진료를 받아야 한다. 의사가 내게 술을 먹느냐고 물었다. 글쎄다. 참 어려운 질문이다. 정확한 답은 “나는 술을 안 먹지 않는다.”이다. 나는 대략 15년 정도 술을 먹었다. 그 이후로 25년 정도는 술을 입에 대지도 않았다. 그리고 그 이후 지금까지는 술을 마시는 적도 있다. 그러니까 지금은 술을 안 먹지 않는 상태이다.

부연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 젊어서는 술을 많이 먹었다. 술을 즐기는 형 덕택에 나 역시 술을 많이 먹을 수밖에 없었다. 모든 종류의 술집을 두루 다녔다. 군에 있을 때는 구매담당장교라는 보직상 술 먹는 것이 일과가 되기도 하였다. 그러다 내가 술을 먹는 것이 다른 초보 그리스도인들에게 덕이 되지 않는다는 목사님의 말씀을 듣고 술을 끊었다. 사실 술을 끊는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그때는 술을 한 모금만 마셔도 머리가 핑 도는 이상한 현상이 생겼다. 그래서 나는 성찬식에서 사용하는 포도주가 술인지 포도즙인지를 구별할 수 있을 정도였다. 술은 안 먹은 것이 아니라 먹을 수가 없었다. 덕분에 술을 마시면 퇴학을 당하는 신학교를 수월하게 마칠 수 있었다.

목사가 된 이후 한 신부님을 알게 되었다. 그분은 내가 쓰는 글의 애독자이다. 그런데 그분이 만나면 술을 권하셨다. 몇 살 위이신 그분에게 거절하는 것이 결례이기도 하고 또 수준이 낮은 신앙인처럼 보이기도 싫어 딱 한 잔만 받아 먹는 시늉만 했다. 그러나 진짜 내가 술을 다시 먹기 시작한 것은 전혀 다른 이유에서이다. 그리스도인들이 술 안 먹는 것을 신앙의 금기로 여기는 것은 그리 나쁜 일이 아니다. 여러 면에서 신앙적으로 유익한 면이 있다. 특히 한국의 술 문화는 단순한 술 문제만이 아니어서 더더욱 그렇다. 그런데 그것이 전통이 되다보니 본질을 잠식하는 측면이 강하다. 다시 말해 술 안 먹는 것이 신앙 좋은 것과 동의어로 사용되기에 이른 것이다. 하지만 사실 술 안 먹는 것과 예수를 따르는 것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 심지어 예수는 포도주를 즐기는 사람이기까지 하지 않았는가. 더구나 그렇게 술을 안 먹게 된 사람들은 술 먹는 이들을 정죄하기까지 한다. 결과적으로 신앙과는 아무 상관없는 술이 신앙 자체를 판단하는 왜곡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술 안 마시고 주일날만 경건한 외식적인 그리스도인들이 기독교 신앙을 주도하기에 이른 것이다. 그것을 깨지 않으면 본질에의 접근이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교인들에게 술 권하는 목사가 되었다. 분위기에 맞추어 막걸리 한 잔이나 와인 한 잔을 마시게 했다. 내 의도를 아는 교인들은 기꺼이 그런 나의 권유를 이해했다. 그리고 방향을 바꾸어 예수를 닮는 길을 바라보게 되었다.

이영표 KBS 해설위원

내가 왜 이렇게 장황하게 자랑스럽지도 않은 술 이야기를 하는 줄 아는가. 그것은 그리스도인의 자유를 말하기 위함이며 옳고 그름에 천착하는 것이 바로 원죄의 본질임을 지적하고자 함이다.

최근 축구 선수 이영표의 이야기가 회자되고 있다. 그가 창세기 3장의 이야기를 보고 아내에게 고통스럽더라도 무통분만을 하지 말자는 권유를 했고, 그의 권유에 따라 그의 아내는 무통분만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그의 신앙을 잘못된 것으로 지적하는 많은 기사들이 나돌고 있는 것이다.

나는 열심히 성서를 공부하고 말씀대로 살려는 이영표님의 신앙을 고귀한 태도로 존중한다. 그리스도인이라면 최소한 그런 열심히 있어야 한다. 주야로 말씀을 묵상해야 하는 것은 토라를 공부하고 묵상해야 하는 유대교인들에게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스도인 역시 주야로 말씀을 묵상하고 실천하고, 삶의 정황에 따라 고민하며 살아야 한다.

그러나 그 길에도 삼천포가 있다. 술 안 먹는 것이 마치 신앙의 본질인 것처럼 되는 길이 존재한다는 말이다. 나는 자신들의 믿음에 따라 자신의 자녀들을 군대가 아니라 교도소에 보내고, 수혈을 거부하여 죽음을 택하는 여호와의 증인 신도들의 믿음을 존중한다. 하지만 신앙에 있어 더욱 중요한 것은 그러한 자신의 믿음과 신념을 상황에 따라 거부할 수도 있는 가변성이다. 엔도 슈사쿠의 <침묵>이 말하고 있는 것이 그것이다. 성상을 밟고 지나간 로드리게스 신부의 믿음이 바로 그것이다.

나는 지금 술을 안 먹지 않는다. 나는 말씀대로 사는 삶이나 믿음대로 사는 삶 역시 마찬가지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스도인의 성숙한 삶은 말씀대로 안 살지 않는 삶이 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자신의 옳음을 관철하려는 우리의 태도는 선악과를 따먹은 인간의 실존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하나님이 아닌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그러한 우리의 태도를 버릴 수 있어야 한다. 아브라함처럼 독자 이삭을 향해 칼을 내리꽂을 수 있어야 한다. 베드로처럼 부정한 음식을 먹을 수 있어야 한다. 나는 이영표를 훌륭한 후배 신앙인으로 좋아한다. 하지만 그가 가변성을 지닌 더 깊은 신앙인으로 성숙하기를 바란다.

최태선  tschoi4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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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XXX.XXX.42)
2018-10-07 14:34:34
찬성:0 | 반대:0 찬성하기 반대하기
여자들도 제밥벌어먹고 사느라 노동에 고된세상에 무슨 무통분만 타령을 사내가 하는가 . 그냥 마누라 밥먹여주고 무통분만까지 한다니 지 배가 아픈건지.... 피임도 하지말아야 할것이라 . 하나님께서 생명을 탄생케 하실 기회를 인위으로 차단하는것이 옳은가 그른가. 돼지고기는 잘도 우겨먹으며 성경에 나와 있다고 십일조는 그렇나 따지고 든다. 이영표 선수 좋아하지만 자기 아내라 할지라도 여성의 분만에 대하여 사내들이 왈가왈부 하는것은 자제할일이라. 성경에 그거 말고 따를일이 넘쳐나는지라..... 그리고 이영표와 출산문제를 떠나 우리모두 알량한 행실과 생각을 접고 그저 주님과 인생앞에 부끄런 죄인로 잠잠히 겸허히 인생을 채워갈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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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104.XXX.XXX.197)
2018-10-03 10:24:05
찬성:2 | 반대:0 찬성하기 반대하기
타이레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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