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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성추문 그늘에 감추인 교회의 은밀한 욕망성추문 교회 대부분 진실 축소와 은폐 시도
교회로부터 침묵을 강요당하는 성폭력 희생자들 <medium.com>

[미주뉴스앤조이=마이클 오 기자] 교회로부터 성추문과 성범죄 소식이 봇물 터진듯 쏟아져 나오고 있다. 

개신교와 가톨릭 교회 모두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 충격적인 내용들을 토해내고 있으며, 미국과 한국 가릴것 없이 교회와 성문제는 이제 밀접한 연관검색어가 되어버렸다. 

반전의 충격

성추문에 휩쌓인 교회나 목회자들을 살펴보면 그 충격은 더욱 커진다. 대부분 건강한 이미지와 평가를 받아왔던 면면들이기 때문이다. 

윌로우크릭 교회의 빌 하이벨스 목사는 지난 40여년간 미국에서 가장 건강하고도 성공적인 목회를 했던 인물로 평가받고 있었으며, 팀 켈러 목사가 이끌었던 리디머장로교회 역시 미국 복음주의 교회 가운데 두각을 나타내며, 새로운 교회와 목회의 모델로 자리잡고 있었다. 허물어져가는 기독교의 현실 가운데에서도 적지 않은 이들이 희망과 기대를 품어왔다. 

한국의 대표적인 대형교회인 온누리교회의 정재륜 부목사의 성추문 또한 같은 맥락에서 그 충격을 더해주고 있다. 온누리 교회 자체에 대한 평가는 분분하지만, 그간 정재륜 목사가 쌓아온 이미지는 한때 청년 예수라고 불릴만큼 참신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정재륜 목사

반전의 그늘

반전의 폭이 큰 만큼 충격도 큰 법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들의 반전 이미지에 놀라고 분개하며 흥분한다. 

하지만 이렇게 자연스러운 흥분은 자칫 더욱 심각한 실상을 가리기가 쉽다. 근래에 일어났던 성추문 사태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반전의 충격에 가려진 더욱 심각한 문제가 숨어있다. 

성추문을 일으킨 인물들이 소속된 교회의 한결같은 태도가 그것이다. 이들 교회들은 사건을 인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매우 소극적이거나 무관심한 태도를 취하거나, 심지어는 조직적으로 축소, 은폐 또는 오도하는 움직임까지 보여주기도 한다. 

▶윌로우크릭 교회

빌 하이벨스 목사의 성추문이 수면위로 떠오르자 윌로우크릭 교회가 초기에 보여준 태도는 전형적이다. 수년전부터 제기되어온 성추행 의혹에 대해 윌로우크릭 교회는 자체 조사를 실시하였으며, 그 결과 일체의 혐의는 부인되었다고 서둘러 발표했다.

하지만 이러한 조사와 결과 발표는 교인들에게 오히려 더욱 큰 의문과 저항을 일으킬만큼 무성의한 것이었을 뿐만 아니라, 피해를 주장하는 이들의 입장과 요구도 온전히 고려하지 않은 것이었다. 

이후 잇단 추가 피해 증언이 이어지자, 윌로우크릭 교회는 그제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전면 재조사와 피해자에 대한 사과를 발표했다. 

이러한 윌로우크릭의 무성의한 태도는 최근 당회의 전격 사퇴 소식과 사과문을 발표한 장로대표 미시 라스무센(Missy Rasmussen)의 입을 통해 확인되기도 하였다. 그녀는 이번 사건에 있어 자신들이 빌 하이벨스 목사를 지나치게 믿은 나머지, (선입견 가운데) 피해자들의 증언과 요구에 충분히 귀기울이지 못했다고 인정하면서, 그들에게 사과의 말을 전하였다. 

윌로우크릭은 현재 하이벨스 목사의 후임으로 임명된 공동 담임과 당회 전체 등 리더십 전체가 사퇴하는 등 혼란을 겪고 있다.

