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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표절은 범죄다[신년 기획] 미주한인교회를 진단한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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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뉴스앤조이=신기성 기자] 팀 켈러 목사가 얘기한대로 교회는 세상에 비해 높은 도덕적 기준을 가졌다는 자부심을 가졌던 적이 있다. 지난 20세기 동안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그렇게 인정되어왔다. 가슴 아프게도 지금은 세상이 교회를 염려하는 시대가 되었다는 자괴적인 푸념이 들린다.

세속 언론의 질타를 받고 있는 명성교회 세속 문제, 목회자 성문제, 금전 문제 등은 하도 많이 들어서 비판의 말을 얹기가 식상할 정도이다. 할 일주일만이라도 교회나 목회자의 부정이나 그릇된 신념에 관한 뉴스를 공중파를 통해서 듣지 않고 지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제는 영화 1987 관련 장신대 김철홍 교수의 고 박종철 씨를 인민민주주의자라고 부르며 그의 죽음을 폄하한 기사가 보도되었다. 설사 그가 인민민주주의자라고 하더라도, 그를 고문하고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이 용납이 된다는 말인가! 정신 나간 주장이다. 그는 신약학 교수이다. 신약 성경 어디에서 그런 가치관, 인생관, 인간관을 배웠을까?

교회 개혁과 갱신에 관해 고민하고 있는 <미주뉴스앤조이>는 신년 기획으로 ‘미주 한인교회 진단’ 기사를 기획했다. 총 3부분에 걸쳐 시리즈 기사를 준비 중인데, “설교 표절, 물의를 일으키고 사임하거나 해임된 목사들의 근거리 개척, 그리고 목회자 청빙”에 관한 문제 등이다.

 

1. 설교 혹은 논문 표절 사건들

지난 해 애틀란타의 한 중형교회인 쟌스크릭 한인교회의 이승훈 전 담임목사가 설교표절 논란에 휘말렸다. 교인들에 의해 설교 표절 문제가 지적되자, 사실을 인정하고 반성의 기미를 보였던 이승훈 목사는 표절 의혹을 제기한 부교역자의 해임이 문제가 되자 새벽예배를 통해 사임을 발표했다. 그는 유기성 목사와 김병삼 목사의 설교를 주로 표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담임목사직을 사임한 후 몇 주 만에 불과 6마일 거리에 교회를 개척했다.

이승훈 목사 (사진 출처: 유투브 갈무리)

뉴욕 퀸즈 한인교회 담임이었던 이규섭 목사도 비슷한 경우이다. 이규섭 목사의 50여 편의 설교에서, 표절의 내용이 대부분이 출처 인용도 없고 혹은 원본이 거의 수정되지 않은 상태로 도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규섭 목사는 사의 표명과 해임 공포 등 두 달여의 진통 끝에 해임을 받아들이고 교회를 떠났다. 그도 불과 10마일 거리에 위치한 예배당에서 제자 삼는 교회를 개척하고 목회중이다.

미국 교회도 예외는 아니다.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대표적인 대형교회인 갈보리교회의 글렌 와그너 목사는 2004년 자신의 표절 사실을 인정하고 사임했다. 2013년 성 요한 성공회교회의 존 멕긴 목사도 설교 15건을 표절한 것이 밝혀져 목사 정직의 처분을 받았다. 2014년 마스힐 교회의 마크 드리스콜 목사 역시 표절 의혹을 받아 자진 사임했다.

최근 한국 교회도 전주 M교회, 전주 D 교회 등이 설교 표절로 몸살을 앓았다. 서울교회 이종윤 목사도 설교 표절 문제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다. 사랑의 교회 오정현 목사나 버지니아 한인침례교회 양승원 목사와 같은 학위 논문 표절까지 포함하면, 훨씬 더 많은 목회자들이 표절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심지어 지난해 교계 목사들 모임에서는 이규섭 목사는 운이 나빠 걸린 것뿐이라는 자조적인 농담이 오간 적도 있다. 설교 표절이 밝혀지면 대개는 합당한 처분을 원하는 교인들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사를 변호하는 교인들 사이에 분열이 발생하고, 사임이나 해임된 목사들이 자신을 따르는 교인들을 데리고 교회를 개척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이규섭 목사 (사진 출처: 아멘넷)

 

2. 설교 표절 무엇이 문제인가?

