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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가 좀 따뜻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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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뉴스앤조이=신기성 기자]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이 예정된 시간보다 미리 도착해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고(故) 김기억 중사 등이 안장된 무연고 묘지를 먼지 찾았다는 뉴스를 접했다.

‘결혼하기 전에 돌아가셔서 자녀도 없고 부모님을 일찍 여의어서 가족이 없는 분들의 무연고 묘소가 많다’는 설명을 듣고 그런 묘지가 몇 기가 있는지 등을 물어본 후 헌화했다고 한다. ‘유가족이 없어 잊혀가는 국가유공자를 국가가 끝까지 잊지 않고 기리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보훈병원이 평생의 집이 된 사람들

이 보도를 보면서 지금은 오래된 얘기지만 대학 때 토요일 오전마다 보훈병원에 전도 다니던 기억이 떠올랐다. 대학생과 직장인으로 구성된 보훈병원 전도팀은 매 주 토요일 오전에 강동구 둔촌동에 있는 국가보훈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전도활동을 했었다.

입원해 계신 환자들 대부분이 6.25 혹은 월남전에 부상당하신 분들이었고 정상생활이 불가능한 정도의 심한 부상을 입으신 분들이었다. 6.25든 월남전이든 그분들이 부상당하던 때는 10대 후반이나 20대 초반이었고 그 후로 여생을 보훈병원에서 살았으니 가족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부모는 이미 운명을 달리하셨고, 결혼을 못했으니 찾아올 자녀나 후손도 없이 수십 년을 같은 병상에서 지내고 계셨다.

전도에 참여한 10명 정도의 대학부 회원들은 정말 진지하고 열정 넘치는 복음주의자들이었다. 사영리에 충실한 접근법과 질문, 예상되는 대답, 그리고 그에 대응하는 복음적 메시지 등의 전략을 충실히 공부하고 실천했다. 평생을 고립된 병실에서 지내오신 분들이기 때문에 대화가 잘 될 거라는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있기도 했다. 우리 기대는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일단 대화는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속마음을 알 수 없었고 빗장처럼 단단히 잠겨서 아무리 복음을 전해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인간적으로는 친해져서 병실 침대 모서리에 간직해 두었던 과자를 꺼내주기도 하셨고 매일 지급되는 우유를 며칠씩 모아서 우리가 오면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마음은 열지 않았다.

 

빵과 복음은 선택의 문제인가

어느 날 우연히 열어본 창틀에 흙먼지가 수북이 쌓여있는 걸 봤다. 병실을 둘러보니 구석에 그런 곳이 더러 있었다. 걸레를 들고 창틀과 병실 안의 손닿지 않는 곳에 두텁게 쌓인 먼지를 닦았다. 여러 병실을 청소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고 학교로 돌아갈 시간이 다 돼서 끝이 났다. 그 후로 한동안 계속 병실 청소를 했다. 그분들에게는 그 방이 집이었고 세상이었다. 6.25때 팔다리를 모두 잃고 그곳에서 생활하던 국가유공자도 있었다.

그렇게 청소를 시작한 지 몇 주 되지 않아 그분들이 비로소 마음을 열었다. 그 전에도 친절하게 대해주기는 했지만 대화는 늘 일방적이었고 간혹 보여주는 미소가 그 분들의 친절한 배려였다. 그때까지 우리가 어디서 왔고 무엇을 하고 왜 왔는지 묻기만 했던 분들이 자기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이제 자신이 어디서 왔고, 전쟁은 어떻게 참가하게 됐으며, 부상당하던 상황은 어땠는지를 이야기했다.

문제는 보훈병원전도 평가회에서 시작됐다. 전도팀 임원 중의 하나가 예수 얘기하기도 부족한 시간에 청소로 낭비 하는 건 안 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세상 사람들도 할 수 있는 일을 우리가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복음을 전하도록 부름 받았고 영혼 구원과 관계없는 병실 청소는 전도의 본질이 아니라는 의미였다. 그들을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청소 할 시간에 예수님 이야기를 조금이라고 더 하라는 지침이었다. 소위 "빵이냐 복음이냐“의 논리다. 빵과 복음이 분리될 수 있는가? 마음과 신앙이 분리될 수 있는가?

 

따뜻한 교회가 되었으면

문재인 대통령은 유가족이 없는 국가 유공자를 끝까지 지키겠다고 했고, 남북관계가 개선되면 비무장지대 유해 발굴을 최우선으로 실행하겠다고도 했다. 전쟁뿐만 아니라 민간 영역에서 생명을 구하다 순직한 분 유족들에게도 위로와 격려를 전하기도 했다. 작년 5.18 민주화 운동 기념식에서 유가족을 안아주던 그 모습도 기억이 난다.

교회도 좀 따뜻해졌으면 좋겠다. 하늘만 바라보지 말고, 발을 땅에 딛고, 사람들의 삶을 바로 바라봤으면 좋겠다. 억울한 일을 겪고 신음하는 사람들, 가까운데서 먼데서 오늘도 들려오는 죽음과 고통의 소식들, 갈수록 힘들어지는 이민생활에 속이 썩어 들어가는 교인들의 소리 없는 외침들을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사람들의 고통과 아픔을 오직 영혼 구원론만 가지고 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람들의 삶의 현장이 목회 방침과 설교에 반영되었으면 좋겠다.

평범한 사람들, 힘없는 사람들, 의지할 곳 없는 사람들이 와서 위로받고 용기를 얻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교회가 좀 더 따뜻해졌으면 좋겠다.

 

"수고하며 무거운 짐을 진 사람은 모두 내게로 오너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겠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한테 배워라. 그리하면 너희는 마음에 쉼을 얻을 것이다.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 (마 11:28-30)

신기성  shin@newsnjoy.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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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5459 (108.XXX.XXX.217)
2018-06-12 08:10:48
찬성:1 | 반대:0 찬성하기 반대하기
에수 천당식으로 외치는 것이나, 입만 떨어지면 복음 복음 하는 것이나... 피장파장 주술에 가까운 신앙(?)이라고 할 것입니다. 복음의 도를 묻는 자들에게 대답할 준비는 해야 하겠지만, 주변을 감싸안는 삶이 없다면 사영리식 주술전도는 울리는 꽹가리 같은 허망한 소리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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