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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판기 목사, 자판기 교회돈이 사역하는 종교

어떤 목사님은 자판기 목사다. 돈이 사역한다. 돈을 주어야 설교하고, 돈을 주어야 목회한다. 그러다 유명세가 좀 더 오르면 개별적으로 기도해주고 돈 받고, 축도해주고 돈 받고, 안수해주고 돈 받고, 방언 가르쳐주고 돈 받고, 그리고 심방해주고 돈을 받는다.

그래서 그런 교회는 입구에서부터 수많은 돈 봉투로 악취가 진동한다. 목사는 돈 받는 기계가 되었고 교인은 돈 내는 기계가 되었다. 주일헌금 내고 십일조 내는 건 아주 기본이고 추가로 생일, 취업, 개업, 승진, 결혼, 이사, 차량 구입 등 매사에 건수만 있으면 열심히 돈을 내도록 유도하고 있다.

그 바람에 요즘은 신앙도 '자판기 종교'로 변질되어 돈만 내면 하나님께서 더 잘 들어주시는 줄로 착각하는 맹신도들이 부쩍 많아졌다.

자판기 목사들은 교인들에겐 입술에 꿀을 바르고 "늘 빠짐 없이 예배하고 뜨겁게 찬양하고 감사함으로 헌금하자"고 설교하나 막상 결정적인 순간이 오면 헌금 유용, 설교 표절, 성직 매매, 금품 수수, 성추행, 그리고 교회 세습을 결코 사양하지 않는다.

사실 어떤 목사가 삯꾼인지 아닌지 검증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 무슨 명분을 대던 고등학교 교사 이상으로 교회 돈을 가져가는 자들은 거의 다 삯꾼이라고 보면 된다. 성경엔 돈 받고 설교하는 직업이란 결단코 없었다. 유대 랍비들이나 사도들도 설교나 목회의 댓가로 돈을 요구하지 않았다.

반면에 일부 중대형 교회를 보면 구토가 날 지경이다. 이 핑계 저 핑계로 교회 돈을 마구 쓸어 간다. 심지어 어떤 귀족 목사들은 대학 총장이나 장관이나 대통령보다도 더 많이 가져간다. 대체 담임목사직이 언제부터 이리도 사치하고 찬란한 직업이 되었는지 모르겠다.

전통적으로 개신교 목사직은 본래 검소한 직분이었다. 장로교 창시자인 칼뱅조차 먹고 살기 바쁠 정도로 소박하게 살았다.  

기독교는 자판기 종교가 아니다. 돈을 내야 복 주고, 돈을 내야 은혜 받고, 돈을 내야 부자 되고, 돈을 내야 성공하고, 돈을 내야 기도 응답이 있는 게 아니다. 돈을 바쳐야 복 받는다고 주장하는 건 이방의 무당 종교일 뿐이다.

자판기는 동전을 넣어야 작동한다. 돈을 주지 않으면 아무리 두드려도 소용 없다. 그런데 이게 오늘날 어떤 교회들의 모습과 너무나 일치하여 우리를 슬프게 한다. 돈을 안 내면 홀대하고, 돈을 안 내면 장로도 못 되고, 그리고 돈을 안 내면 교인 자격도 박탈하려는 교회마저 있다.      

그러나 그리스도의 교회는 본질상 돈으로 사역하는 곳이 아니다. 원칙적으로 신약 교회의 모든 사역자는 자원 봉사자다. 본래 신약 교회의 연보는 구제가 주 목적이었다. 건물 세우고, 학교 늘리고, 재단 설립하고, 또는 교회의 재산을 가족에게 사유화하는 건 결코 목사의 고유한 사역이 아니다.

최근 내가 존경하는 어느 목사께서 "초등학교 50년 다녀봐야 초등학생인 겁니다"고 하셨다. 정말 옳은 말이다. 마찬가지로 아무리 자판기 신앙을 50년 돌려봐야 그저 돈 내는 기계를 면치 못 한다. 가나안 성도가 괜히 늘고 있는 게 아니다.

우리는 이제라도 바른 신앙을 위해 고심해야 한다. 진정한 사역은 돈이 아니라 사람이 하는 것이다. 예수께서 우리에게 주신 사랑과 배려와 관심과 용서와 나눔과 격려로 하는 것이다. 자판기처럼 돈만 열심히 걷는 종교는 속히 퇴출시켜야 마땅하다. 차라리 자판기 없는 작은 교회가 더 큰 복인 줄 알아야 한다.

성직자가 부자인 종교는 변질된 종교다. 자판기 교회는 교인들의 주머니만 노린다. 그 돈을 털어 기복적 신상을 만들고 미혹하며 계속 배를 채운다. 이단은 스스로 자신을 이단이라 실토하지 않는다. 오늘날 진짜 세련된 이단은 배부른 성직자가 설교하는 교회, 배부른 성직자가 찬양하는 교회, 그리고 배부른 성직자가 축도하는 교회 속에 있다.

자판기 교회가 바로 이단이다.

"사람들이 주머니에서 금을 쏟아내며, 은을 저울에 달고, 도금장이들을 사서 신상을 만들게 하고, 그것에게 엎드려 경배한다(사46:6, 새번역)."

신성남 / 집사, <어쩔까나 한국교회> 저자

신성남  canavillage@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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