표절의 어원인 라틴어 'plagiarius'는 ‘남의 아이나 노예를 인질로 잡다’는 의미에서 왔다고 한다. 표절은 절도이며 분명히 범죄 행위이다. 유독 목회자들의 표절에 대해 관대한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 사회에서는 어려서부터 학교에서 출처를 밝히지 않은 인용이나 표절은 성적에 큰 영향을 받는 처벌을 받는다. 표절이 반복되면 퇴학시키는 중징계를 하기도 한다.

이규섭 목사 관련 기사에서 설교 표절은 저작권 문제뿐만 아니라 설교의 본질에 관한 문제라고 지적한 바 있다. 팀 켈러 목사는 설교 표절에 관해, "목회자가 설교 준비에서 자기가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남의 옷을 그대로 입을 때 문제(표절)가 시작된다"고 지적했다. 출처를 밝히지 않는 설교가 가장 큰 문제라는 의미이다.

지난 해 여름 뉴저지 목회 멘토링 컨퍼런스에서 와싱톤 사귐의 교회 김영봉 목사는 ‘표절이란 나 아닌 다른 무엇이 되려고 나를 치장하는 것이 문제이고, 내가 준비가 안 된 무엇이 된 것처럼 가장하려고 하는 것이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전통적으로 한국 교회는 목회자를 주의 종이라고 표현하고 가르친다. 목회자에 대한 절대적인 권위를 부여한다. 특히 대형교회의 담임 목사들은 황제 목사라고 불리며 부와 명예를 덤으로 누리고 있다. 하지만 교회의 타락과 목회자들의 부패를 접하는 평신도들이나 불신자들에게는 목회자들에 대한 불신이 팽배하다. 겉으로는 절대적인 순종을 내세우는듯하나 불신은 날이 갈수록 커진다. 하지만 절대적 권위를 가진 목사들은 극히 일부인, 그리고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지탄의 대상이 된, 대형교회 목사들에 국한된다. 대부분의 목회자들은 목회 상황이 점점 어려워지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최근 이태희 목사의 “주의 종 대적하면 하나님이 치워버린다”는 발언이 보여주듯이, 여전히 일부 목회자들은 주의 종에게 대적하면 죽거나 망한다는 망발을 서슴지 않는다. 영원히 용서받을 수 없는 성령을 훼방하는 죄가 목회자에게 대적하는 죄라고 주장하는 경우도 있다. 목회자는 하나님만이 치리하실 수 있다는 가르침을 너무 오래 받아왔다. 만인제사장론은 베드로의 사견쯤으로 치부하듯이!

이태희 목사 (사진 출처: 아멘넷)

한국교회는 비판과 심판 사이를 구분하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 건전한 비판은 교회와 목회자 모두에게 필요하다. 하지만 구원의 의미를 담은 심판 혹은 판단은 그 어느 누구에게도 가해져서는 안 된다. 구원은 오직 하나님만의 영역이다. 교회에서 건전한 비판은 정죄되고 심판은 만연하다. 이것이 문제다. 비판은 금하면서 구원에 관한 판단은 사람들의 몫인 양 너무 쉽게 얘기한다. 마치 목회자들에 대한 비판은 하나님 몫이고 교인들의 심판은 목회자의 권리인 것 처럼 선포한다. 평신도들 사이의 정죄도 난무한다.

또한 설교 표절에 대한 관대한 태도도 문제이다. 표절에 관한 기사가 나갈 때마다 저작권을 주장하는 것이 세상 법을 따르는 것이라고 호도하거나, 표절을 지적하는 교인과 언론을 향해 교회를 파괴하려하는 사탄의 노예들이라는 비난을 퍼붓기도 한다. 교회와 목회자에 대한 비판이 하나님을 대적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을 야기한다. 하지만 올바른 성서적 가치관을 가진 건전한 비판은 장려되어야 한다. 그것이 교회를 위하는 길이다.

 

3. 표절하기 쉬운 사회

인터넷의 발달이 나은 부작용 중의 하나가 너무 쉽게 설교를 표절해 올 수 있다는 것이다. 간단한 인터넷 검색만으로 엄청난 양의 설교문이 올라와 있는 사이트를 쉽게 접속할 수 있다. 몇 년간 전해졌던 수많은 교회의 설교문들이 동영상과 원문이 같이 포스팅 되어 있다. 심지어 어느 사이트에는 가장 클릭이 많은 설교들을 가장 인기 좋은 설교문이라는 타이틀로 따로 게재하여 다운로드 할 수 있게 해 놓은 곳도 있다.

