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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범을 돕는 교회 환경
ⓒPatheos

[미주뉴스앤조이=신기성 기자] 20여 년간 성폭력 피해자와 가해자를 면담하며 연구 했던 심리학자 애나 솔터(Anna C. Salter)는 1991년에 펴낸 책 『약탈자, 소아성애자, 강간범, 그리고 여타의 성폭력범들(Predators, Pedophiles, Rapists, And Other Sex Offenders)』에서 “종교적인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보다 속이기가 훨씬 더 쉽다는 사실을 많은 성폭력 가해자 들을 통해서 알게 됐다”고 고백했다.

레이철 덴홀랜더(Rachael Denhollander)는 성폭행 재판과 관련해서 “교회 내 성폭행을 올바로 처리하지 않고 방치하는 것은 그리스도의 복음을 부인하는 것이다”라고 증언했다. 그녀는 교회 내 성폭행 피해자들을 돕다가 교회를 떠나게 됐다. 피해자들의 고통을 간과하는 교회들에서 이런 예가 발생한다.

치밀한 준비 과정

#MeToo 운동의 중요한 결과는 성폭력뿐만 아니라 피해자들을 무시하는 문화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점이다. 교회에서 성폭력 가해자들이 이용하는 환경에 대한 이해도 커지고 있다. 심리학자들은 성폭력범들이 범죄를 저지르기 전에 분위기를 조성하는 과정을 “길들이기(grooming)"라고 부른다. 길들이기의 정의는 ”희생자들, 가족들 그리고 공동체를 전략적으로 조종해서 그들의 비정상적 성적 취향을 들키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가해자들은 회중석에 앉아있을 수도 있고 자원봉사자일 수도 있다. 심지어 그들은 피해자만 속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영적이고 믿을만한 지도자라고 공동체 전체를 길들이기도 한다.

가해자들이 어떻게 접근하는지에 관한 한 연구는 이런 결과를 보여준다. “공동체 자체가 길들이는 과정을 통해서 사전에 준비되고 조종된다. 많은 가해자들이 사회적으로 책임 있고 공적으로 배려심 있는 행동의 양식을 보여준다. 좋은 명성을 쌓기 위해 노력하고 그들 스스로 개교회나 교계 단체에서 훌륭한 사람이고 정직한 구성원이라는 강한 사회적 인식을 심어준다.”

조지 폭스 대학교의 테라 멭슨(Terra Mattson) 교수는 주로 기독교인들인 희생자들과의 수년간에 걸친 면담을 통해 교회 내 가해자들이 “수 년 동안 공들인 카리스마적 길들이기 기술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모든 가해자들의 궁극적 목적은 빠른 시간 내에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다. 성폭행 대상자가 지도자의 위치에 있으면 리더십에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가해자들은 이런 경우에 교인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재능 있고, 유쾌하고, 호감 가며, 심지어 현명하고 영적인 인상으로 다가가곤 한다.

맽슨은 또한 가해자들이 어떻게 기독교의 용서와 은혜의 원리를 그들 자신을 위해서 악용하는지 그리고 사람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저항하는데 심적인 부담을 느끼도록 자신들의 영적인 권위를 이용하는지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수많은 가해자들이 그들의 과거를 진지하게 조사하지 않고, 아주 쉽게 용서하며 은혜를 선포하는 교회를 찾아내 다시 시작하기를 반복한다. 이런 교회들은 대체로 사건을 치리하는 유일한 수단으로 성경을 이야기하며 희생자들의 고통과 트라우마에 대해서는 무지하다. 그리고 하나님이 해결하실 것이라고 말한다. 이런 태도는 무책임할 뿐만 아니라 이런 교회 지도자들은 자신의 회중들을 잠재적인 희생자로 만드는 것이라고 맽슨은 주장한다.

피해자보다 가해자를 감싸는 교회 문화

피닉스 신학대학원의 신학과 윤리학 교수인 스티븐 트레이시(Steven R. Tracy)는 그의 수업에 판사들과 전직 검사들을 불러 학생들과 대화를 하도록 했다. 한 판사는 법정에서 증인들이 교회 내의 성폭력에 관한 증언 하는 것을 자주 봤고, 대부분 가해자를 변호하는 모습들을 보며 전율했었다고 말했다. 수업 후에 제자 한 명이 찾아와 부끄러운 표정으로 자신이 이 판사 앞에서 했던 증언을 털어놓았다. 그는 열정적으로 자신의 교회의 학생부 목회자를 변호했으며 그는 결코 그런 일을 저지를 사람이 아니라고 확신했었다고 했다. 나중에서야 그가 강간범이자 소아 성애자였던 사람을 감싸준 사실을 깨달았다.

트레이시는 “가해자들은 말과 행동에 능해서 사람들을 혼동시키고 당황케 할 수 있다”고 말한다. 많은 가해자들이 자신은 절대 그런 일을 저지를 사람이 아니라는 인상을 심어준다. 주일학교 교사, 목회자, 장로, 집사 등 교회에서 훌륭한 교인으로 인식되는 것이 이미지 세탁을 위해 얼마나 좋은 방법인가!

