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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도는 세상을 비판하라(고전6:2)오류 투성이 '한글 성경'

대부분 성도들은 한글 성경을 번역하는 과정에서 단어 오류나 문장 오류가 적어도 1만여 곳이나 된다는 사실을 잘 모른다. 그 중에서도 약 4천여 곳은 시급히 고쳐야 할 곳이라고 한다, 심지어 과거 '개역한글' 성경에서는 바르게 번역된 내용을 '개역개정' 성경에서 오히려 더 틀리게 개악한 경우도 7백여 곳이나 있다.

'개역개정'판 성경은 누더기

이런 실정이다보니 "개역개정판은 누더기"라는 자조적 비판도 나오고 있다. 그래서 요즘은 원어를 확인하지 않고 함부로 한글 성경을 인용하기도 겁이 날 정도다. 오죽하면 교계 일각에서 "대한성서공회는 한국교회 앞에 사과하고 개역개정판 성경 보급을 중지하고 회수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을까.

사소한 오류는 용납하더라도 어떤 경우는 글자 하나 토씨 하나가 문장 전체의 뜻을 크게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한글 번역 성경 역사를 잠시 살펴보자면 1900년에 신약이 완역되었고 1937년에 개역을 거쳐 구약의 완역은 19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11년에 '성경전서'라는 신구약 합본이 완성되었고 1937년에 또 한차례 개역을 거쳐 1952년에서 1961년 사이에 비로소 한글 맡춤법에 의해 수정되어 나온 것이 '개역한글' 성경이다.

그 후 1971년에 신구교 '공동번역'판이 나왔고 또한 '현대인의 성경'도 1977년에 출판되었으나 표준 성경으로서 통용되고 있지는 못했다.

그러다 1998년에 다시 달라진 맞춤법에 따라 이해하기 어려운 본문과 잘못된 번역 등 전면적으로 검토하여 '개역한글'판을 개정한 것이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개역개정'판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대략 신약 12,823곳, 구약 59,889곳이 수정되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오류들이 많이 남아있어 한국교회에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먼저 참고로 구체적인 번역 오류 몇가지를 살펴보기로 하겠다.

'경배'를 '예배'로 바꾸다

본래 '개역한글'판의 구약에는 '예배'라는 단어가 아예 단 한 곳도 없었다. 오직 신약에서만 10번 정도 나온다. 더구나 그것도 거의 다 '예배'라는 예식적 용어가 아니라 일상적인 '경배'로 번역해야 더 옳은 구절들이다. 그런데 개역개정에서는 이를 역으로 더욱 증가시켜 적어도 36번이나 나온다.

이런 어색한 번역의 대표적인 예가 바로 욥기1:20절 "욥이 일어나 겉옷을 찢고 머리털을 밀고 땅에 엎드려 예배하며" 이 부분이다. 본래는 '경배'였는데 이를 굳이 '예배'로 바꾸어 번역했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런 자의적 번역에는 어찌하던 집단적인 공예배 의식을 강조하려는 일부 종교인들의 인위적 의도가 다분하다고 보고 있다.

또한 이들은 '영적'이란 말과 '예배'라는 용어를 아주 좋아한다. "너희 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물로 드리라 이는 너희가 드릴 '영적 예배'니라(롬12:1)." 여기도 본래 성경 원어는 '합당한 경배'의 뜻이다. '합리적인 경배'로 해야 할 것을 '영적 예배'로 번역하니 그 원의가 크게 왜곡되고 있다.

이 외에도 "그러나 낙심한 자들을 위로하시는 하나님이 디도가 옴으로 우리를 위로하셨으니(고후7:6)" 이 구절도 '낙심한 자'가 아니라 '비천한 자'나 '겸손한 자'인데 엉뚱하게 번역했다. 

또한 아모스서의 "목자의 초장이 마르고(아1:2)"도 '목자의 처소가 애통하며'가 더 원의에 가깝다. 사도행전의 "은으로 아데미의 신상 모형을 맏들어(행19:24)" 역시 '신전 모형'으로 바꾸어야 한다. 갈라디아서의 "이같이 율법이 우리를 그리스도에게로 인도하는 초등교사가 되어(갈3:24)"에서 '초등교사'는 '훈육자'나 '감독자'가 원문에 더 적합하다. 그리고 "그의 이름은 기묘자니라(사9:6)"란 번역 역시 이상한 표현이다. '기묘자'를 '훌륭한 선생' 정도로 번역해야 옳은데 중국 성경을 그대로 베끼다보니 매우 난해한 뜻이 되었다.

'비판'은 '판단'을 위한 필수 과정

특히 근자에도 많은 성도들의 입에 재갈을 물리며 비판을 막고 있는 마태복음의 "비판을 받지 아니하려거든 비판하지 말라(마7:1)" 이 구절은 전형적으로 어설픈 번역 오류의 아주 대표적인 예이다.

