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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새인의 기도
ⓒ Orthodox Christianity

“하나님이여 나는 다른 사람들 곧 토색, 불의, 간음을 하는 자들과 같지 아니하고 이 세리와도 같지 아니함을 감사하나이다. 나는 이레에 두 번씩 금식하고 또 소득의 십일조를 드리나이다.”

성서에 기록되어 있는 바리새인의 기도이다. 이 기도를 보면서 우리는 반사적으로 이 기도의 내용이 크게 잘못되어 있다고 느낀다. 그러나 선입견을 내려놓고 이 기도의 의미를 곱씹어보라. 우리는 이 기도에서 바리새인의 관심사가 무엇인지를 알 수 있다. 무엇보다 이 사람의 하나님에 대한 열정을 확인할 수 있다.

먼저 이 기도를 있는 그대로 살펴보자. ‘토색(討索)’의 사전적 정의는 “돈이나 물품을 억지로 달라고 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 사람은 자기가 가지고 있는 힘이나 지위를 이용해서 약한 처지에 있는 사람으로부터 무언가를 빼앗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람은 정말 존경할만한 사람이 아닌가. 그런데 이 사람의 기도내용에 거부감을 느끼는 나는 어떠한가. 나는 무의식적으로 약한 자들을 무시하고 그들의 것을 빼앗은 적이 너무도 많다. 특히 어린 시절에는 그런 일들이 무용담이 되곤 했다.

그렇다면 내가 이 기도에서 무언가 거부감을 느끼는 것은 이 사람이 나와 달리 정의로운 사람이기 때문인가. 그런 측면도 있을 수 있다. 인간은 다른 인간이 자신보다 더 나은 것을 인정하기가 근본적으로 어려운 존재이다. 무의식적으로 인간은 자신이 옳다는 가정 하에 살아가는 존재이다. 우리가 그런 존재가 아니라면 하나님이 요구하시는 정의를 부단히 실천하고 살고 있는 이 사람을 존경해야 할 것이다.

그는 간음도 하지 않았다. 오늘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미투운동을 돌아볼 때 이 사람은 정말 존경스러운 인물이다. 우리는 호시탐탐 여인들을 탐하는 존재들이 아닌가. 돈이 없고 권력이 없기 때문에 여인들을 후리지 못했던 것은 아닌가. 다른 사람은 모르지만 나는 분명 그러한 측면이 없지 않다. 내게 돈과 권력이 있었다면 나 역시 오늘날 지탄이 되고 있는 사람들처럼 유혹에 넘어가 죽일 놈이 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이 사람은 생각할수록 존경스런 인물임에 틀림없다. 그는 하나님의 공의를 따르기 위해 애를 쓸 뿐만 아니라 자신의 욕망을 제어하며 살아가는 신실한 사람임에 틀림없다. 물론 그에게도 욕망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것을 억제하고 이기며 산 그가 그것을 감사하는 것이 과연 잘못된 일일까.

거기까지는 잘못된 점이 없다. 그러나 그는 감사를 넘어 정죄에 이르렀다. 자신의 신실함과 거룩함에 감동되어 자신과 같지 않은 사람들에 대한 혐오와 멸시를 표출한 것이다. 그는 자기의라는 치명적인 영적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이다. 자신이 다른 사람보다 낫다는 생각으로 그는 높낮이가 없는 하나님 나라에 차별이라는 담을 쌓은 것이다. 그는 잘못한 것이 없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그는 하나님의 통치를 무시하고 하나님 나라를 오염시키는 더 흉악한 범죄자가 된 것이다.

나 자신을 돌아보면 내가 가장 많이 지은 죄가 바로 이 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나는 복음대로 살려고 혼신의 힘을 다해왔다. 실천하기 어려운 것들도 힘겹지만 실천했다. 하지만 나도 모르게 내 무의식 속에는 바리새인과 같은 자기의가 자리하게 되었다. 세리는 바리새인 곁에 가는 것이 두렵다. 자신의 죄가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바리새인에게 자기의가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죄인들은 바리새인에게 다가갈 수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멀리서 하늘을 쳐다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성전에는 이미 바리새인이 자리를 잡고 있었기 때문이리라.

그렇다. 그동안 나는 바리새인이었다. 성서 속의 기도를 드리는 바리새인처럼 철저하지도 못하면서 바리새인처럼 행동했던 것이다. 내 주변에 사람이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나는 자기의라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구제불능의 영적 환자이다. 이제 주님께서 그런 나를 치료해주시기를 간구한다. 나는 세리보다 더 악한 죄인이다. 정말 부끄러운 일이다.

최태선 목사  tschoi4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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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일 (129.XXX.XXX.107)
2018-04-05 02:51:39
찬성:3 | 반대:2 찬성하기 반대하기
"세리는 바리새인 곁에 가는 것이 두렵다. 자신의 죄가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성경의 원래 의미나 뜻과는 상관없이 자기 위주로 해석하는 전형적인 예.

언제 세리가 바리새인 곁에 가기를 두려워 했단 말입니까? (착한) 자기 주변에 사람이 꼬이지 않는 것을 설명하려고 성경의 본 뜻과 상관없이 갖다쓰고 있네요.

자기 의가 높았노라고 자책하며 회개하는 듯한 글이지만, 정말 잘못된 것이 무엇인지 여전히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답답하네요.

본인이 잘못을 지적하는 사람들은 원래 잘못되서 그런것이고, 자기 잘못은 그저 열심이 넘쳐서 그런 거였다는 변명이 계속되는 한 고쳐질 가능성은 없기에 더욱 답답합니다.

본인의 말을 백번 인정해서 착하게 살아오려고 온갖 노~오력을 다하셨는지는 모르겠지만, 하나님과 사람들 앞에서 통탄하며 자신의 죄를 돌아 본 적은 없으신거 같아서...
착하려는 노력들이 오히려 걸림돌이 되신거 같네요...

이런 글도 그냥 인신공격으로 받아들이실 거 같고...
우리 모두 얼마나 버리지 같은 상황인지를 돌아보실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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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 (174.XXX.XXX.41)
2018-04-04 15:01:02
찬성:4 | 반대:6 찬성하기 반대하기
최태선 기자의 글을 읽으면 무엇을 말하려는 건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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