개신교 내에서 발생한 328명의 남성 가해자들에 관한 통계를 보면, 34.9%가 목회자의 직함을 가지고 있고 31.4%가 예배 인도자, 교회 자원 봉사자, 직분자, 주일학교 교사 등이었다. 단지 교회에 이질적인 이상한 사람만 걱정할 일이 아니다. 오히려 교회 내에서 존경받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더 위험한 경우도 많다.

가해자들이 자신이 저지른 범죄로부터 도피하는 주요 수단은 거짓말이다. 불행히도 그들은 거짓말에 능할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거짓말을 분별하지 못한다. 우리는 보통 사람들이 거짓말을 하면 알아차릴 것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성폭행범이 어린 아이들을 유혹할 때 우리가 알아 챌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역시 그렇지 않다. 우리는 어떤 사람이 과거의 잘못을 진정으로 회개하고 변화되었음을 알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것도 틀렸다.

덴홀렌더는 자신이 7살이던 어린 나이에 교회의 한 남자에게 당했던 경험을 털어놨을 때 교회가 그녀의 부모님을 비웃었던 아픔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그녀가 당한 성폭력에 관해 거의 알지 못했다. 아주 어려서부터 그녀는 “침묵을 지켜. 교회는 너를 믿지 않을 거야”라는 현실을 깨닫고 말았다. 많은 피해자들이 비슷한 경험을 갖고 있다. 덴홀랜더는 “교회가 성폭력의 실상을 깨닫기 가장 어려운 곳 중의 하나”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성폭력 피해자를 대하는 방식이 대부분 그들에게 2차 피해를 주곤 하기 때문이다. 그녀는 “교회가 도움을 청하기에 최악의 기관 중 하나라는 사실이 서글프다”고 말하기도 했다.

성폭력범들이 처벌을 받지 않는다면 피해자들의 말이 신뢰받지 못하고 상담을 받는 것도 어렵다. 이는 또 다른 폭력을 반복적으로 부르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한 성폭력범들이 교회 내에서 지도자 혹은 영향력 있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회중은 피해자를 돕는 대신에 가해자 편이 되는 경우도 흔하다. 그럴 경우 피해자들은 더 큰 트라우마로 고통을 겪게 된다. 하지만 맽슨은 희망 섞인 발언도 한다. “피해자들이 주변에서 위로와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상처가 치유되고 고통 받는 시간도 짧아 질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교회의 올바른 대처가 피해자들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기 때문에 교회 공동체가 어떻게 하느냐가 더욱 중요하다.

면죄부를 주는 관행들

패토스(Patheos)의 사라베쓰 캐플린(Sarahbeth Caplin)은 가해자들의 변명과 거짓말을 도와주는 교회의 관행들에 관해 이렇게 지적한다. 교회 내 성범죄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수단은 주로 공적인 회개 장면 연출, 가해자의 죄에 대한 표면적인 정죄, 죄를 덮어주는 은혜에 대한 교리, 그리고 일흔 번씩 일곱 번이라도 용서하라는 예수의 가르침 등이다. 이런 교리와 관행이 피해자들을 변호하거나 보호하기 보다는 가해자들을 감싸고 돕는 결과를 낳는다.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돌로 치라”는 말씀도 대표적으로 오용되는 구절 중 하나다. 비단 성폭행범 뿐만 아니라 재정 비리, 설교 표절 등의 비리고 알려지면, 용서를 구하고 물러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너희는 얼마나 떳떳하냐고 반문하며 내세우는 구절이다. 심지어 비리 당사자인 목회자들은 설교에서 이 말씀을 인용하며 자신에게 스스로 면죄부를 주기도 한다.

공적인 회개가 용기 있는 결단일 수도 있지만 대체로 공개적인 쇼에 지나지 않을 경우가 많다. 최근에도 성폭행을 저질렀던 미국 한 대형교회 부교역자 앤디 새비지 목사가 예배 중 공개적으로 회개하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지만 정작 피해자에게는 사과와 용서를 구하지 않아 비판을 받고 물러난 적이 있다.

덮어 놓고 용서를 받았다고 하는 값싼 은혜의 교리에 대한 지적은 이미 넘쳐난다. 그럼에도 여전히 하나님께 고백했고 용서받았다고 주장하며 피해자의 용서와 치유에는 무관심한 경우가 많다. 진정한 용서의 증거는 고백이 아니라 책임적 자세이다. 자신에게 피해를 당한 사람들과 신뢰를 보내준 공동체 앞에 책임을 지는 것이 용서 받을 자의 당연한 모습이다.

본 기사는 키미 해리스(Kimi Harris)가 크리스차니티 투데이에 기고한 글에 근거한 칼럼이다. -편집자 주-

신기성  shin@newsnjoy.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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