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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 정결, 순명이 삶의 원칙입니다.성공회 성프란시스 수도원 함로렌스 수사

[미주뉴스앤조이(뉴욕)=신기성 기자] 초대교회 혹은 가톨릭의 전유물로만 생각하기 쉬운 수도회가 개신교에도 있다. 성공회 뉴욕한인교회(주임신부 배요셉)는 성프란시스 수도회의 함로렌스 신부를 초대해 수도사로서의 삶과 신앙을 나누는 기회를 가졌다.

일상생활 가운데 수도회의 가르침에 따라 재속 수도생활을 하기 원하는 뉴욕한인교회 일부 교인들의 초대로 미국에 오게 된 것이다. 이번에 뉴욕을 방문한 함로렌스 수사는 대학시절 MT 혹은 젊은이들의 낭만적인 여행 장소로 인기가 있었던 서울 근교 강촌에 4명의 수사들이 함께 생활하는 대한성공회의 수도원을 이끌고 있다.

성프란시스 수도회를 좀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네, 저희 수도회는 세계 성공회 프란시스 수도회(Society of St Francis)와 연결돼 있는 한국 성공회에 소속된 작은 공동체 입니다. 기도, 공동체 생활 그리고 환대가 우리에게 중요한 가치입니다. 우리 공동체는 인천에서 설립되었으며 2001년 수도원 설립과 손님을 위한 피정을 발전시키기 위해 강원도 예전 강촌 피정의 집으로 이전하였습니다.

성프란시스 수도회를 섬기는 4명의 수사들은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어 주변 세계와 교회 속에서 그 분을 섬기는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꿈을 위한 3가지 원칙을 정했는데, ‘가난’ ‘정결’ ‘순명’입니다. 그리스도의 진실한 제자가 되기 위해 검소한 생활을 하며, 오로지 하나님께 헌신하고, 하나님의 부르심을 분별하여 따르고자 하는 목표에 따른 원칙이죠.

이 꿈을 이루기 위해 ‘기도’ ‘연구’ ‘노동’의 기본 생활 습관을 유지합니다. 매일 기도와 미사를 드리고 묵상하며, 하나님을 더 알고 각자에게 주어진 사목의 은사를 개발하고, 공동체의 일고 피정 손님들 환대하며 세상 속에서 일해 나갈 자세를 갖추려고 합니다. 성무일도라고 하는 기도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 수도원의 기도가 아침 6시, 낮 12시, 저녁 6시, 밤 9시에 기도가 있습니다.

수도원에서의 모든 일은 수사들이 담당합니다. 밥 짓고 반찬 만들고 청소하고, 일상에 필요한 모든 일들을 스스로 감당하죠. 그 밖에 많은 노동을 합니다. 노동도 영성 생활의 중요한 일부입니다.

수도자로서의 추구하는 마음가짐은 ‘겸손’ ‘사랑’ ‘기쁨’입니다. 인간의 한계를 깨닫고 하나님의 은혜를 간구하며, 서로 사랑하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며, 그리스도야 말로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기쁨의 원천임을 깨닫고 살아가려고 합니다.

수도사들은 다양한 일들을 통해 그리스도를 섬기고자 노력합니다. 기도의 경험을 나누며 함께 성장하도록 돕고, 새로움을 충전하기 위한 휴식과 피정을 원하는 사람들과 같이 하고 교파를 떠나 모든 교회에 수도회를 개방하고 교회 일치의 대화를 발전시켜 나가려고 합니다.

성공회 뉴욕한인교회 배요셉 주임신부(좌)와 함로렌스 수사(우)

수도원 생활을 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제가 성공회 교인이 된 것은 부모님의 영향이 컸습니다. 성공회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이 1890년입니다. 감리교와 비슷한 시기에 들어왔죠. 초창기 성공회가 들어왔을 때 저희 증조부께서 받아들이셨습니다. 그 이후로 집안 거의 전체가 성공회 교인이 되었습니다.

성공회가 예배를 미사라고 하니까 어렸을 때는 성공회와 가톨릭이 같은 줄 알았습니다. 성당에 다니던 친구들은 어떻게 신부가 결혼을 할 수 있느냐며 성공회 신부님들에게 묻기도 했죠.