교회의 과오를 인정하고 사과하는 윌로우크릭 장로 대표 라스무센 <윌로우크릭 교회>

▶ 리디머장로교회 

팀켈러 목사가 이끌었던 리디머장로교회 소속 한인 2세 목사 데이빗 킴을 향해 미투 폭로 사건이 터졌을 때 교회가 보여준 태도 역시 실망스러운 것이었다. 

피해를 주장하는 젠 윌렘스는 미투 폭로전 리디머장로교회에 ‘다섯번이나 외부 조사기관에 의한 진상조사를 요구하였지만, 다섯번 모두 나의 요구를 거절하였다. (“Five times I requested an independent investigation by qualified investigators to determine if there were other victims. Five times they denied my request.”)고 주장 했다. 

나아가 젠은 교회로부터 갑자기 데이빗 목사를 해임시켰으니, 자신들은 더이상 이 일과 관계없다는 내용의 이메일 한통을 받았다고 한다. 

이것은 명백한 꼬리자르기로 어떤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교회의 이름을 더럽히지 않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후 더 이상 교회와의 소통을 기대할 수 없었던 젠은, 미투 폭로를 통해 사건을 세상에 알리게 된다. 그러자 리디머장로교회는 즉각 교회 공동체에 이메일을 보내 자신들이 이번 사건과 젠의 요구를 잘못 처리했다는 것과, 올바른 진상조사를 행할 것을 약속했다고 한다. 

리디머장로교회의 소극적이고도 불성실한 태도는 오히려 가해자로 지목된 데이빗 킴 목사에게도 비난을 받을 정도였다. DK Statement라는 제목으로 성명서를 낸 데이빗 킴 목사는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는 한편, 자신 역시 교회에 독립적인 기관에 의한 진상조사를 요구했지만, 어떠한 조사도 없이 자신을 해임시켰다며 억울함을 주장했다. 

리더머교회의 성폭행 피해 주장은 젠 만이 아니다. 지난 해 세이 다이아몬드라는 여성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내용에 따르면, 자신 또한 리디머장로교회의 성경공부 리더에게 성추행을 당했을 뿐만 아니라, 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교회는 어떠한 도움도 줄 수 없으며, 자신이 알아서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이후 법정에서는 교회가 오히려 가해자를 도와 주기도 했으며,  자신이 이 일을 공론화 시키는 것에 대해 협박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성추문에 휩싸인 데이빗 킴 목사 <Intersect>

▶ 가톨릭 펜실베니아 교구 성추문

지난 8월 14일, 펜실베이나주 대배심원은 해당 주에 소속된 가톨릭 6개 교구의 성직자들이 저지른 성범죄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하였다. 이 보고서에 기록된 범죄는 1947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총 300명이 넘는 성직자들이 1000명이 넘는 아동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저지른 것이라고 한다.

범죄 내용으로는 온갖 종류의 성추행 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강간과 성적 학대를 포함하고 있다. 구체적인 범죄 대상으로는 7세 소녀와 15세 소년 등 어린 아동과 청소년 뿐만 아니라, 한 가정의 다섯자매 모두를 희생시킨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 보고서는 범죄를 저지른 성직자들은 철저하게 사건을 은폐하였을 뿐만 아니라, 교회가 조직적으로 이들을 보호하고 어떤 경우에는 승진을 시켜주기도 했다고 한다. 한 성직자는 17세의 소녀를 임신시킨뒤, 이를 숨기기 위해 결혼증명서를 위조하여 발급하였으며, 이후 다시 이혼을 시켰다고 한다. 

이번 보고서의 범위와 심각성은 교회의 의도적이고도 조직적인 은폐 없이는 나올 수 없는 결과다. 보고서는 교회의 이러한 태도와 사건 처리 방식에 대해 진실을 가리기 위해 만들어진 철저한 각본에 의해 진행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 한국 교회들

그동안 성추문에 휩싸인 한국교회들 역시 비슷한 태도를 보여왔다. 

