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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해당한 민중의 대변자, 성인(聖人)으로 부활하다오스카 로메로 신부, 시성식 눈앞에 다가와
가난한자와 함께 한 오스카 로메로 신부 <http://www.catholicworker.kr/news/articleView.html?idxno=1886>

[미주뉴스앤조이=마이클 오 기자] 폭력과 불의의 총탄을 맞고 엘살바도르 민중들의 가슴에 묻혀있었던 오스카 로메로 신부가 성인이 되어 영원히 기억될 전망이다. 지난 수요일 (7일) 프란시스 교황이 로메로 신부의 기적을 인정함으로써 시성식에 필요한 모든 절차가 끝났음을 알렸다. 이르면 내년 초에 시성식이 열릴 예정이다. 

삶과 죽음

로메로 신부는 1977년부터 사망하는 1980년까지 엘살바도르의 가톨릭 대주교로 활동하였다. 그는 거듭되는 군부정권의 통치 시기 중, 1979년 쿠데타로 들어선 군부독재정권에 항거하며 압제받고 착취당하는 사람들 곁을 지켰다. 

정권 수호에 눈이 먼 독재군부는 민주화 운동에 나선 민중을 향해 무자비한 살인과 탄압을 이어갔다. 이에 로메로 신부는 독재정권을 향해 살인을 멈출것을 요구하며 반독재 항거운동을 계속 이어나갔다. 

수없이 많은 협박과 위협 가운데에서도 정의를 위한 목소리를 멈추지 않고 약자편에서 함께 서있던 그는, 1980년 3월 24일 미사를 집전하던 중 극우 테러 집단의 저격으로 심장을 관통하는 총상을 입고 현장에서 즉사하게 된다. 

그의 죽음은 단순히 극우 집단의 독자적인 테러가 아닌 당시의 군부정권이 조직적으로 개입으로 이루어 졌으며, 이러한 사실은 30년이 지난 2009년이 되어서야 정부로부터 인정받게 되었다. 

로메로 신부의 장례식에는 수십만명의 엘살바도르 시민이 참석하였으며, 군부는 이들을 향해 총격을 가하여 수십명의 사상자를 내기도 하였다. 

로메로 신부 <한계레 신문사>

그는 생전에 서슬퍼런 군부정권의 면전에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형제들이여, 그대들도 우리들과 같은 사람입니다. 그대들은 그대들 형제인 농민을 죽이고 있습니다. 어떤 군인도 하느님의 뜻에 거스르는 명령에 복종해서는 안 됩니다. 지금이야말로 그대들은 양심을 되찾아 죄악으로 가득한 명령보다는 양심에 따라야 할 때입니다. 하느님의 이름으로, 아울러 날마다 더한 고통을 받아 그 부르짖음이 하늘에 닿은 민중의 이름으로, 나는 그대들에게 부탁하고 요구하고 명령합니다. 탄압을 중지하시오!"

그는 교회와 신앙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말을 남기기도 하였다. 

"정의를 위해 싸우는 모든 사람과, 불의한 환경에서 부르짖는 모든 사람들은, 심지어 그들이 그리스도인이 아니어도 하느님의 통치(하느님 나라)를 위해서 일하고 있습니다. 교회는 하느님 통치의 모든 것을 포함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교회의 경계를 넘어섭니다. 교회는 하느님의 통치를 세우는 투쟁과 함께하는 것에 맞추어 모든 것을 평가합니다. 그 자체를 순수하고 흠없이 유지하려는 교회는 민중을 섬기는 하느님의 교회가 아닙니다. 진정한 교회는 구원의 진정한 소식을 그들에게 가져오기 위해 예수님이 했듯이 매춘부와 세리와 죄인들과 -그리고 맑스주의자와 다양한 정치적 운동을 하는 사람들과도- 대화하는 것을 언짢게 여기지 않는 것입니다."

시성 (諡聖, Canonizatio)

로메로 신부의 성인추대는 오랜 노력 끝에 이루어졌다. 그는 사후에 순교자로 지정되었으며,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때에 시성식의 첫번째 단계인 ‘하나님의 종’으로 인정되었다. 

하지만 교계의 보수주의자들은 그가 해방신학과 연관되어 있으며, 종교적인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인 문제로 죽었다는 핑계로 이후 절차를 방해하였다. 

지지부진한 세월이 흐르다 본격적으로 시성절차가 급물살을 타게 된 것은 프란시스 교황의 즉위 이후였다. 그는 즉위와 그의 동시에 로메로 신부의 시성절차를 재개시켰다. 

2015년 5월 23일에는 시성의 전단계인 시복식이 거행되었다. 시복식은 엘살바도르의 수도에서 이뤄졌으며, 30만명이 넘는 인파가 로메로 신부의 시복을 기념하였다.  

그리고 이번 3월 7일 프란시스 교황은 시성의 최종단계인 기적을 인정하는 승인을 내리게 되었다. 이로써 로메로 신부는 이르면 내년 초반기에 시성식과 함께 공식적인 성인의 반열에 오르게 될 전망이다. 

로메로 신부의 시복식 <http://pentecostmorning.com/1256>

로메로, 신앙의 등불

불의한 권력에 맞서 헐벗고 연약한 민중을 위해 목숨까지 내던진 로메로 신부의 삶과 죽음은 기독교의 본질과 정신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준 예라고 할수 있다. 

수많은 목회자가 교권에 눈이 멀어있고, 세상 권력에 기생하여 민중의 삶을 더욱 위기로 몰아가고 있는 오늘날, 로메로 신부의 성인추대가 더욱 반갑고도 시원한 소식으로 들려온다. 

구교와 신교의 경계를 넘어 로메로 신부의 삶과 신앙을 통해 다시한번 교회가 이땅에 어떻게 서야하며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지 성찰할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그의 죽음 이후 남겨진 일기에 적힌 한 구절이다.

“권력과 부를 가진 사람들과 가난하고 연약한 사람들 중에 목회자는 어느 쪽에 서 있어야 하는가? 나는 한치의 머뭇거림도 없이 이야기한다. 목회자는 그의 백성들과 함께 해야한다!” 

 

▶참고로 로메로 신부의 삶과 죽음, 그리고 신앙에 대해서 조금 더 알고 싶다면 영화 ‘로메로’ (1989)와 ‘살바도르’ (1986), 그리고 책 ‘희망의 예언자 오스카 로메로’ (2015)의 일독을 권한다. 

영화 로메로 <구글 이미지>

 

마이클 오  michaeloh@newsnjoy.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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