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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와 권력 중독
사진출처: 오마이뉴스

MB가 구속 수감되었다. 늦은 시간이었지만 TV로 생중계되는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참 많은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솔직히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순간이다. 속이 시원했다. 하지만 동시에 MB 가족들의 상실과 아픔이 얼마나 클지가 느껴져 한편으로는 헛헛했다. 한 마디로 허탈했다. 정의당에서는 전대통령 구속이 우리 헌정사의 마지막이 되기를 바란다는 논평을 내놓았다. 정말 내 말이다. 그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래도 이젠 어느 정도 절대 권력에 대한 타산지석이 제대로 구비되지 않았을까 해서 일말의 기대를 가져본다. 유럽 국가들을 보면 그것이 불가능하지는 않은 것 같다.

어느 분이 페이스북 글에 이젠 MB가 정말 예수를 믿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그 글에 그런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예언이 담긴 댓글이 달려있었다. 다 맞는 말이다. MB는 권력에 중독된 중독자이다. 한 번 권력에 맛을 들이면 헤어날 길이 없다. 사실 세습은 그래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교회를 세습하는 게 이단이 되는 것보다는 낫다는 생각을 한다면 세습에도 순기능이 없지는 않다. 어쨌든 우리 사회에 갑자기 권력의 민낯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다. 비단 MB만이랴 박근혜는 물론 김삼환과 이윤택 그리고 안희정까지 모두가 권력중독자들이다.

국어사전에는 중독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설명되어 있다.

1. 생체가 음식물이나 약물의 독성에 의하여 기능 장애를 일으키는 일.

2. 술이나 마약 따위를 지나치게 복용한 결과, 그것 없이는 견디지 못하는 병적 상태.

3. 어떤 사상이나 사물에 젖어 버려 정상적으로 사물을 판단할 수 없는 상태.

권력중독은 2와 3에 해당할 것이다. 하지만 권력중독을 설명하려면 이보다는 더 많은 것들이 필요할 것 같다. 무엇보다 권력은 실체가 없다. 다시 말해 무엇에 중독되었는지조차 알 수 없다는 말이다. 아무도 권력에 중독된다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한다. 그리고 권력중독자의 증상은 기능 장애도 아니고 병적인 상태도 아니고 판단할 수 없는 상태도 아닌 하나님의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다. 그래서 중독 가운데 가장 심각한 것이 바로 이 권력중독이다. 하나님이 아닌 인간이 하나님 행세를 한다고 상상해보라. 이보다 끔찍한 일은 있을 수 없다. 바로 이것이 권력중독의 실상이다.

인간은 나면서부터 권력을 강화해나간다. 어쩌면 권력지향적인 태생 자체가 기독교에서 말하는 원죄일지도 모른다. 가만히 생각해 보라. 권력을 지향하는 것에서 모든 문제가 발원한다. 권력을 추구하지 않는 이도 없고, 그것을 인식하며 살아가는 이도 없다. 그래서 인간은 경쟁을 당연하게 여기고 승자와 패자가 생김으로써 인간의 존엄은 그 터를 잃게 된다. 그리고 권력은 역지사지의 공감할 수 있는 능력 자체를 파괴함으로써 불평등을 고착시키고 불의 자체를 자유와 책임으로 위장한다. 그래서 ‘문명의 정상성’은 희생의 체제가 되는 것이다. 논리의 비약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이것이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본모습이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는 MB에게서 바로 이 권력중독을 볼 수 있어야 한다. 물론 그것은 하나님이 아니라 돈을 선택한 사람의 당연한 귀결이다. 그가 측근들에게 무정했던 것을 그의 개인적인 인격 탓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 그것은 권력중독의 증세이다. 그는 자신의 무정함을 모른다. 그는 치명적인 권력에 중독되었다.

전에도 언급했듯이 섬김은 권력 자체를 무산시킨다. 그렇다. 복음의 삶은 섬김의 삶이다. 그 삶이 권력을 무산시킨다. 교회는 MB에게 복음을 가르치지 못했다. 그 이유는 근본적으로 교회 자체가 가장 권력지향적인 권세가 되었기 때문이다. 복음은 복음대로 살 때 좋은 소식이다. 그리스도인이 복음대로 살 때 소금과 빛이 된다. 그리고 그것은 복음이 그리스도인들뿐만 아니라 온 세상을 위한 것임을 입증할 것이다. MB의 구속이 한국기독교의 대각성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최태선  tschoi4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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