미국 목사들의 설교도 마찬가지이다. sermon.com 이라는 사이트는 수많은 설교가 올라와 있을 뿐만 아니라 아마존에서 상품을 검색할 때처럼 설교마다 5점 만점을 기준으로 한 점수가 매겨져 있다. 원한다면 만점을 받은 설교문 만을 검색해서 인용하거나 원문 그대로 가져가는 일이 가능하다.

개교회가 설교문을 인터넷에 올려놓는 이유는 이해가 간다. 주일에 참석하지 못한 교인들을 위해서, 그리고 주일에 예배에 참석했던 교인들일지라도 다시 한 번 은혜를 나누고 싶은 분들을 위한 봉사 차원이다. 하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누구나 클릭 몇 번이면 쉽게 설교문을 복사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교회의 설교문 게재를 비판하거나 금할 수 없다면, 그 설교문을 인용하는 데 있어서의 윤리적 기준을 확고히 할 필요가 있다. 표절은 범죄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일부분을 인용할 때도 반드시 출처를 밝히는 문화가 시급하다.

 

4. 진단 및 대책

첫째는 표절이 범죄라는 의식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성서의 어느 부분도 진공상태에서 하나님이나 천사가 불러주는 것을 받아 적은 구절은 없다. 모든 말씀이 특정 상황에, 특정 독자들을 대상으로, 특정 사람(들)에 의해서 기록되었다. 말씀의 기록은 상황적이며 동시에 적용은 보편적이라는 원칙이 존재한다. 이 말씀을 적용하는데 있어서 적용이 대상이 되는 회중들의 상황이 고려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개교회 목사는 자신이 말씀을 증거하는 회중의 상황에 맞게 말씀을 해석하고 전달할 의무가 있다. 표절이 영적으로 죄가 되는 이유이다. 하나님이 목회자들에게 맡겨준 가장 신성한 의무이자 권리 중 하나가 자신의 회중에게 하나님의 계시를 해석하고 증거하는 일이다. 기도와 묵상과 연구를 통한 해석의 과정을 생략하고 남의 것을 가져와 전달만 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인식을 가져야만 한다. 표절 설교는 하나님의 영광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설교자 자신을 높이기 위한 시도이다. 말씀 자체나 말씀을 주신 분 보다는 전하는 자 자신의 권위를 높이려는 것이다.

둘째는, 설교 준비에 필요한 시간을 보장해야 한다. 김영봉 목사는 교인들이 원하는 것은 능력 있는 설교보다 목회자의 진실이라고 했다. 담임 목사가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설교를 한다면 비록 전달 방식이 서툴고 부족한 부분이 있더라도 교인들은 은혜를 받을 것이라고 했다. 김 목사는 주일 설교를 준비하는데 한 주일 동안의 기도와 묵상과 연구가 필요하다고 하며, 시간이 많이 걸리더라도 목회자 자신을 위한 영적 성장의 과정으로 만들어 가라고 권면했다. 설교 준비 과정을 통해서 목회자의 영성을 깊게 해 주는 과정이 필요함을 강조한 것이다.

문제는 시간이다. 한국과 미국 공히 마찬가지로 한인 목회자들은 과도한 설교 횟수와 심방 등으로 분주한 일주일을 보낸다. 주일 설교를 위한 기도와 묵상을 위한 충분한 시간을 내는 것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이다. 이규섭 목사도 일주일에 열편이 넘는 설교를 감당했어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이런 환경에서는 표절로부터 자유로울 수가 없다. 어떻게 하면 목사들이 설교에 충분한 시간과 노력을 쓸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가 공식적으로 행해져야 하겠다.

셋째는 설교 준비에 관한 재교육이 필요하다. 신학교 재학 중에 설교에 관한 과목을 듣고 공부를 했다고 하더라도 목회 경력이 오래되다보면 재교육이 필요하게 된다. 목회자들에게 영육 간에 재충전하고, 교육을 받고, 쉼을 얻고, 설교에 관한 진지한 성찰을 할 기회가 제공되어야 한다. 성서신학, 설교학 등, 최신의 신학 정보들을 제공받고 공부할 필요도 있다. 이러한 장은 개교회 차원에서는 어렵기 때문에 교단 차원이나 교계 연합 수준에서 이뤄져야한다.

지난 해에 있었던 ‘뉴저지 목회 멘토링 컨퍼런스’나 ‘현대 설교학과 창의적 설교 컨퍼런스’ 등이 좋은 예이다. 개교회에서도 목회자들이 이런 컨퍼런스를 통해 자신의 설교를 다시금 점검해 보고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하겠다.

신기성  shin@newsnjoy.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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