일반적으로 이단 교회로 인식되고 있는 이재록 목사의 중앙만민교회나 김기동 목사의 성락교회 역시 성폭력에 대한 증언과 고발이 이어지자 대동소이한 반응을 보였다. 이들 모두 목사를 중심으로 한 교회측이 조직적인 은폐와 축소를 일삼았으며, 나아가 일반 교인들도 자발적으로 피해자를 향한 비난과 협박을 통해 2차 피해를 만들어냈다. 

김기동 목사 <유투브 갈무리>

기존 정통 교단 교회들이라고 크게 다르지는 않다. 최근 벌어진 온누리교회 부목사의 성추문 사태 이후 교회는 재빠르게 목사를 해임시키고 사과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 사건의 당사자이자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은 교회측이 일방적으로 사건을 오도하였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교회는 해당 목사의 이야기만 듣고 이 사건을 불륜 사건으로 규정하였으며, 자신이 주장하는 피해 사실에 대한 조사나 사과 요구에 대해 어떠한 응답도 없이 일방적으로 사건을 종결시켰다는 것이다. 

해당 목사를 보호하고 사건을 은폐하기 위한 명시적인 조치는 없었지만, 이 사건과 교회와의 연결고리를 끊어내기 위한 조급함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교회, 너는 과연 누구? 

최근에 일어난 교회의 성추문 사건들은 하나같이 충격적인 내용과 함께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하얀 이빨을 드러내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자기 보호 욕망은 단순히 성직자를 맹목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교회의 명성과 존립에 위협이 되는 것이라면 무엇이라도 제거하고자하는 처절한 욕망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리디머장로교회나 온누리교회 모두 추문의 진원지가 되었던 목회자를 신속하게 제거하였다. 

뿐만 아니라 교회의 존립과 명성을 위해서라면 피해자의 고통과 희생쯤은 간단히 무시하거나 오히려 더욱 강력한 수단을 동원하여 억압하기도 한다. 

70년이 넘는 세월동안 어둠속에서 갖혀 있었던 팬실베니아 교구의 희생자들이 감당해야 했던 억압과 윌로우크릭 교회의 성추문 사태 초기에 피해자들이 경험했던 무시와 편견은 이러한 사실을 유김없이 보여준다. 

생존을 위해 제 몸을 이루고 있는 공동체의 구성원까지 희생시키고 끔찍한 범죄사실을 은폐 축소하려는 교회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과연 이러한 교회는 무엇 때문에 존재하여야 하는가?’라는 의문이 생긴다. 

오늘날 교회는 과연 어떤 곳인가? <당당뉴스>

예수님은 함께 하는 아흔아홉마리의 양보다 길 잃은 한마리 양을 찾기 위해 노심초사하는 목자의 모습을 보여주었고. 한 생명이 천하보다 귀하다는 말씀으로 당신의 하늘나라를 설명했다. 교회 또한 이제껏 이 모습을 쫓아 모진 역사를 견뎌왔다. 

그런데 오늘날 발견되는 교회의 모습은 한마리 양은 커녕 대부분의 양을 희생시키더라도 그 존립을 지키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양의 생명과 존엄 따위는 그저 성장과 성공의 도구로만 여기고 있는 듯 하다. 

이러한 교회의 모습은 자기희생과 타인을 향한 사랑 보다는, 자신의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주변을 도구화하고 희생시키는 자본주의적 욕망에 더욱 중독된 것 처럼 보인다. 

교회는 스스로의 생존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타자를 통해 그리고 타자를 위해 존재하는 공동체다. 억눌린자들을 해방시키고 고통받는 자들과 함께 함으로써, 정의와 공의를 세우고하늘나라를 증거하는 공동체이다. 

정의와 공의를 세우기 위해 감당해야 할 위험이 그 존립을 흔든다해도 진정한 교회라면 죽음을 이기고 승리를 선포하신 이에게 시선을 고정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것이다. 

마이클 오  michaeloh@newsnjoy.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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