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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깨어나야 할때 (Time to wake up)”Sue Park-Hur 목사 특별 기고
Sue Park-Hur 목사는 미국 메노나이트 교단의 리더쉽 개발 사역자이자 아시안화해센터 공동대표로 섬기고 있다. 엘에이에서 자라난 Kroean-American으로서 상이한 역사와 문화 그리고 인종적 다양성 가운데 삶과 신앙을 이어온 Sue 목사는 차이가 아닌 다름의 가치와 갈등을 넘어 화해와 조화로 이행하는 도정 가운데 그리스도를 따라가고 있다고 한다.

“또한 너희가 이 시기를 알거니와 자다가 깰 때가 벌써 되었으니 이는 이제 우리의 구원이 처음 믿을 때보다 가까웠음이라” (로마서 13:11)

나는 지난 목요일 16살 난 딸과 그녀의 세 친구들과 함께 엘에이에 있는 한 공원을 방문했다. 예상대로 공원 근처에서 주차공간을 찾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고, 결국 서너블럭 떨어진 노상주차장에 차를 세우게 되었다. 

우리는 공원으로 걸어오는 길에 커다란 수레같이 생긴 것을 끌고 가는 두 명의 청년을 마주쳤다. 자세히 보니 그 수레처럼 생긴 물체는 세 개의 동물 철창을 겹겹이 쌓아올린 것이었다. 그 속에는 다 부서지고 헤어진 아이들 장난감이 있었다. 그리고 철창 밖에는 ‘아이들은 더 나은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다!'라고 쓰여진 글자매트가 걸려있었다. 이내 내 마음은 무거워졌지만, 나는 계속 공원을 향해 걸어갔다. 

시위를 위해 수레를 철창을 끌고가는 라티노 청년들 <Sue Park-Hur 목사 제공>

우리가 맥아더공원에 도착했을 때에는, 벌써 200여 명의 무리들이 모여 있었다. ‘가족은 함께’라고 쓰여진 커다란 현수막이 머리위로 나부끼고 있었다. ‘아이들은 철창에 살지 않아!’, ‘Resistencia Migrante’, ‘아이들을 수용소에 보내지 말라’ 등의 문구가 새겨진 작은 포스터들도 함께 흔들리고 있었다. 

마이크를 든 이들은 ICE(Immigration and Custom Enforcement, 이민세관 관리국)의 검거작전으로 인해 갈라진 가족들의 고통과 분노 그리고 그들의 공동체가 겪어야 했던 트라우마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발언자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마칠 때마다, 우리들은 “familias unidas, no dividas(가족은 함께, 분리 금지)”를 외쳤다. 가족을 강제로 분리시키는 잔인하고도 반인륜적인 행태를 향한 목소리는 더욱 커져갔고, 두 뺨에는 뜨거운 눈물이 흘러 내렸다. 

시위가 일어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나는 나 뿐만 아니라 불과 몇 마일 떨어진 한인타운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던 딸과 그녀의 친구들도 함께 데리고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이 소녀들은 이미 국경에서 벌어지는 가족의 강제 분리 소식을 듣고 슬픔과 실망감에 동요하고 있었고, 나는 이번 시위가 이 아이들에게 단지 탁상공론의 주제가 아닌, 불의한 법에 의해 희생당한 사람들을 직접 만나 이 부조리의 실상에 대해 배우고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에게 엘에이는 수많은 이민자들이 살아가고 있는 매우 다채로운 도시로 보일것이다. 하지만 실상은 칸막이가 쳐져 서로 섞이지 않는 공간처럼 사람들은 저마다의 공간 가운데 분리되어 살아간다. 맥아더공원은 한인타운에서 불과 몇마일 밖에 떨어져 있지 않지만, 이곳에서는 한인들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 공원을 사용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라티노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게 나의 딸과 그녀의 친구들이 이 공원이 내 남편의 사무실이 있는 한인타운에서 매우 가까운 곳에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었다. 이 지역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공동체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 공원을 이용하고 있는 이들 역시 우리의 이웃이다. 그리고 그들은 지금 트라우마로 인해 슬픔에 빠져있고 그들이 겪고 있는 부조리를 향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슬퍼하는 자들과 함께 슬퍼해야하며 부조리를 경험하고 있는 이들과 함께 서서 연대해야 한다.”

시위가 끝난 후, 딸아이의 친구 중 하나가 오늘 자신들이 경험한 것이 과연 무엇이었는지 같이 이야기하자고 했다. 이 아이에게 오늘은 생애 처음 시위에 참가한 날이었고, 이 일에 대해 이미 수많은 질문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과일빙수집에 앉아 오늘 함께 목격했던 것과, 국경에서 지금도 일어나고 있는 일과, 이것이 과연 한인 2세들인 자신들에게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이들 중 하나는 한국 역시 아이들이 부모와 분리되어 외국으로 입양되는 고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과연 한국 전쟁은 수많은 가족들을 찢어놓았고 가족을 잃은 고통과 기억은 여전히 우리와 함께 하고 있다. 

나도 지난 70년간 수많은 남한의 가족들이 북한에 있는 가족과 헤어진 채 살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평화조약이 체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한국전쟁은 공식적으로 끝난것이 아니다. 따라서 남한에 있는 가족들은 북한에 살고 있는 혈육과 친척들에게 직접적으로 연락을 하거나 만날 수 없다. 

사랑하는 가족과의 단절로 인해 생긴 깊은 고통과 대를 이어 전해지는 전쟁의 상처는 미주의 한인 가정과 공동체에 지금도 엄청난 영향력을 미치고 있고, 그 상흔은 우리의 의식과 무의식 모두에 내려앉아 있다. 

가족의 상실과 단절을 만들어낸 한국 전쟁

“가족의 분리는 타인의 문제가 아니다. 이 문제는 분명 우리에게 당면한 과제이다. 왜냐하면 이 문제는 우리 자신의 이야기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주문한 육계장을 기다리며 나누는 소녀들과의 토의는 더욱 깊어져갔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우리는 이런 질문들에 이르게 되었다. 미국사람으로 산다는 것은 뭘까? 우리의 조국이라고 부르는 이 나라와 우리의 관계는 무엇일까? 우리의 궁극적인 충성심이 이 나라가 아니라 하나님께 향한다는 우리의 믿음을 우리는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까? 

우리는 미국 시민이라는 특권의 수혜자인 동시에 기여자이지만, 미국의 사법제도가 하나님의 법에 어긋난다면, 우리는 저항해야 한다. 이방인들과 나그네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령과 설명을 담은 구절은 성경에서 차고 넘친다. 이스라엘의 신음과 절규를 들으시고 사막 가운데 그들과 함께 동행하신 하나님은 우리가 과연 누구이며 또 누구에게 속해 있는지를 끊임없이 상기시킨다. 우리는 모두 하나님께 속했으며 이땅의 나그네인 우리들은 모두 하늘나라의 시민이다. (사도행전 7:6)

얼마전 로마서 13장이 뉴스를 장식한 적이 있다. 이 로마서 13장 끝자락에 “또한 너희가 이 시기를 알거니와 자다가 깰 때가 벌써 되었으니” (로마서 13:11)라는 구절이 우리에게 또 다른 권면을 하고 있다. 이제는 깨어나 서로를 향해 우리가 과연 누구인지 또 누구에게 속해 있는지 상기시켜주어야 할 때가 된 것이다. 

◆ 이 글은 Mennonite USA에 기고된 칼럼으로, 저자의 허락을 받고 번역하여 올렸음을 밝힌다. 

 

Sue Park-Hur 목사  sueparkhu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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