이 구절을 번역된 문자 그대로 해석하여 '정당한 비판'을 금하며 비판자를 마치 하나님말씀을 대적하는 사람처럼 오도하고 있는 것은 정말 무지의 소치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여기 헬라어 원문의 '크리노(krino)'는 비판뿐만 아니라 심판, 판결, 판단, 분석, 비평, 정죄의 다양한 의미들을 지닌 단어이기 때문에 이 말이 사용된 문맥을 통해서 주의깊게 해석해야 옳다. 여기서는 '심판하지 말라'나 '정죄하지 말라'로 번역함이 옳다. 영어 성경에도 대부분 '심판(judge)'으로 번역했다.

성도가 바보가 아닐진데 상식적으로 비판이나 판단하지 말라는 게 말이 되는가. 구약의 선지자들이나 예수님은 수시로 비판하고 판단하셨다. 심지어 부패한 종교 지도자들에 대해서는 비판을 넘어 비난 수준으로 '이스라엘의 개', '독사의 자식', 그리고 '강도의 소굴'이라는 극언도 퍼부으셨다.

더구나 같은 원어 '크리노'가 '판단'으로 번역된 고린도전서의 "성도가 세상을 '판단'할 것을 너희가 알지 못하느냐(고전6:2)"에서 보면 성도는 오히려 필요시 세상을 적극적으로 판단하거나 비판해야 옳음을 알 수 있다. 여기도 같은 원어 '크리노'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이를 "성도가 세상을 '비판'할 것을 너희가 알지 못하느냐"고 번역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리고 "신령한 자는 모든 것을 판단하나 자기는 아무에게도 판단을 받지 아니하느니라(고전2:15)." 이 구절 또한 '크리노'다. 따라서 성경에서 "판단하라"는 구절들 대부분은 그 원어가 '비판'과 같은 '크리노'이기에 이를 "비판하라"로 이해해도 큰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유의해야 한다. 어차피 비판이나 비평이나 분석은 바른 판단을 위한 필수적 과정이기 때문이다.

다시 요약하자면, 성경에서 "비판(=판단)하지 말라(마7:1)"와 "판단(=비판)하라(고전6:2)"로 번역된 이 두 구절은 같은 원어 크리노다. 그러면 과연 우리는 비판을 하라는 것일까 하지 말라는 것일까. 결국엔 전자가 크리노의 다른 뜻인 '심판'으로 번역해야 문맥상 옳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성경의 진의는 "필요시 성도는 비판(판단)을 하라"는 것임을 보여준다.    

물론 비판을 함부러 남발하는 건 옳지 않다. 하지만 성도는 아무 생각이 없는 영적 무뇌아나 눈먼 소경이 아니다. 신자는 늘 세상을 분석하고, 이해하고, 비판하고, 그리고 판단해야 마땅하다.

'번역 오류'는 '신앙 오류'를 유발한다

여기서 반드시 지적해야 할 점은 성경 번역 오류가 이토록 많은 이유가 무언가 하는 것이다. 물론 번역자들의 부주의한 실수나 실력 부족을 탓할 수도 있다. 그리고 그런 부분들은 앞으로 좀 더 주의를 기울여 번역하면 상당 부분 점차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정작 가장 심각한 것은 과거 중세 가톨릭 교회처럼 교권을 장악한 일부 교권주의자들이 불순한 종교적 목적을 가지고 의도적으로 원의를 왜곡할 경우다. 한글 성경에서 개인적 '경배'를 집단적 '예배'로 바꾸어 번역을 남용한 것이 그 대표적 경우다. 신도들을 우민화하여 공예배에 더 몰두하도록 유도하는 강단용 성경으로 둔갑한 면이 있다.

하나님말씀은 '일점 일획'도 틀림이 없다는 말은 당연한 말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특별계시인 성경의 원저자는 유일하신 여호와 하나님이시다. 그러나 성경의 번역 과정에서 오류가 쏟아져 나온다면 이는 치명적인 문제다. 인간의 실수나 또는 사특한 목적으로 인해 계시가 은근히 왜곡되고 변질되면 안 되기 때문이다.

특히 설교자들이 틀린 번역의 성경을 들고 그걸 무오한 하나님말씀으로 착각하며 큰소리로 선포한다면 그건 엄청난 재앙이 될 것이다.

물론 완벽한 번역의 성경이란 거의 없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더욱 큰 관심을 가지고 보다 쉽고 정확한 '우리말 성경'을 얻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성도가 세상을 판단(비판)할 것을 너희가 알지 못하느냐. 세상도 너희에게 판단을 받겠거든 지극히 작은 일 판단하기를 감당하지 못하겠느냐(고전6:2)."

신성남 / 집사, <어쩔까나 한국교회> 저자

신성남  sungnamshi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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