교회 학생부에 있을 때 여름 수련회를 가톨릭 수도원에 가서 피정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수도원을 처음 경험한 것은 중학교 2학년 때입니다. 그때는 저도 어려서 수도자의 마음까지는 가지지 못했고 그냥 ‘아 이렇게 사는 사람들도 있구나’라고 생각한 정도였습니다. 어린 나이였지만 감동을 받았습니다. 수사님들이 고요히 기도하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거든요.

그때는 어렸기 때문에 수사가 되겠다는 마음이 들지는 않았습니다. 후에 고등학교 2학년 때 성 프란시스코에 관한 영화를 보면서 극장에 가서 지금은 천주교 신부가 된 친구와 함께 봤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 그 영화를 보면서 받았던 감동을 저는 하나님의 은혜라고 아직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일어나서 한참 동안 박수를 쳤습니다.

온 몸이 전율하는 정도의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성 프란시스코가 예수님처럼 사는 것을 보았습니다. 일주일 동안 아무렇지도 않게 살다가 주일에만 교회에 와서 기독교인처럼 지내는, 즉 영과 속이 분리되는 삶은 참다운 신앙생활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게 되었습니다. 저는 그때 받았던 감동을 성령체험이라고 믿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가졌던 전율이 다음날까지도 살아있었습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사는 것은 저렇게 구별되어진 실천적 삶을 사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고등학교 때 수사가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고등학교 졸업 후 성공회 신학교에 들어갑니다. 그리고 대학교 2학년 때 입회를 해서 수도원에서 학교를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성프란시스코의 삶을 닮고 그렇게 살고 싶어서 수사가 되었습니다.

한국 교회가 개인의 영혼 구원만 강조하고 하나님 나라를 사후에 가게 될 궁극적 목적지로만 가르친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수사님 생각을 좀 말씀해 주세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예수님께서 성서에서 말씀하신 바는 하나님 나라가 다가 왔다는 것이었습니다. 공생애를 시작하시기 전에 예수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셨죠. 내 안에 하나님이 있다고 사도 바울도 고백했습니다.

현재 여기 현존하는 하나님을 체험하려 하지 않고 여기를 떠나서 죽음 이후에 천당 혹은 하늘나라만 고백하는 것이 많은 교회의 가르침이고 전도 방식입니다. 사실 예수님의 가르침은 그것이 아니었습니다. 지금 여기서 하늘나라를 느끼고 이곳에서 하늘나라의 삶을 살고 실현하라는 것입니다.

그런 가르침에 깨어나지 못하는 것이 한국 기독교의 단점이라고 봅니다. 우리는 모두 하나님의 자녀입니다. 서로 다툴 필요가 없죠.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면 천국의 삶을 누릴 수 있는데 이런 부분에서의 영적인 미성숙이 교회의 잘못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천국의 기쁨은 교회 안에서만 누릴 것이 아니라 이웃과 사회에서 예수님의 복음을 전하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구원은 죽음 이후에 오는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하늘나라를 맛보고 삶 속에서 구현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성프란시스 수도원의 수사들 (사진 출처: 성프란시스 수도회)

일반 교인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피정은 무엇인가요?

피정은 일상생활과 일로부터 잠시 떨어져 수도원에 와서 휴식을 취하는 것을 기본으로 합니다. 삶의 크고 작은 걱정과 일상생활의 문제로부터 벗어나는 것이죠. 수도원에서 고요와 정숙 속에서 하나님과 만나는 시간입니다.

고요와 고독 그리고 안정의 분위기에서 기도와 휴식을 위해 잠시 떠나는 시간을 피정이라고 합니다.

우리 수도원은 아주 아름다운 자연과 조용한 시골 환경에 있으며 피정을 위해 방문하시는 분들을 위해 많은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방문하시는 분들을 위해 따뜻한 환영 그리고 기도와 침묵의 분위기를 제공합니다.

수도원에 오시면 아침기도, 감사성찬례, 낮기도, 저녁기도, 밤 기도 등을 통해 성 프란시스 공동체에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피정관 주위의 아름다운 자연 환경에 둘러싸인 공동체 기도실은 개인 기도를 위해 사용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원하시면 공동체 형제들과 함께 식사를 나누며 교제를 할 수도 있습니다. 휴식이나 명상을 위한 산책 또는 등산도 가능합니다. 그리고 저희 수사 형제들이 영성 생활에 도움을 줄 수도 있습니다. 

신기성  shin@newsnjoy.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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